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과 주민 함께 만족하는 통진 만들고 싶다 ”

‘희망상권프로젝트’, 통진도시재생 예비사업 등 기획

통진 구석구석 돌며 마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 노력

 

통진이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1회 통진 국제청소년미술축제가 열려 세계 15개국 청소년들의 미술작품 60여 점이 상가 가게나 주변에 전시돼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고, 올해는 경기도 사업비 10억 원이 투입돼 골목상권을 살리는 ‘희망상권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사업 기획에 ‘2244번길 이웃사촌’팀의 유기호(67) 고문이 있다. ‘2244번길 이웃사촌’은 지난해 도시재생대학 수료를 계기로 수료생 중 10명이 모여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지역 발전을 이끌고자 만든 모임이다.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김포 전역에 걸쳐 도시재생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유기호 고문은 김포 토박이는 아니다. 마송리 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4년 전 통진으로 아주 들어와 살게 됐다. 그러다 가게 주변 침체된 상권을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기획하게 됐고, 도시재생대학에서 이론과 현장 교육을 받기도 했다.

“통진이 한때는 경기가 좋았다. 해병대가 가까이 있어 휴가나 외출 때 이곳을 많이 이용했다. 그런데 도시 노후화가 진행되고 위수지역이 넓어지면서 해병대 군인들이 신도시나 다른 지역을 이용하게 됐다. 내년 통진읍사무소가 신도심으로 이전하면 통진의 공동화는 더 심해질 거다.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두 번 세 번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다가가 설득하고 소통 

그는 우선 상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마송상인회를 결성했다. 37점포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사인을 받았다. 물론 “외지인이 왜?”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진정성 있게 만나 설득하고 소통하며 한마음이 됐다. 처음에 반대하던 상인들이 지금은 가장 적극적이다. 그는 원주민이라면 혈연, 지연 다 걸려 안 될 일이 외지인이기에 밀어붙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인들의 의지만으로 상권을 살릴 수는 없는 일. 도움이 필요했기에 그는 공모사업을 알아보고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획서를 쓰고, 전문가를 만나 컨설팅을 받았다. 이 모든 과정을 가게를 운영하며 없는 시간을 만들어 진행했다. 물론 ‘2244번길 이웃사촌’도 함께했다. 그렇게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 결과 통진상인회까지 합류, 통진 전체 상권을 살리는 ‘희망상권프로젝트’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공모사업은 내년 6월까지 진행된다. ‘해병대 추억의 길 조성을 통한 김포희망상권 구축’을 주제로 통진상권활성화를 꾀한다. 상권환경개선과 기반구축, 점포역량강화, 예술특화사업, 상권홍보사업 등을 마송리·통진상인회와 사업단, 김포시가 함께 협력해 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병대 추억의 길’을 조성해 통진골목상권을 해병대 장병과 전우, 관광객이 즐겨찾는 상권으로 만드는 것이다.

“답안지를 채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채우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업단에서 매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다 같은 마음에 정답도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니 서로 배려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어떻든 이곳이 젊은이들이 모여들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

그는 얼마 전 국토부의 도시재생 예비사업 공모를 위해 통진도시재생 예비사업 기획을 맡아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김포시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사업에 지원했다.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된 통진이 활성화사업 단계 전 통진을 되살리는 1년 정도의 사업을 계획했다. 공모에 선정되면 내년 마라톤 등 두세 가지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도시재생은 이론과 행동과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며 살지 않았는데 요즘 공동체의 소중함이 절실히 다가온다. 우리동네가 좋아지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 아무 대가 없이 봉사하는 이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말은 그렇지만 요즘 그는 일상의 반을 동네 일에 할애하고 있다. 외국인이 많은 통진의 특성을 감안한 ‘김포요리조리 다문화공작소’를 기획해 외국인과 원주민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 70이 넘은 나이에도 SNS에 서슴없이 도전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내년에도 교육이 확대 진행될 수 있게 건의해 요양원 데이케어센터 등으로 직접 찾아가 하는 교육도 고려하고 있다.

“희망상권프로젝트든 도시재생 예비사업이든 모두 통진이 예전 활기찼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다. 이를 통해 상가와 주택이 함께 좋은 모습으로 변하고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면 좋겠다. 또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사업적인 활성화도 일어났으면 하는데 그러려면 운영주제가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 협동조합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소수 몇 사람의 의견으로 될 일이 아니니 상인과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려고 한다.”

 

통진 두레놀이축제, 김포 민화국제대회 등 축제 열고파

그는 도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축제’를 꼽는다. 프랑스의 작은 도시 아비뇽이 페스티벌로 국제도시가 되었듯이 김포만이 할 수 있는 축제를 통해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진만의 특징을 살린 ‘두레놀이축제’, 김포만의 축제를 위한 ‘민화국제대회’가 그가 구상하고 있는 축제다.

“도로를 막고 김포 풍물패들이 모여 신명 나게 놀아보는 ‘두레놀이축제’를 전국적인 축제 규모로 열고 싶다. 그러면 이것이 관광상품이 돼 사람들이 모이고 그러면서 상권도 활성화될 것이다. 미술에 관심이 많아 여러 가지 알아보다 각국 민화에 대한 국제대회가 없다는 걸 발견했다. 이 민화를 매개로 김포에서 국제축제를 열면 김포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다.”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것은 ‘없는 것, 안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마을에 맞는 기획을 찾기 위해 늘 관련 서적을 읽고 통진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며 살핀다. 마을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마을설계사’. 그에게 딱 맞는 별칭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다음 기획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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