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 김포FC 감독 인터뷰

김포FC가 2021시즌 K3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3년 창단한 김포시민축구단의 역사를 이어 출범한 김포FC가 준 프로의 성격을 가지는 K3리그 참여를 선언한 것은 불과 1년 전. 창단한 지 겨우 1년 된 축구단이 리그 우승을 차지하리라곤 아무도 믿지 않았기에 김포FC의 이번 우승은 고정운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 많다.

이제 김포FC는 K3리그 우승의 여세를 몰아 내년부터 K2리그에 진출한다.

지도자로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고정운 감독은 한국 축구의 전설이다.

고 감독은 1994 미국 월드컵 포함 A매치 77경기에서 뛰며 10골을 터뜨린 측면 공격수였다. 1993시즌부터 1995시즌까진 일화 천마(성남 FC의 전신)의 K리그 3연패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일화 천마의 3연패는 1983년 출범한 K리그 최초 기록이었다.

고 감독은 1989시즌 K리그 신인상을 시작으로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1994시즌엔 K리그 최우수선수상(MVP), 도움왕, 베스트 11 선정 등 3관왕에 올랐다. 1998시즌엔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최초 40-40클럽(40골-40도움)에 가입했다.

 

Q :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첫 우승이다.

A : 저는 행운아예요.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뛴 덕분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에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겁니다. 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Q : 초보 팀이 우승했다. 그 어려운 걸 해냈다.

A : 구단이 쭉쭉 나아가려면 삼위일체(三位一體)가 이뤄져야 합니다.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죠. 2021시즌 김포FC엔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었어요.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 모두 온 힘을 다했습니다. K3리그 우승이란 목표를 가지고서 말이죠. 그래서인지 챔피언십 파이널 2차전에서 0-2로 지고 있는데 패할 것 같은 생각이 안 들었어요. 뒤집을 것이란 믿음이 강했던 것 같아요.

 

Q :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 선수 시절 들어 올린 우승컵과 지도자로 거머쥔 우승컵의 감정도 다를 듯하다.

A : 완전히 달라요. 감독으로 일군 우승이 10배 더 좋습니다. 선수 땐 나 하나만 챙겼어요. 몸 관리 잘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내 역할은 끝이었죠. 지도자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입니다. 코치진, 선수단, 프런트 등 구단 구성원이 하나 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해요. 누구 하나라도 나를 믿지 못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죠. 그래서 더 감사한 우승입니다.

 

Q : 내년부터 프로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선수단 재편도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었나.

A : 솔직히 말하면 선수단 절반 이상이 K리그 진출을 반기지 않을 거예요. 김포FC에 잔류할 확률이 크게 낮아졌으니까. 하지만 선수들에게 “김포FC가 2021시즌 K3리그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면 프로 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을 거다. 김포FC가 2022시즌 K리그2에 참가하는 건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모든 선수가 K리그2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변화가 있을 거다. 선수들에게 강조한 말이 있다. "우린 축구인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우릴 응원하는 팬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우린 경기장에 있을 때 가장 빛나는 사람들 아니냐. 김포FC는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이 없다. 역사에 이름 한 번 올려보자”고 했습니다.

 

Q : 감독으로서 꿈이 있다면.

A : 김포FC의 감독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부터 K리그1 우승을 꿈꿨습니다. 주변에서 “말도 안 된다”고 했어요. 솔직히 비웃었죠. 불과 2년 전 일입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김포FC가 창단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K리그2에 도전합니다. 아무도 예상 못한 일이에요. 땀의 힘은 그 어떤 것보다 위대하다고 믿습니다. 나부터 온 힘을 다하면 지금보다 멋진 팀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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