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아코디언’ 배워 즐거운 하루하루

▲ 박 정 덕 <전 제주대학 교수>
숲속의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그리고 절간의 풍경소리, 이 모두가 자연의 음악소리이다. 오늘날 목장이나 양계장 등 가축사육장에 가보면 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들이 사료를 먹을 때나 젖을 짤 때 음악소리로 기분이 상쾌하면 젖의 양이 많이 나오고 닭들도 섭취하는 사료의 소화능력이 좋아져서 산란율이 높은 것이며 음악을 틀어준 과수원에서 수확한 과일이 맛이 좋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인간도 음악소리를 들으면 누구나 심신(心身)이 상쾌하다. 갓난아이를 잠재울 때 자장가를 불러 잠을 청하지 않는가.
제주도 농민들은 갓난아이를 밭가에서 구덕(광주리)에 갓난아이를 눕혀 흔들면서 제주 고유의 자장가를 불러 재우고 밭일을 하는 것을 종종 목격한 바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음악은 공통된 의사표현이며 즐거움을 주는 것이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 필자는 얼마 전부터 김포1동사무소 지하에 있는 헬스클럽에 나가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이곳에 온 남녀노소들이 음악소리에 맞춰 각종 운동기구들로 열심히 땀을 흘리며 건강관리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의욕적으로 젊음이 샘솟는다. 필자가 ‘과수원길’ 악보를 보며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게 된 사연은 아래와 같다. 지난해 가을 대한서우회(大韓書友會)에서 동해안 화진포를 비롯, 유서 깊은 고장들을 관광 갔다가 귀가 길에 차 중에서 정인도(鄭寅道) 회원이 하모니카로 흘러간 옛 대중가요를 반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전문가 못지않게 음정 박자가 맞아떨어지니 감상하는 우리 모두 무척 즐거웠다. 그래서 정 선생과 대화를 나눴다. “나도 지난날 아코디언을 배운 적이 있으나 40여년 세월이 지나다보니 지금은 다 잊고 의욕뿐”이라고 하니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의욕적인 조언을 받아 몇 달간 생각 끝에 새로운 각오로 60만원을 주고 아코디언을 구입, 개인지도를 받았다. 지난 60년대 서수남과 하청일이 기타 치며 부른 과수원길 노래를 아코디언 반주로 배워서 매일 아침 신문배달시에 과수원길 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부르고 있다.
우리 인간이 늙어갈수록 젊은이들로부터 소외당하며 고독해지는 것을 지난날 늙으신 나의 부모님이나 이웃 노인들을 보면 알 수가 있다. 내 자신이 70줄을 지난 80줄을 바라보는 처지에 있다보니 음악이 건강관리에 절대적인 요소라는 점을 깨달아 늦은 감은 있으나 여가선용으로 아코디언 반주로 노래부르며 즐거운 여생을 보내기로 하였으며 이 선택에 만족한다. 몇 년 전부터 여성회관을 비롯, 문화원, 각 동사무소, 유림회관, 신협 등 자치센터에서 시민의 여가선용과 취미생활 그리고 부업의 기술교육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을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필자도 지금까지 사군자, 서예, 사진, 컴퓨터, 시민자치대학, 유림대학을 모두 수료하며 많은 혜택을 받았으며 지금은 헬스클럽에 나가며 아코디언으로 음악지도를 받고 있다. 또한 밤이면(저녁 5시∼10시) 시민회관 4층 공부방에 자원봉사자로 나가 서예연습과 독서로 내 자신의 건강과 교양을 쌓아나가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이 건강이 있음으로 만사가 의욕적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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