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보장될 때 문화콘트롤타워 역할 가능

김포신문사 창간 25주년을 기념한 ‘김포문화재단 설립에 관한 좌담회’가 22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왕룡 시의원과 심상연 김포시청 문화예술과장, 한혜경 새여울21 대표와 박희정 (사)민족예술총연합회 김포시지부장, 이민수 김포예총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발제와 진행은 김동규 김포신문사 편집국장이 맡았다.

김포신문 편집국장
사회 :  문화재단 설립의 당위성에 대한 이견은 없다고 본다. 다만, 시기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는 시각도 있다. 문화재단의 설립 필요성과 시기의 적정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달라.

이민수 : 김포시민 50만을 향해 도약하는 시기에 문화재단 설립은 타당하다. 지역민에게 예술로 행복한 삶 영위의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전문 예술단체를 비롯한 각 단체들에게도 폭넓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문화예술단체나 인프라 조성 등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준비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문화재단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현재 내재되어 있는 많은 현안들을 담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박희정 : 문화재단 설립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법이나 조례 등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목적과 정신이 있다. 근본 목적을 살리기 위한 진행 계획과 과정이 필요하다. 법을 바꾼다고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문화재단을 필요로 하는 목적에 맞게 건설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문화재단을 만들자 만들지 말자의 말이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포새여울21 대표
한혜경 : 김포는 계층, 문화, 구성원의 다원성으로 인해 대단히 복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35만 시대에 김포의 이런 다원적인 문화를 좀 더 김포답고 새롭게 조명해야 할 때가 왔다. 이러한 문화의 재창출의 시점에서 문화재단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런 것들을 실현해 가는 과정에 있어서 첫 출발에서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은 있다.  

사회 : 시기상조론에 관해 관점 중 하나가 유 시장의 공약 수행을 위해 ‘재단설립’이 본격화됐다고 보는 시각이다. 그러다보니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본래의 취지보다 공약수행에 대한 의미에 치우치지 않은가 하는 우려도 있다. 의회 내부에서 조례를 심의할 때 의원들은 어떤 우려와 생각들이 있었는지 말씀해 달라.

정왕룡 : 심의과정에서 이번 조례안이 시장의 공약이었기 때문에 집행부의 고유 권한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있었다. 다만, 공론화 과정에서 도서관 문제 등이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초점이 분산된 점이 있어 아쉽다. 또한 집행부에서는 조직의 구성, 사업영역 등 조직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재단의 설립에 관해서는 방향성이 옳다면 시의성에 대한 문제가 있더라도 가는 것이 맞다.

김포시청 문화예술과장
심상연 : 문화재단이 콘텐츠나 관광 등 지역 예술문화를 확장시켜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미 구축되어 있는 여러 가지 문화 인프라를 지키고 자리잡아 가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문화재단이 설립되어 시민들이 요구하는 문화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한혜경 : 문화사업 전체에 대한 문화재단의 목표와 비전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위탁사업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나 도서관 문제 등에 대한 조율절차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 나왔다고 본다.

사회 : 문화재단의 핵심 열쇠는 크게 세 가지다. 독립성 확보, 전문성 확보, 제대로 된 운영이 그것이다. 조례안을 보면 김포시장이 이사장을 맡게 되어 있고 이사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이는 김포시(장)가 운영하는 행정적 문화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견을 제시해 달라.

민예총 김포지부장
박희정 : 경기문화재단의 경우 도지사가 바뀌어도 매뉴얼이나 운영체계는 물론 사람도 바뀌지 않더라. 운영에 대한 여러 가지 장치도 있어 개인적 입김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목적에 맞게 운영하는 자체가 가장 독립성에 힘을 주는 요인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행부가 문화재단을 독립기관이라고 생각하는 확고한 의식 제고가 필요하다.

한혜경 : 문화재단의 대표이사를 ‘문화예술전문가’라고 명시해 놓은 부분에 대한 해석에서 모호성이 있다. 문화예술분야 행정가를 ‘문화예술전문가’로 볼 수도 있고, 전문 예술인을 ‘문화예술전문가’로 볼 수 있다. 각 문화예술관련 사회단체에서 볼 때 시장이 이사장이고, 대표이사가 행정전문가가 될 경우 심각성이 부각될 수 있다. 

이민수 : 지자체와 지역문화예술단체와 문화재단이 함께 간다는 동반자 의식이 있다면 독립성 부분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실을 볼 때 예술단체는 자립도가 없다.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다 보니 예술단체가 지자체에 종속되는 악순환이 된다. 이러한 문제가 문화재단에서도 제기될 수 있다. 두 번째는 기금의 확보다. 문화재단 기금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혜정 : 실질적으로 기금의 충분한 확보가 어렵다고 볼 때, 문화재단의 비전과 목적을 어디다 둘 것이냐 등 구체적 로드맵에 따라 비용 추산이 많이 다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문화재단을 어떤 형식으로 만들어 갈 것이냐에 대한 방향 설정이 먼저다.

심상연 : 문화재단이 만들어지면 세제혜택 등에 대한 홍보를 해서 재원에 대한 독립성 확보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 조직에 대한 독립성 부분에서 대표이사와 재단의 활동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은 시에서 잘 해야 할 부분이다. 조직을 처음부터 크게 가지고 갈 생각은 없다. 김포시에 맞게 시작해서 점차 키워나가는 방안 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 : 독립성과 관련해 한쪽은 컨트롤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다른 한쪽은 전문성에 대한 자존감에서 오는 충돌이 생길 수 있다. 행정이 어떻게 입장을 정립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필요하다. 행정당국이 문화재단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입장이 표명이 필요하다.

