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승

김포도시교통포럼 대표

교통안전공학박사

울산광역시는 지난 1993년부터 버스에만 의존하는 대중교통에서 탈피하기 위해 여러 차례 경전철 도입을 시도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막대한 재정투입 걸림돌이 되어 사업 진행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2019년 도시철도 계획을 변경하여 다시 트램(노면전차)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울산광역시는 우리나라 7대 대도시 중 유일하게 도시 철도가 없고 교통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도로 위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인 트램(Tram)은 프랑스 파리, 스위스 취리히 등 대부분의 유럽 주요 도시와 홍콩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교통수단이다. 지하철과 비교해 건설비는 1/4, 운영비는 1/3 수준으로 경제적 교통시스템이고 재난 발생 시 대비와 복구가 용이하다. 전기로 움직이는 친환경적 교통수단이고 도시 재생과 지역상권 활성화,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장점도 많다.

‘울산 도시철도(트램) 2호선 건설’ 사업이 기재부의 예타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되어 사업 추진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8월 24일 열린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에서 울산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사업이 예타 조사 대상사업에 최종 선정되었다. 울산 도시철도 2호선은 북구 송정역(가칭)에서 남구 야음사거리까지 13.69km를 연결하는 남·북축 노선으로 건설에 총 3,7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책 사업이다.

앞서 울산시는 2020년 8월 정부에 울산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의 예타 조사를 신청했으나 동년 10월 열린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에서 ‘시급성 부족’ 등의 이유로 예타 대상사업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울산시는 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결과 울산의 교통량과 통행속도, 대중교통 여건, 교통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 등을 분석해 도시철도 2호선 도입의 시급성과 필요성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보완하였다. 사업 추진 상 획기적 발상의 전환으로 도시철도 2호선 일부 구간(울산공항∽효문사거리, 2.6km)에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활용하는 등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는데 집중해 왔다.

울산시는 이를 바탕으로 예타 신청 자료를 보완한 후 금년 5월 정부에 예타 재조사를 신청한 끝에 금년 6월 사전 심의 성격인 국토부의 투자심사위원회가 선정한 6개의 철도분야 사업에 선정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열린 기재부의 예타 조사 대상사업으로 드디어 결정되었다. 하지만 6개의 철도사업 중 울산 도시철도 2호선이 후순위로 밀리자 울산시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울산의 교통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율도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다는 교통 현안사항 등을 강조하면서 지역 정치권과 함께 지속적으로 정부를 설득해 왔다.

금년 초 동해남부선 폐선철도를 도시철도 2호선 사업에 활용하는 내용과 관련해 노면전차인 트램이 기존 철로가 존치되어 도시 발전을 저해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울산시 북구 주민들의 일부 반대 여론이 있었다. 두 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자가 배터리 운행방식의 무가선 저상 트램(충북 오송 시험선) 주민체험행사 등을 통해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고 주민들의 협조를 이끌어 낸 결과 예타 조사 대상사업으로 최종 선정될 수 있었다.

이로써 울산시는 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이 동시에 KDI(한국개발연구원)의 검증을 통과하면 2024년 착공에 들어가 2027년 개통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2005년 예타 조사를 통과했던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은 바뀐 제반 교통 여건을 토대로 현재 타당성 재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회 국토위 소속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 국민의 힘)은 “그동안 국회 국토위와 예결위에서 울산 트램 2호선 사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사업 추진을 위해 지원해 온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향후 이와 연계한 울산∼양산 광역철도와 연결되고 울산 유일의 대중교통인 시내버스의 이용 불편 해소와 교통편익 증진을 위해 울산의 트램 교통망이 대중교통으로서 실효성 있는 교통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도시철도 1, 2호선 동시 착공이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 도시철도 2호선의 예타 조사 대상사업 선정으로 우산 교통망 혁신이 한층 가까워졌다"며 "도시철도 건설은 시민의 교통복지 실현과 도시의 외연 확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 만큼 울산 도시철도 1, 2호선이 정부의 예타 조사를 동시에 통과할 수 있도록 사업 완료까지 울산시의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울산시는 이번 도시철도 2호선 예타 조사 선정을 시작으로 교통 혼잡을 줄이고 대중교통수단을 다양화해 시민 교통편의 증진과 도시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로써 울산 시민들의 교통복지 증진과 대중교통수단 활성화로 인한 이동시간 단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교통전문가들과 울산시 관계자들의 간담회뿐 아니라 외국 사례의 충실한 참고 사항과 울산 시민들과의 공청회 등을 통한 다양한 소통과 협력도 병행 실시돼야 트램 건설사업의 시행착오를 방지하여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울산 시민들은 울산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도시철도 도입이 이번에는 반드시 계획대로 완료되어 편리하고 안전한 트램이 역동적인 울산 시민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을 태우고 울산 도심을 시원스레 달릴 그 날을 그려보고 있다.

울산 도시철도의 종합적 추진전략을 요약하면 첫째, 발상의 전환에 힘입어 동해남부선 폐선 활용으로 부족했던 경제성을 확보하는 선진 정책을 들 수 있다. 둘째, 잘못된 부정적 주민 여론을 주민설명회와 트램 체험행사를 통해 무마했다는 관점에서 교통전문가들과 울산 시민들로부터 “울산시의 노련한 추진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셋째, 울산시의 교통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점 등을 그 예로 들면서 정부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왔다는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어느 지자체 못지않은 사업추진 열정으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객관적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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