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우 김포시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장

일자리 외 즐길 수 있는 문화 필요... ‘청년페스티벌’ 논의

청년창업, 자금 지원보다 전문성 키우는 인큐베이팅 원해

지난 3월 김포시청년정책네트워크 2기가 출범했다. 2019년 처음 결성된 이 기구는 김포시의 청년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청년 과제를 발굴해 정책을 제안하는 등 시와 지역청년을 잇는 공식적인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다양한 분야 30여 지역 청년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정책과 시책 개발·제안을 통해 청년이 능동적으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2기 김포시청년정책네트워크 윤선우(26) 위원장을 만나 김포 청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Q. 어떻게 청년정책네트워크와 인연을 맺게 됐는가?

A. 1기 때 SNS를 통해 모집공고를 보고 해보면 좋을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었다. 분과장을 맡았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활동이 저조해 아쉬움이 많았다. 1기 때 지역 청년들을 만나면서 청년을 위한 정책의 필요성을 절감했는데 제안으로 이어지지 못해 안타까웠다. 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꼭 제안해야겠다는 마음으로 2기에 참여했다. 30명 위원단들에 의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A. 통진읍 달뫼마을 마을공동체사업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공동재배작물인 노란콩을 이용해 장을 담고 항아리째 1년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마을에서 콩을 수매하고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장을 담그는 마을기업으로 9년째 이어오고 있다. 서울시민들이 주 고객이다. 올해 경기도 공모사업을 통해 두유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준비 중이다. 김포에서 나고 자랐다. 스무살에 서울 소재 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했는데 비전을 찾을 수 없어 1학기 만에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때를 제외하고 김포에서만 생활했다.

 

Q. 청년정책네트워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A. 청년정책네트워크는 위원이 30명, 임원이 7명이다. 경제, 소통, 주거, 진로, 문화 다섯 분과로 나눠 활동하는데 분과별로 회의를 해나가고 한 달에 한 번 전체 모임을 갖는다. 주로 청년공간 창공을 이용한다. 그런데 현재 코로나19 방역 4단계인 관계로 온라인으로만 소통하고 있다. 각 분과별로 정책사업을 논의하는 탓에 다른 분과원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 같아 공동과제를 정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1년 동안 찾고, 회의하고, 논의한 결과를 성과보고 때 정책으로 발표하게 된다.

 

Q. 각 분과에서 정책 제안을 위해 논의하고 있는 사안은 무엇인가?

A. 소통분과에서는 우선 청년정책네트워크를 보다 많은 청년들에게 알리기 위해 SNS를 통한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청년이슈’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진로분과에서는 청년들이 학운리산단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함께 논의하고 있다. 김포상공회의소와 협력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2021년 청년정책공모전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위한 산업단지 연계정책 고안’으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다섯 분과가 함께 논의하고 있는 사안은 ‘청년페스티벌’이다. 김포에 청년이 많이 유입됐는데 막상 즐길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이전에 공모전을 통해 아이디어가 나와 예산까지 세운 안이지만 코로나19로 실행되지 못했다. 페스티벌이 진행되면 경제분과는 소상공인 푸드트럭, 상품기획전 등을 계획할 수 있고, 주거분과는 부스를 마련해 주거 관련 청년 설문을 할 수 있다. 문화분과는 공연팀 섭외에서부터 대회를 통해 문화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 12월까지 계속 논의를 발전시켜 기획서로 제안할 예정이다.

 

Q. 시가 청년 조례를 제정하고 사우·구래 청년지원센터를 개소하는 등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책을 체감하는가?

A. 청년을 위해 조례를 제정하는 등 시에서 여러 면에서 애써주셔서 감사하다. 그런데 정책이 결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현재를 반영하는 정책이 되지 못하기도 한다. 청년들이 살아가면서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김포에서 직장을 다니기 위해 오피스텔 등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임대수수료 지원 같은 정책이 청년 유입에도 도움이 되고 좋을 것 같다.

정책이 너무 일자리 쪽으로만 치우치는 것도 아쉽다. 우리가 만나본 청년들은 김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을 ‘문화’로 들고 있다. 문화시설이 적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공연과 전시 공간이 많아져 외부에서 들어오는 문화행사를 진행하면 굳이 김포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지 않겠나. 신도시와 사우동 등에 그런 공간이 많아졌으면 한다.

올해부터 경기도일자리재단 주선으로 고양시와 의정부시의 청년모임과 북부권 모임을 결성해 서로의 정책을 비교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청년지원센터가 한 곳뿐인데 김포에는 사우와 구래 두 곳이나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런데 두 곳 모두 취업 관련 프로그램이 주가 된다. 센터를 가면 주로 공부하는 사람들로 조용해 스터디 카페 같은 느낌을 준다. 아무리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도 좀 아닌 것 같다.

공부는 도서관에서 하는 거고 센터는 청년들이 만나 정보를 나누고 끼를 발산하고 교류하는 활기 넘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문화 프로그램이 더 많아져 청년들이 더 모일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우리 세대는 ‘워라밸’이 중요한 세대인 만큼 취미나, 문화에 대한 갈증이 있고 그를 해소하는 데 시간과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 두 센터를 한 곳은 취업 관련, 한 곳은 문화 관련으로 특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Q. 최근 창업하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정책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A. 직장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는 게 대부분이다. 그렇게 지원받아 창업을 해도 본인이 전문성을 갖지 못하면 몇 개월 못 가 실패하고 만다. 어른들은 ‘젊을 때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말하지만 지금 20대는 사회적인 여건상 ‘넘어지면 다시 못 일어난다’란 생각이 가득하다. 무조건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는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넘어졌을 때 덜 다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을 통한 사업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 자기 힘을 키울 수 있는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얼마 전 시에서 스펙응시료 지원을 결정하고 청년들의 토익 등 영어시험과 한국사시험 응시료를 연 1회 지원해주게 됐다. 취준생에게 필요한 부분이라 반가운 일이었지만 좀 아쉽기도 했다. 응시료가 어학과 인문학에만 한정돼 있어서다. 기술 관련 자격증 응시료도 지원됐다면 더 많은 청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기준을 잡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이런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저희와 한번 의견을 나눴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청년정책이 일자리경제과 청년정책팀 소속이다 보니 정책이 일자리에 치우치는 면이 없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청년들은 문화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 일자리, 경제 외에도 관심 갖는 부분이 다양하기도 하다. 청년 관련 사항을 담당관 조직하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지자체도 있다. 시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주시고 청년정책팀이 더 커져서 다양한 분야가 모색됐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