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검단에서 군과 경찰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한 원혼비 설치와 위령제가 거행됐다. 지난달 26일 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과 부역혐의로 인천 서구 불로동 169-1번지 일대에서 군과 경찰에 의해 학살된 100여명의 영령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전쟁 민간인피학살자 중앙유족회 유족 17명과 검단 피학살자 유족 6명이 참석했다.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이 이루어졌던 현장에서 위령제를 지내는 유가족

김포,검단 유족회 정금모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한국 전쟁이 발발한지 3일 만에 김포가 적군에게 점령되었고,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한 군민들은 점령군의 정책에 의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포와 고통 속에서 그들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국군의 수복 후 인민군 점령 치하에서 처절하게 지배당하던 군민들이 적군에게 심부름 했다는 이유로 부역자로 낙인 찍혀 무참히 학살당했고, 본인의 부친 또한 29살의 젊은 나이에 이 자리에서 무참히 총살당했다”고 흐느꼈다.

그는 “부친이 총살 당 할 당시 29살이었던 어머님과 9살 5살 두 아들, 그리고 2살 딸과 뱃속에 있던 본인을 남겨두고 돌아가신 부친의 심경”이나, “부친이 돌아가신 이후 가족들에게 닥친 시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면서, “70여년이 지난 지금 늦었지만 부친께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자리에 원혼비를 세우고, 돌아가신 영령들을 위한 제사를 지내게 되어 마음 한켠으로 자식으로 도리를 한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심경을 전했다.

정금모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김포 관내 한국전쟁의 대표적 학살지인 고촌 천둥고개와 여우재 고개 독자골은 이미 개발로 인해 훼손된 상태라고 안타깝다”고 전하고. “늦었지만 하성 태산공원 인근에 아직까지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유골들을 하루 빨리 수습해,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혼을 달래줄 수 있도록 김포시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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