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목사의 자전적 에세이30

박영준 김포중앙교회 원로목사

어떤 젊은 화가가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며 원로 화가를 앞에 두고 푸념을 했다. “그림을 그리는 데는 3일밖에 안 걸리는데 이 그림 한 장 파는 데는 3년이나 걸렸어요.” 이 말을 듣고 있던 원로 화가가 이렇게 말했다. “생각을 바꿔보게. 자네가 3년 동안 진지하게 그림을 그려본다면 그 그림은 3일 안에 팔리게 될 걸세!”

 

맞는 이야기다. 우리는 준비하고 만드는 것을 얼렁뚱땅해낼 때가 많다. 그 후 열매를 거두는 데만 아등바등하면서 뛰어다닌다. 그러니까 열매를 쉽게 못 맺는다. 3년 동안 뛰어다녀도 ‘이거 하나밖에 못 맺었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준비하는 일, 작품을 만드는 일, 헌신하는 일에 3년을 매진하고 남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다면 남들 앞에 서게 될 때는 3일 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목회하면서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다. ‘더 많이 기도해야지, 더 많이 준비해서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증거해야지!’ 라고. 속사람을 올바로 다져 놓고 생명력이 더 충만하게 될 때, 언제나 난관을 극복하게 되고 동시에 자기 자신의 성장이 이뤄지는 것이고, 그래서 어쩌면 닥치는 불경기가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김포중앙교회에 부임하여 5년 만에 예배당 건축하면서 D. Min코스를 하였고 이어서 3년여 간 목회연구소에 다니면서 내 속사람을 다지면서 목회하는 동안 교회는 많은 성장을 보았다. 우리 교회가 그 당시 가장 급성장을 하였고 건축 부채가 있었어도 교육관 부지를 계속 마련하면서 교세를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언젠가 어느 관광지에 갔는데 연못 옆 가게에서 물고기 밥을 팔고 있었고 사람들이 그 물고기 밥을 다리 위에서 물에 뿌려 주니까 물고기들이 밥을 먹으러 바글바글 몰려오는데 이건 물 반 물고기 반이 아니라 물보다 고기가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때 생각했다. ‘먹을 만한 것이 있으니까 이렇게 모여드는구나!’ 나는 그때 성도들이 몰려오는 환상을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성도들이 모여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성경말씀을 묵상하는데 오병이어 기적의 기사였다. 광야에서 예수님께서 말씀을 증거하실 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광야는 사막으로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그런데도 거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앞에 놓고 예수님께서 기도하고 나누어 주었더니 장정만 5천 명이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다고 한다. 거기에 적어도 5천 명 이상이 모였다는 이야기다.

 

그 후로 내 머리 속에는 항상 이번 주일에는 무슨 말씀을 어떻게 전할까에 전심하게 되었다. 많은 성도들을 심방하는 일에 혼신을 빼앗기기보다는, 성도들을 관리하는 것은 부교역자들에게 맡기고 나는 훌륭하게 목회를 하신 분들은 어떻게 말씀 준비를 했고 어떤 내용을 어떻게 준비했는지에 대해서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고 책을 많이 읽으며 오로지 말씀 준비에 전심을 다했다. 부목사님들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당부했다.

 

우리 교회가 건축을 하던 1994년에 북변동과 감정동에 아파트가 건축되고 있었기에 교회는 그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추어 입당하도록 건축을 시작하였으나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교회당 건축이 6개월 정도 늦어졌다. 그런데 워터스 회사 안에 있는 임시예배처소로도 새 가족이 찾아왔고 새 예배당 입당 후에도 새 가족들이 계속 등록해 교회는 급성장하게 되었다. 그렇게 2~3년 계속 성장해 새로운 성도들이 어느 정도 정착되어갈 즈음 다시 사우지역에 아파트가 건축되어 입주하면서 교회는 계속해서 부흥하고 성장하게 되었다.

 

그렇게 성장하던 중 1997년에 건축 부채가 약 13억 정도 되었는데, 그해 말에 IMF(1997년 12월, 대한민국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국가 부도 사태를 면한 사건)의 경제 한파가 몰아쳐 한 달에 2천여 만 원의 이자가 지출되는 부담이 있어서 한편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때마다 새벽 강단에 올라가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서 교회당 건축을 하고 지금은 이만큼 부흥하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로 너무 힘이 듭니다. 하나님, 제게 더 큰 능력을 주시고 잘 감당할 수 있는 지혜를 주세요.”

 

새벽에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고 설교 준비에 최선을 다했으며 교회 내 중직자들에게 평신도 지도자 훈련을 시켜서 모든 성도들도 열심히 봉사하며 전도하게 했다. 다만 ‘우리 교회는 부흥하지 않으면 부도가 난다’는 일념에서 온 성도들이 전도하는 일에 전심을 다하도록 했고, 성도들은 나의 목회 방침을 잘 따라 주었다. 온 성도들은 정말 열심히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도하라’는 말씀을 사명으로 알고 열심히 감당해 그 어려운 형편 중에도 교회는 더욱 든든히 서 갔으니, 부족한 목회자를 믿고 따라주는 성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항상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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