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우리동네⑨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내 삶은 내가 갈게 네 삶은 네가 살아>, 옥영경, 한울림

제목부터 매력이 넘치는 이 책은, 내가 아이를 키우다 힘이 들 때마다 들춰보는 책 중에 하나다. 육아서는 아니지만 육아에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곳곳에 담겨있는 이 책의 저자는 산골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 아이는 열여섯까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산골에서 지내다 열일곱에 제도권 학교를 들어가 원하는 학과에 진학했다. 사실 ‘홈스쿨링’이라고 할 수도 없는 말 그대로 ‘언스쿨링’을 하며 자라온 이 아이의 발자취가 나에겐 굉장한 영감이었다.

엄마는 엄마대로 너무나도 바쁜 삶을 살아내야 했고, 그와 동시에 아이는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냈다. 원하는 시간에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하고 싶은 활동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며... 딱 내가 바라던 삶이었다.

‘좋은 세상을 원하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이는 그 곁에서 좋은 어른을 보면서 배우고 자란다.’

아이를 잘 키우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 아이 교육에 대해서라면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우리나라의 부모들이 아닌가. 나도 아이가 어릴 적엔 이 책, 저 책 닥치는 대로 육아서를 참 많이도 읽었었다. 그 많은 육아서를 읽으며 알게 된 사실은 아이를 잘 키우는 법, 잘 교육시키는 법이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교육은 결국 부모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관을 담는 일이라고.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그저 나는 내 삶을 잘 살아내고, 나의 가치관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사유하며, 끝까지 내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빈둥거리는 시간의 힘을 믿는 편이다. 아이들도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고, 그런 시간이 충분히 쌓여야 자기만의 세계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리라. 과도한 교육이 그런 시간을 잡아먹고 있는 요즘이다. 저자의 생각처럼, 가르치기보다 안 가르치기 혹은 덜 가르치기, 그리하여 제 길을 가도록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부모의 역할은 충분할 것이다.

가끔 나도 모르게 내 아이에게 나의 욕심이 조금이라도 나올 것 같으면 이 책을 집어 든다. 그리고 아이가 자기를 둘러싼 세상과 충분히 만나며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조금 천천히 가도 된다는 저자의 말이 절실히 와닿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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