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수로도시 이대로 방관할 것인가!

김포에 만들어지고 있는 신도시는 공식명칭이 한강신도시로 김포지명위원회에서 결정됐고, 신도시의 브랜드 네임은 canal city (수로도시)로 LH공사가 김포신도시 수립 초창기에 환경과 자연과 시민이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대략 3Km에 달하는 신도시를 관통하는 기존의 농업용수로를 활용하여 조그만 호수도 만들고 수로주변에는 테마별 쌈지공원을 길게 연계시키고 중심부에는 쇼핑 등 상가와 수로의 경관을 즐기며 차 한 잔 나누는 먹거리 단지도 있다.
어떤 쌈지공원은 비보이가 놀 수 있는 전용공원이 되고, 어떤 쌈지공원은 어린아이들만의 놀이공원이 되고, 어떤 쌈지공원은 노인들의 여가와 체육공원이 되기도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는 소규모 공원들이 계획됐었다.

물론 지금은 쌈지공원대신 도로가 개설되고 호텔부지나 상가부지로 탈바꿈하여 고액으로 땅을 팔고 있으니 LH는 대박이고, 김포시민은 쪽박이다.
현재 진척되고 있는 신도시 수로공사 현장을 보고 전말을 모르는 사람들은 수로를 만들고 양쪽에 산책길을 만들어, 농업용수도 공급하고 주민 산책길도 만드니 양수겸장으로 좋은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까지 김포시가 기존의 농수로 제방을 이용해 산책로들을 만들었으니 똑같은 시각으로 보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신도시 수로와 김포에 널려있는 농수로는 주체자체가 다르다. 일반 농수로는 한국농어촌공사 소유관리이고, 신도시 수로는 LH공사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매입하여 수로도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현재는 LH공사 소유다. 신도시 수로의 큰 전제는 도시경관을 살려 한강신도시의 가치를 상승시킨다는데 있다. 덩그러니 산책로 하나 만들자고 저렇게 엄청난 예산을 쏟을 이유는 없다.
현장에 가보면 저 밑에 수로가 보인다. 콘크리트로 절벽벽면을 만들어 물의 이동을 빨리하는 설계를 하였으나 이 수로의 기능은 물의 이동이 아니라 저류기능으로 배를 띄우는데 있다. 애들이 놀다 빠지면 자력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수로가 땅 깊이 위치하여 배를 타면 좌우경관을 볼 수가 없고 수로 주변에서도 배가 보이지 않는데 있다.

왜, 수로가 이리도 깊게 위치한 것일까?
일에도 우선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이 있는 우선순위가 있는 것처럼 도시를 만들다 보니 도로나 교량 등 간접시설이 우선돼야한다. 그러다 보니 당초 계획했던 아치형 교량은 비용도 많이 드니 보통의 평면 교량으로 시공했고, 교량의 높이에 맞춰 배를 통과시켜야하니 배를 띄우는 수면이 땅속 깊이 위치한 것이다.
최소한 지금의 산책길 높이가 수면바닥은 돼야 물높이 조정에 따라 주변경관과 호환되며, 내측호안은 나무 계단으로 물까지 닿아있어야 발을 담그고 즐길 수 있고, 휴식공간의 벤치로 경관을 즐기는 데크로 활용할 수 있다.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신도시의 브랜드가치를 향상시켜줄 수 있는 수로로 명명할 수 있다. 48번 도로에서 현대 청송마을로 연계하는 청송교는 신도시 조성이전에 이미 조성된 교량이라, 다시 들어내고 아치형으로 만들자는 의견들이 교환됐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되고 배를 띄우는 수로는 산책길 정도로 전락했다. 환경친화형 신도시, 여성이 안심하고 밤길을 다닐 수 있는 안전도시, 대한민국 최초의 배를 타고 도시를 감상하는 신도시, 우리는 잠시 즐거운 꿈을 꾸다 깨어난 듯하다. 도시설계는 백년을 내다봐도 짧다. 정말 돈이 아깝다. 어떻게 이런 졸작 수로를 만들 수 있는가?

조악한 수로를 인수받을 수는 없다. LH공사와 김포시와의 협의만으로 인수인계되는데 김포시민은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이다. 김포시민은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면서도 볼품없고 쓸모없는 수로를 조성한 LH공사 사장을 청문회에 세우고 말 것이다.
지금의 수로 설계, 조성이 도시환경에 적합한가? 과연 레저, 관광, 즐기는 여건에 최적성이 높은가? 배를 타는 사람과 도시민의 교감이 가능한 환경인가? 수로도시 당초의 취지에 너무 빗나간 지금의 현장을 보고 국가의 돈이 얼마나 형편없이 쓰이는지 비감함을 감출 수 없다.
누가 이곳에서 배를 탈것인가? 누가 이런 곳에 또 배를 타보자고 계속 찾아올 것인가?
김포시민은 언제나 봉(?)이었다.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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