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에서 보면 화려하지만 알고 보면 ‘노가다’예요. 돈은 적고 일은 많고 맨날 밤샘하다가 어느 단계가 되면 그때부터 길이 보이는 거죠.”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군 중 단연 톱일 ‘방송가 사람들’ 서주덕(VJ), 손정남(카메라맨)씨의 고백이다. ""
""그들의 정확한 직업명을 밝힐라치면 약간의 경로가 필요하다. 지상파 3사로부터 제작의뢰를 받는 외주방송사로부터 다시 하청 받아 일선에서 프로그램을 찍어 납품하는 개인 프리랜서 VJ(비디오 저널리스트), 그리고 카메라맨. 두 사람은 매주 금요일밤 9시50분에 방송되는 KBS2 TV ‘VJ특공대’를 맡아 함께 일하고 있다.""
""지상파 3사의 방송시장 독과점 해소 및 뉴미디어방송 발전을 위해 마련된 외주제작비율이 현재 22%이고 점차 늘어날 예정이어서 VJ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방송사의 상업적인 편성과 시청률 지상주의 아래 날품팔이 제작인력으로 프로그램을 급조하다보니 정작 ‘저널리즘’은 부족한 것이 현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서씨는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하기 위해 곧 프로덕션을 차릴 예정”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둘은 어떻게 만났나? 손씨가 답했다. “저는 MBC 공채로 들어가고 서PD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김포방송에서 PD와 카메라맨으로 만났죠. 김포방송이 문닫고 진로모색을 하던 중 친한 형(조한석 PD)한테 서PD랑 같이 일해보면 어떨까 의논했더니 흔쾌히 좋은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실력 있고 성실한 사람이라면서. 같이 일해보니까 앵글이나 연출하는 법이 상당히 샤프해요.”
손씨는 김포시 문화정책에도 상당히 불만이 많은 듯 최근 SBS가 제안한 80부작 대하드라마 ‘장길산’오픈세트장 건설 요청을 사후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거부한 市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포를 문화관광지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면서 서울에 가장 근접해있으면서 가장 낙후된 도시가 김포라며 좋은 입지를 활용하지 못하고 자화자찬만 늘어놓으니 ‘김포공화국’이 아니겠냐고 열변을 토했다.
""달변가라기보다 다변가에 가까운 손씨에게 상대에 대해 평 해보라 했더니 담박 “서고집이에요”하며 흉부터 잡는다. “모르는 것도 절대 모른다고 인정 안하고 제 식대로 밀고 나가요.” 서씨가 되받아친다. “이 사람은 엄청나게 꼼꼼해서 옆에 있는 사람 피곤하게 해요.” 손씨, ‘비난’에 오히려 좋아라하면서 한 술 더 뜬다. “촬영이 잡혀있으면 최단거리가 어딘지 전날 꼭 확인해야 직성이 풀려요.” 하긴, 카메라맨이 꼼꼼하다는 건 장점이지 단점은 결코 아니다.""
정말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물었다. 먼저 서주덕씨. “보고 나면 가슴 뿌듯해지는 휴먼다큐를 하고 싶어요. 전에 KBS2TV ‘사람이 아름다워’라는 프로 중에 ‘아름다운 도전’편이 있었어요. 정신지체아들이 철인3종 경기를 완주하는 내용이었는데 굉장히 감동적이었죠. 프로덕션을 차리면 그런 휴먼다큐를 주로 제작할 겁니다.”
""손정남씨. “난 위험한 게 좋아요. 부패와 비리를 밝혀내는 보도물이 제 체질이죠. 재작년인가 고촌수기마을 철거 때 주민들이 쇠파이프 들고 살벌하게 시위했는데 그 속에 들어가 혼자 찍었어요. 최근 대구지하철참사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지만 곧 잊혀지고 언론도 더 이상 다루지 않겠죠. 전 그런 게 싫어요. 완전히 고쳐질 때까지 시리즈로 계속하는 것, 그래서 그 혜택이 결국은 시청자에게 돌아가게 하는 것, 그게 제가 바라는 겁니다.”""
""이렇듯 투철한 철학을 갖고 있는 그들이지만 정작 방송스탭을 지망하는 후배들에겐 둘 다 한목소리로 권하고 싶지 않단다. 뼈를 묻을 각오가 아니면 버티기 힘들고, 나를 버려야 할 게 너무 많단다. 그러면서도 총각인 손씨, 일이 좋아서 결혼은 안 할 생각이라고.""
""아무래도 이 ‘바닥’, 중독성이 강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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