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우 김포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장

성인이 되고 나서 본 영화 중 아직도 기억 속에 은은하게 자리 잡고 있고 가끔씩 다시 봐도 새로운 영화 <인턴>의 대사다.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패션회사 대표 줄스와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연륜을 무기로 무장한 70세 할아버지 벤의 인턴생활을 그린 내용이다.

 

2015년 개봉 당시 딱 스무 살이 되던 해에 봤던 <인턴>은 정말 영화 줄거리에 충실한 소감만 남아 있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 하나하나가 조금씩 와닿기 시작했다. 올해 초 <인턴>을 다시 보았을 때, 가장 강렬히 내게 와닿은 문장을 적어보았다.

 

2019년 마을 공동체 일과 청년정책에 관한 일을 거의 동시에 시작하였다. 아무것도 몰라 이리저리 치이면서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나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일을 하는 방법에서부터 사람과의 관계까지 무엇 하나 잘 하는 게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적응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느낌이 다를 뿐더러 지금 그때의 나를 돌아보면 혼자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빨개진다. 물론 지금도 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이다.

 

영화에서 나온 “경험은 나이 들지 않아요.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죠”라는 대사는 최근 가장 와닿는 말이다. 영화에서 벤은 높은 사람은 아니지만 자신의 경험을 통해 줄스의 고민을 들어주고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220명의 직원도 없고 부자도 아니지만 어린 나이에 공동체를 이끌고 단체의 운전대를 잡고 있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몰라 항상 어깨가 무겁고 두려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약 2년간 그저 청년이라는 이유로 도와주신 벤과 같은 현명한 인생의 선배님들이 계시다. 무지한 나에게 나를 흔드는 문장의 말처럼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경험을 통해 나를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기 때문에 처음 하는 일에 정신없이 치여도 계속해 낼 수 있었다.

 

비교가 정말 쉬운 세상이기에 더욱 부족하고 싶지 않고 뒤처지기도 싫다. 무엇이든 멋있고 탈 없이 끝내고 싶지만, 아직은 터무니없이 작은 존재이기에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와 한마디가 교훈이다. 우리는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표현하지만 그 속에는 분명히 나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고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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