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김포 ‘나진평야’는 어떤 곳인가

김포시의 원도심과 김포한강신도시 사이에 면한 저평(低平)한 곳이 나진평야. 평야의 면적은 대략 150만 평. 여기를 나진포천과 계양천의 소하천이 합류하여 한강 하구로 유입한다. ‘김포대수로’라는 인공 농수로가 넓은 평야지대를 흐른다. 나진평야는 도시관리계획상 생산녹지의 토지이용 규제를 받는 벼농사의 곡창지대다.

 

서울에서 강화로 가는 48번 국도, 8차선의 김포대로가 나진평야의 벌판을 관통해 지나간다. 이 국도를 경계로 동편의 나진평야는 한강 수변까지 지세가 저평한 평탄면, 서편의 평야지대는 100m 내외의 야산의 잔구(殘丘)가 점철하는 지형 지세를 이룬다. 나진평야는 김포시의 가장 요충지인 시가화지역 한복판에 있다( tip. 네이버맵 위성지도 클릭). 크고 작은 고층 건물 群의 아파트단지들이 나진평야의 들녘을 병풍같이 에워싸고 있다(tip. 카카오맵 3D스카이뷰 위성지도 클릭 참조).

 

김포시 관내 어느 곳보다도 양호한 교통의 요지다. 48번 국도와 지방도로가 교차하는 격자형 도로망, 김포 지하경전철 도시철도망, 접근성이 양호한 공항터미널 (국내선 김포공항, 국제선 인천공항) 등 도로, 철도, 항공 이른바 3중 교통망과의 최적 입지여건을 갖춘 곳. 워터프론트 시대 한강 뱃길의 수로교통이 기대된다.

 

김포의 중심 도시 공간에 거대한 녹색 ‘나진평야’가 있다는 것 자체가 김포의 큰 축복이다! 김포의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큰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 도시개발압력 앞에 김포의 ‘나진평야’ 운명은?

인구 50만 시대를 넘어 100만 도시를 준비하고 있는 김포시는 주거용지와 도시기반 시설(학교, 공원, 길, 상가) 등의 확충을 위해 도시개발압력을 크게 받게 될 것이다.

 

이미, 걸포동 200번지 일원의 나진평야 8만 평을 용도변경해 아파트와 주상복합, 소위 융복합도시라는 3개 동의 아파트 단지가 건설 완료(2019년, 4천 세대분 최고 층수는 45층)되었다. 나진평야의 속살을 잠식해 들어간 것이다(tip. 네이버맵 위성지도 한강메트로자이 1, 2, 3 아파트단지 참조). 김포시는 걸포동 57-1번지 일원의 25만 평을 ‘걸포4지구 도시개발사업’ 예정지로 고시했다. 고지(告知) 일정대로라면 2021년 8월 경기도로부터 개발계획 사업승인 예정, 2022년 8월 실시계획 인가, 2023년 3월 공사착공, 2026년 공사준공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48번 국도 동편 쪽 나진평야의 들녘 전역이 한강신도시와 김포원도심권을 연결하는 신시가지(新市街地)로 탈바꿈하게 될 것은 시간문제다. 나는 나진평야가 이른바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인한 소멸을 원치 않는다. 나진평야의 원형 그대로가 친환경적 자연·생태공간을 유지하며 김포시민 누구에게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녹색공간으로 살아남기를 바란다.

 

▣ 미래가치 창조를 위한 ‘나진평야’ 개발계획

어느 저명 저널리스트는 “지리는 힘이다. 지리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고 했다. 은유적 표현일 게다. 나는 지리(학)을 業(업)으로 한 사람의 입장에서 “지리는 힘이다” 란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일찍이 1858년 뉴욕 센트럴 파크 설계 공모에서 ‘잔디밭 계획’이 당선됐다. 뉴욕시 맨하튼 중심부 700에이커(88만 평) 직사각형의 땅이 뉴욕커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공원이 되었다. 공원 완성까지는 20년이 넘게 걸렸다. 지금 뉴요커들은 일상(日常)에서 센트럴 파크의 녹지대와 숲, 호수, 산책로를 즐긴다. 공원 내 보트하우스 카페에서는 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즐긴다.

 

공원 탄생 이후 1988년 루돌프 줄리아나 시장 시절, 뉴욕시와 민간기구인 센트럴 파크 보존위원회 등이 공원 관리를 위해 협약을 맺어 본격적인 민관협력이 가능해졌다. 민관이 운영하는 각종 축제와 행사가 열린다. 여기엔 뉴욕의 모든 것이 동원된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링컨센터 재즈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새벽의 자전거 경주에서부터 저녁에 잔디밭에서 열리는 콘서트까지 행사가 줄을 잇는다. 그리고 뉴욕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불빛 쇼가 열린다 (동아일보, 2003년 5월 16일자 기사에서 발췌. “삶에 지친 뉴요커, 센트럴 파크여 영원하라!”).

 

나는, 뉴요커들이 뉴욕시 마천루 빌딩에 에워싸인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듯이, 김포시민이 도시 숲속 ‘나진평야’의 들녘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발되기를 바란다. 시당국이 추진 중인 나진평야 일원의 도시개발사업계획의 고지(告知)에 대한 역발상 차원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 나진평야 프로젝트: 도시계획의 기본 구상과 전략

김포시 도심 속의 고층 건물 群(군) 아파트단지 확산을 방지하고, ‘나진평야’의 거대한 친환경적 자연·생태·녹지 공간을 유지하며, ‘나진평야’의 입지적 특성을 고려한 도시개발사업의 정책 비젼과 전략을 제시하는, 그리고 ‘나진평야’를 매개지(媒介地)로 한 김포의 미래 가치를 배가하기 위한 도시계획이어야 한다.