심상연 : 컨트롤이란 것은 업무적 성격에서의 기능적 조정을 말한 것이다. 문화예술과장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김포시 문화의 전반에서 시민들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김포시 시의원
정왕룡 : 독립성이란 결국은 제도와 사람의 조화라고 본다. 공론화 과정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여러 문제점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 공청회를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 문화재단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한혜경 : 시에서 타당성 용역조사 할 때나 여론조사 단계에서 문화예술단체나 시민들에게 홍보가 미흡해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웠다고 본다. 이미 조례는 제정이 되었지만 지금이라도 토론과 공론의 장을 마련해가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박희정 : 토론회나 공청회의 과정이 생략됨으로써 신뢰성이 저해되는 요인이 된다. 다른 지자체들의 사례를 가지고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제부터라도 정보를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문화발전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는 발전적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 : 독립성 부분에서는 임면권자가 임명자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시의회나 예술인, 예술단체 등이 당당히 입장표명을 해 주어야 재단의 독립성 확보가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전문성 부분에 대해 말해 달라.

박희정 : 전문성의 핵심은 재단 각 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장의 신분과 임기가 보장되어야 전문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김포예총 사무국장
이민수 : 지금 문화예술의 대세는 생활예술이라고 본다. 전문예술인들은 오히려 기반이 위축되어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화재단에서는 생활예술과 전문예술의 구분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전문예술단체와 생활예술단체에 대해 소통은 다 같이 하되 따로따로 구분해서 지원과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박희정 : 예술의 전문성이 없어지면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문화재단이 앞으로 이런 전문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혜경 : 김포문화재단의 큰 사업 중에 문화사업이 있는데, 문화복지에 대한 부분과 생활문화에 대한 분야가 있다. 이 두 부분에 대해 어느 것에 치우치게 지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재산에서 문화의 생산자와 문화의 향유자를 잘 묶어서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이민수 : 창의적인 문화예술이 기반이 위축되는 이유에는 각종 어려운 행정절차도 있다고 본다. 각 예술단체에서 문화재단에 지원을 요청할 때 신청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 앞으로 문화재단에서는 문화예술 행정가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기획, 신청, 운영 등 행정적인 측면을 담당할 수 있는 행정전문가가 많이 양성되어야 각 문화예술단체들의 욕망을 지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회
: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인턴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시립예술단 등을 키워 전문가집단으로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립풍물단 등도 양성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취미 영역으로 그치게 할 것이 아니라 시에서 전문적으로 인재를 키울 필요가 있다.

정왕룡 : 전문예술가들은 지역의 중요한 재원일 수 있다. 고사 직전의 예술인들 키워야 한다고 본다. 

이민수 : 김포시가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매년 문화예술단체 지원금 예산이 줄고 올해는 46개 단체가 1억2천만원의 예산을 가지고 1년을 살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빈곤감이 있다.

박희정 : 정신이 중요하다. 문화원에 왜 퇴임 공무원들이 와야 하는가의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가 있는데 지역인이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검증과 의견을 들어야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전문가가 확보될 것이다.

사회 : 조례를 보면 문화예술 전반 분야에 대한 사업을 재단이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김포문화재단이 예총이나 다른 문화예술단체들과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자칫하면 단체들이 문화재단의 눈치를 봐야 하는 문제점도 나타날 수 있다.

이민수 : 타 문화재단을 보면 운영 전반에 관해 수시로 방향성에 대한 감사를 한다. 더불어 전문 행정교육을 함께 시키고 있다. 사업에 지속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다음해 지원받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병행되면 문화재단의 흐름상 각 문화예술단체들은 스스로 자정이 될 것으로 본다. 문화예술단체들에게는 당분간 힘든 시기가 되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한혜경 : 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사업비는 각 예술단체에게 주는 단순 지원이 아니라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창조적인 문화예술분야에 공모권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엄격한 공모조건을 갖추어 참신하고 창조적인 예술분야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심상연 : 당장은 정책적인 측면이나 예산적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지만 앞으로 고려해 보겠다.
정왕룡 :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 영역으로 뛰어들었다는 의미는 높게 평가되어야 할 필요 있고 지원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본다.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 

김동규 : 집행부에서는 재단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공청회나 토론회 개최할 의사는 없는가.

심상연 : 재단의 설립에 대한 승인은 끝났지만, 앞으로 재단에 대한 바람이나 업무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들은 수렴을 수렴하는 토론회 등을 개최할 의사가 있다.

정왕룡 : 문화재단인 만큼 예술에 중점을 두면서 문화의 영역을 어디까지 둘 것인가 하는 규정을 엄밀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에 대한 구분도 틀을 만들어야 혼란이 없을 것으로 본다. 

사회 : 마무리 발언을 해 달라.

한혜경 : 김포에 맞는 문화재단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재단의 비전과 미션을 어디에 비중을 두고 수행해 나갈 것이냐 하는 문제가 먼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박희정 : 문화재단 설립 과정을 공개해 갈수록 시민들이 이해와 의견제시가 활발해질 수 있다. 그래야 진정한 시민을 위한 문화재단이 될 수 있다.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밟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민수 : 문화재단 설립으로 김포의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어야 진정한 시민들과 어울리는 진정한 문화예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왕룡 : 시민들에게 재단의 설립 전·후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줄 의무가 있다. 또한 지역의 공론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행정전문가와 소통전문가가 필요하다.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지만 기대는 해 본다.

심상연 : 오늘의 자리를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듣고 싶었다. 문화예술단체와의 관계를 잘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나가고 싶다. 함께 가는 행정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회 : 충분한 논의가 부족하더라도 대체적으로 무엇을 고민하는가 하는 의견은 제시된 듯 하다. 전문가를 존중하고 그들의 기획력이 살아나고 정신이 축적되고 시스템이 구축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김포문화재단이 김포의 소통을 이끌고 문화예술 분야를 채워줄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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