▲ 위풍당당한 2층버스 모습. 9월 말 국내 최초로 김포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2층버스의 압권은 맨 앞자리...하지만 안전은 글쎄
승객 수송과 편의시설 합격...안전 위한 대책 필요

지난 16일 오전 김포의 새 명물 2층버스의 시승식이 언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오전 10시 시승식 장소인 대포리 해병2사단 앞 버스차고지에 도착하니 벌써 버스 앞에는 방송카메라를 멘 사진기자 20여명이 진을 치고 있다. 시승을 위해 몰려든 기자는 2층버스정원 72석이 모자랄 정도.

▲ 2층 맨 앞자리. 전망은 좋지만 안전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가까이서 본 2층버스의 위용은 근사했다. 옆에 서 있는 일반버스의 크기는 그야말로 어른과 애 수준. 2층버스의 2층 맨 앞자리가 근사해 보였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회사 관계자의 브리핑을 듣는 둥 마는 둥 승차하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른 기자들을 밀쳐내고 버스로 돌진했다.

차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기자를 반기는 것은 알싸하고 매캐한 새차 냄새다. 새 운동화를 사면 맡을 수 있는 냄새. 냄새를 뒤로 하고 계단을 올라 차지한 2층 맨 앞자리.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맨 앞자리는 그야말로 로얄석. 자리에 앉자마자 촌놈 서울구경 온 것처럼 이리저리 살펴봤다. 머리 위에는 LED가 반짝이는 독서등 2개, 내릴 때 누르는 벨 하나, 에어컨이 달려 있다. 브리핑 때 귀 기울여 들었던 USB충전단자는 좌석 아래쪽에 달려 있다. 맨 앞쪽이라 좌석 밑에 달려 있고, 다른 좌석에는 앞 좌석 등받이 아래쪽에 있다.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은 버스 앞과 뒤 두 곳에 마련돼 있다.


▲ 2층 내부 높이는 170cm으로, 성인 남자들은 머리조심이 필수.
자리를 빼앗길 새라 좌석에 가방을 놓고 일어나 차 안을 둘러본다. 하지만 일어서자마자 천장에 쿵 하고 닿는 머리. 나눠 준 메모지를 보니 2층 실내 높이는 170cm다. 버스 전체 높이를 4m에 맞게 제작하느라 2층의 높이를 170cm으로 했다는 설명.

2층 총 좌석 수는 59석. 앞과 중간에 1층과 연결되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가니 버스 뒤편은 엔진룸이, 중간에는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도록 빈 공간이 마련돼 있다. 1층은 운전석과 계단 두 곳을 빼니 좌석은 13석이다.

때마침 운전기사가 방송을 한다. “버스 떠나겠습니다. 다들 앉아주세요.” 부리나케 뛰어올라가 자리에 앉았다. 곧 버스가 출발한다. 버스는 천천히 차고지를 떠나 곧 김포시 방향으로 좌회전을 한다. 생각보다 흔들림이 없다. 부드럽다. 버스는 곧 장기동 4거리를 지나 운양동으로 진행한다. 지하철 공사로 복잡한 길이지만 거침없이 쑥쑥 나간다. 맨 앞자리에 앉아 있으니 꼭 내가 운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버스 앞에는 방송기자들이 탄 차량들이 줄지어 달리며 차창 밖으로 몸을 빼내 카메라로 버스를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다. 곧 버스는 한강로에 접어들어 곧게 뻗은 길을 편안하게 질주한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이렇듯 높은 자리에 앉으니 한강이 훨씬 잘 보인다.

▲ 2층버스 2층 모습. 총 59석의 좌석이 있다.

70km로 속도를 제한한 2층버스. 옆 차선에서는 다른 차들이 쌩쌩 달려나가는 좀 느린 속도이지만 그래서인지 승차감은 편안했다.

아쉬운 점 몇 가지가 눈에 띈다. 맨 앞자리에는 커다란 창과 좌석 사이에 가로로 봉 하나만 있어 사고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안전할까 걱정이 들었다. 또 하나는 72명이 타고 가는 큰 버스에 승무원은 기사 한 명뿐. 2층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을지 염려됐다. 예전처럼 안내원이 있어야 할 듯하다.

▲ 운전기사 백서연 씨.

차고지에 도착한 후 운전기사를 만나 몇 마디 소감을 물었다. 시승차를 운전한 기사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 지긋한 백서연 씨. 한 쪽 귀에는 금귀고리를 매단 멋쟁이다.

-2층버스의 운전기사로 선발됐는데 기준이 있나
“내 나이 61세로 올해 환갑입니다. 버스 운전 경력만 20년이 넘었지요. 회사에서 2층버스 운전기사는 무사고경력을 제일 먼저 꼽은 것으로 압니다. 저와 교대하는 기사는 경력이 30년 넘은 기사이고요.”

-일반버스와 비교해서 운전하는 데 다른 점은
“길이도 길고 높이도 엄청 높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승객 수가 많고 높이가 높아 안전하게 운전하느라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특히 승객들이 모두 착석한 다음 운행하기에 앞으로 정거장에 정차하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운전하면서 고쳐졌으면 하는 점은
“차량 내외부와 2층을 살필 수 있는 모니터의 크기가 너무 작다. 회사에 건의해서 화면이 큰 모니터를 설치해 달라고 할 예정이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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