 

계획의 주된 목표는, ①나진평야 일대의 대단위 공원 개발을 통해 김포시의 항구적 발전 시너지 효과창출, ②김포시 지역경제의 경쟁력 강화, ③김포시의 문화·관광 특화 산업의 고도화를 구축하는 데 있다.

 

▣ 나진평야 공원 계획의 디자인 콘텐츠

지구단위 도시계획 기법에 근거하여 나진평야(150만 평) 전 지역을 크게 네 개 구역으로 나눈다. 48번 국도 양쪽 편에 대단위 테마파크 주제공원을 설정하여 일체의 나진평야를 거대한 김포의 중심 공원지구로 조성한다(가칭, 김포-중앙 문화·관광 공원).

 

제①구역. 잔디 휴식공원 : 한강신도시와 이웃한 15만 평 규모의 잔디밭을 조성하여 문화예술, 음악, 공연 등 시민의 휴식장소 제공(뉴욕 센트럴 파크 잔디공원 벤치마크:뉴욕시 맨하탄 중심부 동서 800m 남북 4km 직사각형 모양의 도시공원. 공원에는 산책로, 호수, 연못, 분수 등등. 걸어서 다니는 데 2시간 이상. 사시사철 다른 매력이 다가오는 공원. 민·관 협동 비영리단체 센트럴 파크 관리위원회에서 운영).

 

제②구역. 다목적 스포츠 아레나 운동공원 : 나진포천 위쪽에 면한 20만 평 규모의 운동시설을 설치하여 시민의 생활체육 향상을 위한 레포츠 장소 제공. 메인 스타디움을 비롯한 테니스장, 농구코트, 보조운동장, 풋살장, 족구장, 나진포천 변의 옥외 노천 풀장, 아이스링크, 썰매장, 카누, 조정 등 종합 레포츠 인프라 구축.

 

제③구역. 수목원·꽃밭 산책공원 : 48번 국도의 동편, 김포가도에 인접한 10만 평 규모의 대단위 화목 꽃길 정원을 조성하여 시민의 나들이, 꽃의 축제 장소 제공(네덜란드 쿠켄호프 공원 벤치마크 : 암스테르담 근교 남쪽 30km 지점의 작은 도시 리세에 위치. 공원 부지 10만 평. 꽃과 잔디밭 산책로의 조각작품. 수로와 연못에 노니는 백조. 튤립축제 매년 3월 말부터 5월 중순 공원개장 8주 동안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찾는 관광객 백만 명 육박, 입장료 수입만 100억 원, 관광객의 쇼핑과 식당 등 철저한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공원).

 

제④구역. 화훼 산업 생산 단지 농장공원: 48번 국도 서편에 접한 50만 평 규모의 나진평야에 화훼산업을 위한 화훼농원 인프라 구축. 화훼 농법의 생산, 가공, 유통, 생화 해외 수출단지, 영농기술교육 및 체험학습장, 관광코스 화훼마을 전원형 농가 등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화훼의 융복합 4차산업을 선도하는 테마파크 공원 조성. 공원 내 쇼핑, 식당, 기타 부대시설을 이용한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공원.

 

▣ ‘나진평야’ 공원 개발계획과 2035년 김포 도시기본계획(안)

나는, 김포시가 ‘도시개발사업 예정지’로 고지한 나진평야를 ‘테마파크 체험관광 공원지구’로 개발할 것을 천명한다. 나진평야 개발사업은 어느 한 자치구나 지자체의 몫이 아니다. 상위 기구인 경기도와 협력하여 계획과 집행을 추진할 과제다. 김포시민의 찬·반 여론 수렴 또한 중요하다.

 

나는, 나진평야를 ‘특별 도시개발지구’로 고시하여 김포시 도시기본계획(2020-2035년) 기간 안에 관민 협업의 시정(市政) 차원에서 다목적 공원 조성을 위한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김포시청 본관 옥상에는 ‘김포의 가치를 두배로’라는 가설판(架設板)이 설치돼 있다. 이는 ‘평화, 문화, 생태, 관광’을 콘셉트로 하는 김포시의 관광산업 도시 만들기와 시정 목표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근거리 여행과 레저 등 체험을 중시하는 관광 트렌드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의 생활패턴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게 될 시대적 흐름이다. 앞으로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관광산업’은 김포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버팀목이 될 것이다.

 

김포시 의회의 박우식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김포와 인접한 강화군을 찾는 연간 관광객은 약 500만 명으로 추정된다”며 “김포는 서울·인천·일산·부천 등 인근 메가시티와의 접근성이 강화 보다 우월해 관광 산업 전략을 제대로 세워 실천하면 김포가 관광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나진평야는 그 자체가 거대한 공원이니 거대한 조형물(造形物)의 랜드마크가 필요없지 않은가. 뉴욕 맨하탄 센트럴 파크의 공원 역사의 기록을 귀감 삼아 ‘나진평야’를 역사적 공원(지구)으로 만들어 보자! 그래서 김포시가 세계 속의 관광 산업 메카가 되도록!

 

나는 김포로 이사 와서 20년 넘게 살았다. 그동안 역대 민선직 시장을 거치면서 김포시의 도시계획 위원으로 자문을 하기도 했다. 이제 나의 소망은 나진평야 들녘이 김포 시민 누구에게나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생명의 오아시스 같은 공간, 그리고 누구나 와서 즐기는 관광의 메카로서 실현되는 것이다. 내 꿈을 그려 본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