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김포를 만드는 청소년⑭>자전거 타며 환경정화 활동 펼치는 ‘푸른솔 금빛 라이딩’

‘학교, 집, 학원’이라는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를 누비며 마을을 알아가고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김포의 청소년들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이들의 현재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앞으로 어떠한 꿈을 펼쳐가고자 하는지 또래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이희: 코로나 상황 속에서 요즘 청소년들의 일상은 어떤가요?

이해명: 우울합니다. 밖에 나가서 친구도 만나야 하고 학원도 가야 하는데, 학원은 물론 가긴 가는데 기분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요. 마스크를 착용하니까 뭔 말을 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표정인지도 읽을 수 없고 눈만 봐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거든요. 소통의 문제가 있지요. 소통이 잘 안 되니까 답답하고 우울합니다.

김기범: 친구들 만날 때도 인원수를 제한해야 하고 특히나 운동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해야 하잖아요. 운동하는데 마스크를 쓴다? 진짜 힘들거든요. 평상시 놀 때도 쉽게 만나지 못하겠고 너무 많이 모이면 주위에 눈치가 보이고 농구할 때도 2대 2나 3대 2로 최대한 비율을 맞춰서 하거나 하죠. 그렇다 보니까 답답하고 짜증 납니다. 친구들 보고 싶은데 마음껏 볼 수도 없으니까 살짝 외롭다라는 생각도 들고 고립되는 거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이희: 코로나로 인해 학교는 더욱 폐쇄적으로 되었는데 학원은 그래도 열려 있나봐요.

이해명: 그게 좀 이상하긴 해요. 학원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띄어 앉기를 하거나 소그룹 분반수업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안전이 걱정되기는 해도 남들이 다 가니까 어쩔 수가 없어요. 학원에서 문 닫고 오지 말라고 하지 않는 이상 학원은 가게 되더라고요.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학원을 안 다니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요즘처럼 집에 묶여 있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는 학원이 폐쇄된다 하더라도 그렇게 기쁘진 않을 것 같아요. 그것마저도 못하게 된다면 답답할 것 같아요. 원래도 학원밖에 갈 데가 없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이희: 요즘의 사회 현상들을 보면서 우리한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김기범: 사람들을 쉽게 못 만나니까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더욱 강화시켜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일이 없었으면 친구들과의 관계도 너무 당연하게만 느껴졌을 텐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고 애들이랑도 별로 안 친하다 보니까 학교 가도 실은 크게 재미는 없어요. 차라리 온라인으로 집에서 안전하게 수업을 듣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하고요.

이해명: 아이들끼리 친해질 기회도 별로 없어요. 원래 같은 학교에 다녀서 친했던 아이들끼리는 더욱 가까워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올해 고등학생이 된 저 같은 경우는 이 학교에 아는 아이도 없는데 온오프 병행하는 수업 형태에 마스크 쓰고 같은 반 친구들끼리도 소통도 안 되다 보니까 새로 친구를 사귀는 게 많이 어렵습니다. 소통이라는 게 말로도 하지만 표정을 보면서 아 이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느껴가면서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마스크를 쓰고 있다 보니 그런 걸 파악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서로를 이해하는 게 더뎌지고 아예 말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아져요. 담임선생님조차도 제가 마스크를 벗으니까 누군지 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어요. (웃음)

이희: 푸른솔 금빛 라이딩 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해명: 금빛 라이딩은 처음부터 결성된 건 아니었고 5~7명 내외 청소년들이 모여 자전거를 타다가 갑자기 탄생하게 되었어요. 쓰레기도 줍고, 자전거도 타고, 활동 중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도 건네는 활동을 했어요. 그런데 신기했던 게 한 2주 동안인가 안 하다가 다시 했는데 마주친 시민 중 한 분이 ‘어 또 했네’하고 알아봐 준 거죠. 그게 제일 인상 깊었어요.

김기범: 환경정화 활동을 하다 보니까 라베니체 쪽 길이 깨끗해지긴 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일주일에 한 번만 해도 이렇게 깨끗해지는데 왜 진작 이런 활동을 안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살짝 후회스러웠어요.

이해명: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쓰레기통을 없애버렸는데 정작 사람들이 정자 같이 앉아서 쉬는 공간에 쓰레기를 버리는 거예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그냥 쓰레기통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김기범: 제가 유럽에 다녀왔을 때 보니까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아주 깔끔하게 설치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도 쓰레기통을 많이 만들고 관리를 주기적으로 잘 관리하면 휴식 공간에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해요.

 

이희: 청소년의 사회참여 활동이 요즘은 뜸한 거 같은데 코로나 때문인가요?

이해명: 고등학생에게는 이제 봉사시간 적립이나 이런 게 의무가 아니에요. 독서, 자율동아리, 봉사활동 이런 내용도 다 빠졌어요. 봉사활동이 차별이 될 수가 있다고 해서 그렇다고 들었어요. 자율동아리 활동도 그런 차원에서 다 빠져있고요.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게 수업 잘 듣고 그걸 바탕으로 한 학업 성적만으로 학생을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되었어요. 부모의 재력이나 사회적 위치에 따라 봉사활동의 내용에도 편차가 있어서 차별이 될 수 있다고 해 빠진 거죠. 봉사활동이 학생평가에서 인정이 안 되니까 할 필요가 없어진 상황이고 코로나 때문에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도 어렵고 하니 청소년들의 참여가 뜸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저희가 했던 금빛 라이딩 활동도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잠시 미뤘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와 보니 필요가 없다고 해 다시 재개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희: 코로나로 힘들어 하는 주변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김기범: 사람들을 못 만나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도 그동안 안 해본 것들이 더 많으니까 그런 쪽으로 좀 더 파보면 그나마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공부만 생각할 게 아니라 다양한 관심사를 갖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중학교 때에 아름다운재단 배분위원회, 경기꿈의학교, 금빛 라이딩,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들을 하면서 많이 놀아서 지금 후회는 없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그런 활동이 주는 경험의 가치를 느끼길 바랍니다.

이해명: 한편으로는 코로나 때문에 자기 시간이 많아졌거든요. 하루종일 컴퓨터와 나 이렇게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그동안 ‘아, 이런 것들이 부족했구나’ 생각하고 그렇게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조금 더 성숙해 졌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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