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다. 농사 중 대종을 이루는 벼농사는 봄에 모내기를 하면 통상 6개월에 걸쳐 외부 자연과 싸워야 한다. 봄에 집중되는 가뭄을 지나면 7월의 장마와 각종 병해충을 이겨내고 추수의 계절 가을을 맞는다.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다. 여름 끝과 가을 초입에 몰려오는 태풍으로 때로는 수마(水魔)가 침수로 휩쓸고 가고 모진 강풍으로 벼가 쓰러지기도 한다.

올해의 문제는 가을비다. 며칠에 한 번씩 비가 내리니 벼 이삭이 마를 날이 없고 논바닥이 질어서 벼를 베는 콤바인이 벼 베기 작업을 못하고 있다. 이대로 10월을 넘기게 되면 ‘흉년’이 뻔히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날씨까지 영하 수준으로 떨어지며 농작물이 얼어 농작물 작황이 심하게 타격을 입었다. 배추는 무름병으로 속이 썩는 현상으로 초토화되었고 들깨도 베어놓고 말리지 못하면 다 썩어 버린다. 콩도 냉해를 입어 작황이 별로다. 김포지역의 김장값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폭삭 주저앉은 배추(양촌읍 소재)

가을비가 그만 내려 추수에 지장 없는 따끈한 햇볕의 날이 보름만 주어져도 농민들은 시름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또 다른 가을비, 화천대유 비

세상이 온통 성남시 대장동의 아파트 개발사업으로 뒤덮여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화천대유”가 화제에 오른다. 성남의 개발사업이든 김포의 개발사업이든 개발의 여부는 기초적으로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의 권한 범위 내에 속한다.

도시개발공사는 공영개발 사업을 하는 창구 역할을 하지만 지자체의 장이나 지자체공무원들을 제치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상당부분 없다고 보면 될 듯하다.

직접 사무를 관장할 뿐이다.

대선 정국과 맞물려 대장동 개발은 세간의 최대 이슈이지만, 코로나로 국민들의 삶과 생각들이 팍팍해진 지금 이해하려 애써보아도 상식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고, 뭔가 공정이 있을까를 찾으려 해도 이해 부득이다.

 

개발사업은 지금까지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가을비는 배추 속을 썩히기도 하지만 사람이 맞으면 감기· 독감이 걸리기도 한다.

김포에서도 화천대유 사건은 시장과 공무원 관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김포에서 화천대유 비는 내리지 않길 기도한다.

모든 일은 상식에서 시작하고 상식으로 마무리 되면 시민들도 상식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사회를 움직이는 섭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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