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먹거리는 우리 농민들의 힘으로 우리 땅에서 자급할 때만 가능'

김규태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 사무국장
 최근 정부는 쌀의 관세화를 통한 전면개방을 선언했다. 쌀은 주식인데 전적으로 개방해서 남의 나라에 의존하게 된다면 우리 쌀독을 남의 부엌에 두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이 된다.

특히 미국 쌀에는 비소 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되고 있다. 2012년 미국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리포터는 미국 쌀 200여점을 분석한 결과 심각한 비소 오염이 확인되어 미국 성인의 경우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쌀을 먹지 말 것 과 5세 이하의 아이들에게 쌀 이유식을 먹이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농업의 몰락은 먹거리의 위기를 불러오고 먹거리 위기는 먹거리의 소중함을 자각하는 기회로 되고 있다. 비료가 없어 똥거름을 주고, 농약이 없어 친환경을 했던 그 시절 먹거리는 흙이 묻고 투박했어도 최고의 먹거리였다. 하지만 오늘날은 식량자급률 23%, 쌀을 제외하고 나면 3%로 수입농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수만 km를 실려 온 수입산 농산물은 농약과 중금속, GMO로 오염되어
더욱 심각하게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친환경 농산물은 믿을 수 없다며 우수농산물인증제도인 GAP 교육을 통해 농약이 과학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GAP는 농약은 물론이고 GMO마저 허용하는 전혀 우수하지 않은 '우수농산물인증 제도'이다. GAP는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의 농산물을 인증하는 제도에 다름 아니다. 먹거리안전과 건강을 위한 친환경 소농과 GAP와 GMO를 앞세운 다국적 식품기업이 먹거리 전쟁을 벌이고 있고 정부가 다국적 식품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쌀 개방으로 쓰러져 가는 농민들의 안타까운 싸움에 먹거리 안전을 추구하는 국민들의 힘이 더해지지 못하고 있다. 안전하지 않은 비소 쌀과 GMO콩과 대기업의 GAP에 우리의 건강을 맡겨야만 할 상황이다. 먹거리 안전이 시대의 화두로 되었지만 먹거리안전에 대한 연구는 너무나 미약하다. 독극물인 비소가 함유된 미국 쌀을 받아 들이고 있고, 비소의 허용기준마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카드뮴에 오염된 중국 쌀의 실체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고 GMO의 심각성과 GAP의 허구성을 알려 내지 못하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는 우리 농민들의 힘으로 우리 땅에서 자급할 때만 가능하다는 현실을 밝혀냄으로서 국민을 우리 농업의 지원군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농업의 희망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깨인 주부들은 때깔 좋고 잘빠진 예쁜 농산물의 겉모양에 속지 않고, 친환경 농산물의 구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바구니에서 '나의 선택이 우리 농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자각으로 어려운 살림형편에도 친환경 농산물을 담는 주부들이 생겨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사고 안 사고는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다. 건강을 위해 육식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채식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면 식생활 비를 늘리지 않고도 친환경 식생활이 가능하고,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게 지혜로운 주부들의 선택이 되고 있다. 농민은 생산자, 소비자는 공동생산자라고 한다. 농산물은 먹거리로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문제이고 친환경 소비가 친환경 생산이라는 인식을 만들었을 때 우리는 함께 할 수 있고, 우리 농업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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