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김포를 만드는 청소년> 22

이민수

통진두레문화센터 팀장

등장과 동시에 논란이 많았던 ‘노키즈존’이 요즘 들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노키즈존’이란 영유아와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업소 입장에서는 성인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업소가 추구하는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노키즈존’을 선언하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 맘카페에 ‘노키즈존’을 검색해 보면, 쉬는 날에 혹은 여행을 가서 아이들과 카페라도 갈라치면 그곳이 노키즈존인지 아닌지 검색하는 과정이 필수가 되었다는 부모들의 경험담이 끝도 없이 나온다. 검색을 안 하고 들렀다가는 입구에서 다시 내쫓기는 씁쓸한 경험을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키즈존을 반대하는 많은 성인들은 “모든 어른들은 다 어린이였던 때가 있었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다. 어른들도 어릴 때는 세상 모든 질서와 예절을 갓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가 있었다.

인간이 사회적인 규율을 온전히 본인 것으로 익히기 위해서는 수백 번의 학습과 경험, 그리고 실전 연습이 필요하다. 노키즈존이라는 말 자체가 없던 시절, 우리 어른들은 가게에 갈 때 문전박대 당할 걱정 따위는 해 본 적도 없이 자랐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노키즈존으로 인해 경험할 자유와 배울 권리가 제한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노키즈존을 통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미 그 과정을 겪어본 어른으로서 환경과 도움을 제공해주지는 못할망정 그 기회들을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 사회화 연습의 기회 박탈은 둘째 치고, 아기들·아이들도 본인들이 어떤 장소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안다고 한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노키즈존은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노키즈존이 제한하는 ‘키즈’에 해당하는 나이대의 아동들은 사랑만 담뿍 받고 자라도 모자란 시기다. 가족만큼의 애정과 배려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인간 대 인간의 존중과 배려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다시 한 번 검색 사이트를 켜서 ‘김포 노키즈존’을 검색해 보니 역시나 다양한 게시물들이 나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김포에는 완전한 노키즈존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김포의 업소들은 아예 공간을 두 개로 분리시켜 노키즈존과 키즈존을 나눠 놓은 곳들이 많았다. 아이가 있는 가족들은 웰컴키즈존이라며 기뻐했고, 그 반대 경우의 사람들도 노키즈존이 따로 있다며 만족해했다. 노키즈존의 존재를 반대하기만 했었는데 김포의 경우를 보고 그 두 입장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어린이를 배척하는 사회가 어떻게 따뜻한 사회, 따뜻한 마을이 될 수 있겠는가. 세상은 다 큰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역이 성숙한 사람은 미숙한 사람을 이끌고 가르쳐 주며 서로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웰컴 에브리바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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