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기

前 경기도 수석전문위원

세계의 고대 문명이 강가에서 시작되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전통적으로 주거지를 선택할 때 배산임수가 기본원칙이다. 이는 사람들의 생활과 마을 형성에 물과 하천이 필수조건이라 강은 농경에 필수적인 충적층을 형성하고 관개와 식수를 공급하며 어류 등 풍부한 식량자원을 제공한다. 하천은 배수의 기능을 수행하고 홍수시에는 부유하중의 형태로 운반된 물질 일부를 하천 주변에 퇴적시켜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는 건설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 김포지역은 한강 하류지역으로 한양(서울)을 연결하는 물길로 수로 교통의 요충지였고 한반도 벼의 최초 재배지역이었으며,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최고의 요충지였다. 우리지역 한강 하류부터 한양(서울)에 걸쳐있는 나루터와 포구에 대하여 알아보자.

대명나루: 대곶면 대명리와 강화 초지를 왕래하는 빈약한 뱃길이었으나, 지금은 김포 어업의 전진기지가 되었고 주변의 덕포진, 함상공원 등 안보 관광지와 초지대교 개통으로 강화를 왕래하는 수도권 관광객이 모이는 김포 최대의 관광지로 부상했다.

갑곶나루: 월곶면 성동리와 강화 갑곶을 연결하는 나루로 조선시대 최고의 나루터였으나 1970년 강화교가 연결되고 군 철책선이 설치되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처음에는 나루터 시설 없이 이용되어오다가 조선시대 이조판서 등 6번의 판서를 하다가 세종원년(1419)부터 지역에 낙향해있던 박신이 사재를 들여 축조한 선착장이었는데 지금은 경기도 기념물 제108호로 지정되어 보존•관리되고 있다.

조강포구: 월곶면 조강리 일원에 있는 포구로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충청도와 전라도에서 올라오는 세곡선과 물화를 실은 배들이 개성과 한양을 가기위해 거치던 나루터였고 서해안 수산물의 집산지로 인근에는 주막 등 경제활동이 이루어졌으나, 6.25 전쟁 이후 철책선으로 나루터가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고 표지석만 설치되어 있다.

마근포구: 하성면 마근포리 일원에 있는 포구로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물화를 실은 배들이 북한지역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를 왕래하였고, 한양을 가기 위해 거쳐 가던 나루터로 주막과 상권이 하성에서 제일 크게 발전하였던 큰 마을이었으나 6.25 전쟁 이후 철책선에 가로막혀 마을 전체가 마근포리로 이주하고 포구기능은 상실되었다.

전류정나루: 하성면 전류리 봉성산 낭모텡이에 있던 예전의 나루터로 특히 새우를 많이 잡는 곳으로 낭장망 어선(새우선박) 5척, 자망 어선(1톤급) 24척 등이 있으며 군 철책선 내에 있어 군부대의 승인 하에 출어가 가능하다. 전류리 마을의 명칭은 임진강과 한강의 큰물이 합수하여 일으키는 격정의 회오리로 전류리라 하였으며 마을 내에 전류정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운양나루: 김포 운양동 일원에 있는 나루로 서울 마포나루와 고양시 법곶리를 왕래하던 나루터였으며 소규모 어선의 기항지로 사용되었다. 현재 나루터 부근이 논으로 되어 있으며, 김포 신도시와 접해있다. 나루 주변에 용화사가 있는데 조선 태종 5년(1405) 정도명이 세곡을 싣고 가다 간조가 되어 운양나루에 정박했는데 그날 꿈에 부처가 나타나 배 밑에 석불이 있으니 찾아서 절에 모셔라 하였고, 이에 정도명이 선박업을 그만두고 절을 세웠다는 유래가 있다. 용화사는 1962년 전통사찰 제64호로 지정되었고, 당시 미륵불은 향토유적 제7호로 지정되어 대웅전에 모셔져 있다.

감암나루: 운양동 일원에 있는 나루로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고양시 이산포나 마포로 오가던 물화를 실은 나룻배들이 정박 하던 곳으로 해방 이후에도 주막집이 있었다. 군부대 철책선 때문에 대부분 샘재 마을로 이동하여 살고 있으며 현재 일부 음식점과 민가가 거주하고 있다. 조선 중기 문신 중봉 조헌 선생이 우국 충절을 달래며 낚시를 했다는 대감 바위 전설이 전해져 온다.

섶골나루: 고촌읍 풍곡리 일원의 나루터로 강화에서 마포로 가는 중간 연결로였고, 주막이 5개가량 운영되었으며 여객선도 머무를 수 있는 규모가 큰 나루터였다. 현재 군부대 철책선 내에 있으며, 민간 개방도 되지 않으며 나루터 흔적도 없다. 임진왜란 중 왜선이 마을 근처를 지날 때, 장작을 이용해 불을 질렀다고 하여 장작마을이라는 뜻의 섶골이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나루터의 유형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해수로를 따라 항해함으로서 해상 통로의 통과지로서 성격을 발휘하거나 도해하여 도로망과 연결되는 경우이고, 둘째로는 하구에서 수로를 따라 가항지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이다. 셋째는 육로의 연결점에서 하천을 횡단하여 도하하는 경우이다. 우리 김포는 한강 하구에서 수로를 따라 가항인 한양 마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뱃길로 세곡과 물화를 한양에 운반하며, 풍부한 어류를 식량 자원화 하였으며 적의 침입을 물리치는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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