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생자원으로 진학률 높은 것 당연할까?’

탐방 김포고등학교


김포고등학교(교장 최삼영)는 김포에서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학교다. 현재 53회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만큼 김포지역에서 가장 대학진학률이 높은 학교이기도 하다.

이런 김포최고의 대학 진학률에 대해 일부에서는 “실력 있는 학생을 데리고 좋은 대학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김포고의 교육을 들여다보면 그런 이유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명문고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변화의 힘이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는 바탕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옥 진로기획부장은 “김포고 신입생이 치루는 3월 첫 모의고사 결과는 전국 기준에서 생각만큼 뛰어난 성적을 가지고 입학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포지역에서는 상위권 이지만 전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 19등급 가운데 6등급이내에 들 정도다.

“신입생 성적 전국기준 상위권 못 미쳐”

최상영 교장

2010년도 서울소재 대학을 포함해 전국 주요 50개 대학에서 423명의 학생이 합격한 것은, 3년간의 김포고등학교 학교생활과 학습 결과라는 것이다.

김포고는 올해 수능 결과 전국 상위 100대 고등학교 내 순위에서 40위(특목고 포함 시 87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도 전체 고교에선 자연계 9위, 인문계 11위를 차지해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목고 제외) 최삼영 교장은 “전국적인 경쟁을 해야만 하는 교육현실에서 저희 김포고가 전국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교사와 학생들의 노력이 결합되지 않았다면 오늘의 결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력인정은 1등을 하는 것과 지키는 것, 두 요소를 충족할 때 가능하다. 냉철하게 입학당시의 실력은 전국기준으로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의 기대치는 그 이상으로 큰 게 김포고의 고민이자 부담이다.

그러나 김포고만의 교육 노하우를 통한 발전과 학습의 진화는 그렇게 시작된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김창희 교무부장은 “40여 가지의 학교 측에서 개발한 교재와 학생 눈높이에 맞춰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학습클리닉’, 24개의 다양한 동아리 및 봉사활동 등은 학생들을 3년 동안 최고의 인재로 발전시키는 김포고 만의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기엽 교감

김창희 교무부장

학력이 다소 떨어지는 하위권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습 진단(심리검사, 개별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학습방법을 교사와 함께 결정토록 한다. 그리고 20명 내외의 영역별,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는 등의 ‘학습클리닉(학력향상 프로젝트)’을 운영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맞춤형 학습과 상담을 통해서 자신만의 학습 약점을 파악하고 극복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내부 교사뿐 아니라 외부 명강사를 초청해 함께 진행한다.

이때는 학습시간 계획과 필기법, 암기법까지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학습을 진단하고 교육을 실시한다. 이 학습클리닉 결과 언어영역 7점, 수리 8점, 외국어 22점의 학력이 신장된 결과를 나타내 그 효과를 입증하면서 학부모에게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포고의 특징 중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학습클리닉 학력신장에 큰 도움

김포의 알찬 학습은 방과 후 학교에서도 그 차별성을 확인할 수 있다. 김포고 방과 후 프로그램은 논술과 언어, 영어회화, 수학향상, 언어논술1.2.3, 화학반 등을 개설하여 학년 구분 없이 학생이 교과목을 선택하여 수준별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최 교장은 “방과 후 학교를 포함해 자율학습을 공립학교에서 주 5일 동안 교사가 참여해 실시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며 “김포고의 열정은 보이지 않는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3학년에게 실시하는 ‘대학생 멘토링 제도’는 대학교에 진학한 선배들이 직접 모교를 방문해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자신감을 전달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사의 열 마디 보다, 같은 또래의 선배들을 통해서 듣는 노하우와 격려는 후배들에게는 자신감과 함께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학생들이 진학에 대한 목표의식을 확실히 하는 효과를 얻게 한다.


지속적인 노력 결과...교실부족해 학습에 어려움도

김포고는 서울소재 주요 대학과 인천대와 인하대, 가톨릭대 등 10개 대학을 선정해 이 대학을 일일이 담당 교사들이 방문, 입학사정관제 및 대학의 입시담당자와 면담을 갖고 정보를 다양한 시각에서 파악했다. 이런 노력은 대학진학 지도에 많은 도움이 됐다. 대학들의 공통된 흐름파악과 최신경향을 파악하여 그 결과를 모든 교사들과 공유해 프로그램 운영과 첨삭지도까지 해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김포고의 노하우는 발품에서 나온 것임을 보여준 대목이다.

또 글로벌 인재 육성 및 해외 경험을 위해 해외 어학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호주 퀸즈랜드로 40명이 다녀왔다.

탐라문화체험학습 당시 봉사활동 현장


그러나 김포고의 발전에 걸림돌도 많다. 특히 다양한 학습과 동아리 활동을 위한 공간이 부족한 것이 그것이다. 명문고 육성책으로 경제적 지원이 이루어 지고 있지만, 김포고의 공간 부족문제는 발전에 걸림돌 가운데 하나다. 최 교장은 "학습으로 인한 무거움을 독서와 토론, 다양한 동아리 활동으로 해소시키고, 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키워야 되는데 교실이 부족해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교육의 기회 균등은 인정하지만 김포시민들이 고민하는 교육의 질향상 차원의 효과적 투자를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우리 교육의 현주소는 안타깝게도 대학진학이라는 관문을 벗어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다양하고 창의성 있는 교육,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함께 그런 교육을 꿈꾼다.

김포고는‘지옥 같은 현실교육'의 경쟁구도에서 꽃을 피우는 연꽃 같은 인내심과 열정을 보여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의 가능성을 키워내고 결실을 끌어내는 김포고의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만들어 내는 혼연일체된 교육의 힘. 이것이 김포고의 힘이다. 즉, 진화는 끊임없는 극복과 연속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명제를 증명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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