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자세 강미정 둥글게 스민다는 말이 소리 없이 울고 싶은 자세라는 걸 바다에 와서 알았다둥근 수평선, 모래에 발을 묻고 둥근 흐느낌으로 울다가 스미는 파도,나는 왜 당신의 반대편으로만 자꾸 스며 갔을까내 반대편에서 당신은 왜 그토록 지루하게 둥근 원을 그리며 나에게로만 스민 빗물 보내왔을까파도가 대신 울어주는 바닷가에서둥글게 스민다는 말이 혼자 우는 자리라는 것을 알았다나를 대신하여 울던 당신이어두운 곳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는 오래오래 혼자 울던 당신이이른 저녁 눈썹달로 떴다 울고 싶은 자세로 둥글게 떴다세상은 울고 싶은 자세로
김부회의 시가있는 아침
강미정
2021.10.06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