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류 줌머족 90% 김포 거주, 14일 두레회관서 설날 잔치

 

지난 14일 토요일 통진두레문화센터에서 재한줌머인연대(JPNK)의 주관으로‘보이사비 설날 축제’가 열렸다. 보이사비는 줌머인들의 가장 큰 설날 행사로 인도-방글라의 음력달력 마지막 이틀과 새해 첫날을 기념하는 명절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2002년 설립한‘재한줌머인연대’의 설립 10주년 기념식과‘줌머민족의 억눌린 목소리(the Jumma-voice)’출판 기념을 함께 갖는 뜻깊은 자리였다.


한국에는 현재 70여 명의 방글라데시 줌머인들이 김포시에 모여 살고 있다. ‘줌머(Jumma)족’은 방글라데시 남동쪽에 위치한 치타공 산악지대에 거주해온 인구 65만의 소수 민족으로 방글라데시 전체인의  .7%에 불과하다.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되기 전까지 줌머인들은 특별자치구에 거주하며 독립된 생활을 했지만 이후 파키스탄 관할지역으로 편입된 치타공 산악지대는 파키스탄 정부의 수력발전소 건설로 10만에 달하는 줌머인들이 인도로 강제 이주 당했다.


고향을 잃은 줌머인들은 1971년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현재 방글라데시의 절대 다수를 이루는 벵갈리 인들과 함께 파키스탄을 상대로 자치독립을 위한 투쟁을 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한 방글라데시 정부는 줌머인들의 자치권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토지 약탈, 성폭행, 폭력, 살해 등을 가해 줌머인들은 박해를 피해 난민의 길을 걷고 있다.


이후 전 세계로 흩어진 줌머인들은 유럽에서는 프랑스로 가장 많이 정착했고, 미국 캐나다 등에 이어 동양권에서는 한국에 가장 많이 이주했다. 1994년에 시작된 2000년 경까지 이어졌는데 대부분 김포시에 정착해 살고 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70여명의 줌머인 중 48명이 난민이다.


2002년 한국 이주 줌머인들과 뜻있는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줌머인들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재한줌머인연대’를 결성했다. 그리고 줌머인들과 한국사회의 보다 활발한 교류를 위해 매년 "보이사비(Boi-sa-bi)"축제를 김포에서 개최한다. 올 축제에는 줌머인들을 후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유승현, 신광철, 신명순 등 김포시의회의원을 비롯해 김포시종합사회복지관장 석지관 스님, 국가인권위원회 최동혁 서기관, 김포시청, 김포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줌머족의 민속공연과 전통음식 등을 함께 나누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보이사비 축제’는 작지만 큰 행사였다. 현재 재한줌머인연대 소속 회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까지는 이주 노동자로 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치타공 현지 동포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고국을 등지고 타국에서 힘든 생활을 하는 줌머인들은 고된 노동 후에 함께 모여 축제를 준비하면서 향수를 달랬다. 이들을 후원하는 시민과 단체들과 교류하면서 방글라데시 소수민족인 줌머인들의 인권 상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증대되고 난민 보호를 위한 시민 사회와의 협력이 더욱 견고하게 지속될 것이라는 희망의 싹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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