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승

김포도시교통포럼 대표

교통안전공학박사

도시는 크게 환경·교통·주택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도시는 이 세 분야가 조화롭고 균형 있게 유지되면서 발전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도시는 주로 경부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발전되었고, 서울은 한강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 해 왔다. 

 지난 50여 년 전 설치되었던 한강 철책이 드디어 반세기 만인 내달 9 월 말부터 단계적으로 걷히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조성된다. 장기적으로는 생태습지와 체험공간으로 이루어지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김포는 한강을 따라 서울의 강남과 연결되는 최상의 한강 벨트를 구 축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한강 둔치의 자연공원도 생기고, 자전거도로를 이용하여 강남까지 갈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김포의 한강시대, GTX-D 강남 직 결과 5호선 연장. 우리나라의 어느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환상의 콤비네이션이다. 이러한 환상의 조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고 김포 시민 스스로가 선봉장이 되어 이끌고 나가야 한다.

김포의 현재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5호선 연장이 당장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김포골드라인이나 자가용으로의 출퇴근은 50만 김포 시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5호선 연장 사업은 지금 당장이라도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 향후 풍무 역세권 개발과 인하대 병원 유치 등 많은 도시계획 사업으로 김포 인구는 7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추세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토부는 5호선 김 포 연장을 4차 국가 철도망 계획에 추가 검토 사업으로 정해 놓고 “지자 체간 협의”를 선결 조건으로 내놓고 있다. 수도권의 어느 도시에는 철도 노선이 2호선, 4호선, 5호선, 6호선 등 4개나 되는 경우도 있다. 그 과정 이야 어찌되었든 2기 신도시인 김포 한강신도시에만 서울과 직결되는 중 전철이 없다는 것은 신도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국토부에 그 책임이 있다. 

최근 경인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서울지하철 5호선의 인천 검단과 경기 김포 연장사업 추가를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천시와 김포시, 서울시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5호선 연장사업 관련 첫 회의에서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남쪽 지역을 경유하는 노선을 제시하였다. 인천시 희망대로 노선이 확정될 경우 검단신도시뿐 아니라 인천 서구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반면 김포시는 검단신도시 북쪽 지역을 경유하는 노선을 희망하고 있다. 이 지역이 김포 중심지와 가까워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 주민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5호선은 김포골드라인이 김포의 핵심부를 두루 통과하기 때문에 어차피 노선을 사업성 강화 차원에서 검토해야 하므로 인천시와 김포시는 빠른 시일 안에 상호 조금씩 양보하여 절충안을 내고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천시와 김포시의 절충안이 빨리 나올 수 있어야 서울시와의 협의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출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서울시는 5호선 종점 인 방화역의 차량기지와 인근에 위치한 건설폐기처리장의 이전을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 자체간 합의 없이는 5호선 연장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추가 논의 자리를 마련해 지차체들의 입장을 조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서울시에서 주장하는 건폐장 이전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김포는 지금 이전의 김포가 아니다. 살기 좋은 도시로 소문나고 자연환경이 좋은 생태 도시다. 5호선 연장과 관련하여 건폐장을 억지로 떠넘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 5호선 연장과 전혀 관련이 없는 서울시의 님비 현상 이라고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더욱 이 건폐장은 공공부문이 아니고 사적 부문이다. 원초적으로 사기업에서 이윤을 추구하기 위하여 만든 개인사업장이다. 서울시에서는 처음부터 서울시민의 환경 보호 차원에서 이러한 환경 유해시설을 인가하지 말았어야 했다. 서울 시민은 유해 환경에서 보호되어야 하고 김포 시민은 유해시설을 받고 후대에까지 물려주라는 것인가? 서울시가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건폐장 문제를 5호선 연장과 관련하여 연계 시키는것은 지극히 온당치 않은 일이며,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에서도 자기모순과의 괴리, 이기적인 자가당착에 빠져 있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시 자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은 건폐장과 관련없이 5호선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서울시의회가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김포에 건폐장이 들어오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위대한 김포정신으로 막아 내어야 한다. 설령 5호선이 연장되지 않는다 해도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도시광역권교통위원회와 김포시 자체에서의 김포골드라인 차량 및 공공버스 단계적 증차 등 GTX-D 노선이 들어 올 때까지 김포 시민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5 호선 연장과 건폐장을 바꾸는 순간 살아 숨쉬는 생명도시 김포에 영원히 복구할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뿐 아니라 김포의 현재와 미래, 모든 가치를 포기하는 것과 동일한 일 이다. 

국토부에서는 지자체간 협의를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설득과 중재 과정을 거쳐 지자체간 협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서부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복지라는 기본적인 권리는 국가에서 국민 모두에게 차별 없이 균형 있게 보장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또 다시 집값 까지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정부에서는 서둘러 공급정책인 대규모 택지 공급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혹여나 서부권의 주요 거점도시인 김포에 더 이상의 신규택지 공급이 이루어진다면 현실적인 교통대책 없이 현재의 교통문제를 가중시켜 50만 김포 시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일이 된다.

김포 시민들은 이를 쉽게 수용할 수 없다. 이러한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김포는 수도권의 최후 보루로 남기고, 5호선 연장 이후에나 신규 택지 공급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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