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풍수 & 관상 이야기-26

강충구 

정통풍수지리학회 회장

인상상담사

그는 참으로 반듯한 청년이다. KT에 다녔으니 직장도 훌륭하고 성실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맞선을 보면 빈번하게 퇴짜를 맞았다. 필자도 이 청년을 지인에게 소개해준 적이 있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 이 청년의 흠은 딱 한 가지다. 목소리가 영락없는 여자 음성이다. 사람들이 얼굴 안 보고 들으면 깜박 속아 넘어갈 정도다. 나중에 다행히 맞는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생활을 원만하게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나중이 문제였다. 세월이 흘러서 그 청년은 좋은 직장을 사표 내고 다단계 사업에 빠져 몰락의 길을 갔으며 가정도 파탄이 났다고 한다. 남성이 여성의 목소리가 나면 운명이 안 좋다고 배웠는데 그 장면을 현실에서 실제 상황으로 보니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지금도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번 호에서는 사람의 목소리와 운명의 관계를 알아보겠다. 관상학에서는 논성(論聲), 즉 소리에 대해서 논한다고 한다(인용, <마이상법정해>, 전용원 著). 목소리는 사람의 스케일과 관계가 있으며 종(鐘)이나 북의 울림과 같다고 한다. 그 사람의 그릇이 크면 목소리가 웅장하고, 그릇이 작으면 음성의 울림도 짧다. 우리가 낯선 사람과 첫 대면을 할 때 상대 목소리에 기(氣)가 살아있고 우렁차면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간다고 하지 않는가. 필자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실제로 체구는 왜소한데 목소리는 위엄(威嚴)이 있어서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 있는 사람을 가끔 본 적이 있다.

 

고전을 보면 신(神)이 맑으면 기(氣)가 온화하고 기가 온화하면 음성이 윤택하고 원만하다고 한다. 반면에 신(神)이 탁하고 기(氣)가 부족하면 음성이 초조하고 급하며, 가볍고 우는 듯하다고 한다. 조선 시대 용비어천가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고...’ 라는 내용이 나온다. 사람의 목소리 역시 뿌리가 깊어야 밖으로 나타나는 것이 중후(重厚)하고 뿌리가 얕으면 밖으로 드러나는 것도 가벼울 것이다.

 

귀(貴)한 사람의 음성은 단전(丹田)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몸의 단전은 음성의 근원이며 혀끝은 음성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도가(道家)에서는 단전수련을 매우 중요시한다. 우리가 노래방에서 고음(高音)을 낼 때 단전에 힘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음성은 맑고 원만하며 굳건하고 밝아야 한다. 클 때는 큰 종이 울리는 듯 힘차고 여운이 있고 북이 울리듯 진동한다. 정치의 계절을 맞이해 이번에 출전(出戰)하는 여야 대선 후보 중 위 경우에 딱 들어맞는 후보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다음은 귀인(貴人)의 상(相)에 해당하는 목소리를 알아보자. 작을 때는 옥수(玉水)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거문고가 곡을 연주하듯 그 음색이 순수하고 뒤에 진동이 있고 말소리 뒤에 길게 응(應)하는 소리가 있다. 이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속되게 말하면 상대를 우선 한 수 잡고 들어간다. 반면에 소인배의 말소리는 혀끝에서 나와 짧고 급박하며,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 이런 목소리를 급하게 말하면 울음소리 같고, 느리게 말하면 떨리고, 목소리가 깊으면 막히고, 얕으면 메마르고 커진다. 크면 흩어지고, 흩어지면 당연히 깨지며 경중의 균형이 맡지 않는다. 필자도 상대와 대화할 때 그런 깨진 목소리 같은 소리를 들은 경험이 있다.

 

서문에서 예를 든 경우를 알아보자. 남자가 여자의 음성이면 일단 듣기가 거북하다. 이런 경우는 고독하고 빈천하다. 반대로 여자가 남자의 음성이면 방해(妨害)가 있고 몸이 큰데 음성이 작으면 당연히 조화가 맞지 않고 흉하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천(賤)한 상이라고 한다. 처음은 느리고 갈수록 빨라지거나 처음에는 급하다가 뒤로 갈수록 늘어지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듣기에도 조화가 맞지 않을 것이다.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숨이 차서 말을 맺지 못하거나 마음속으로 할 말은 아직 남았는데 안색이 먼저 변하는 것 모두 천한 상이다.

 

음성이 가볍다면 일을 결단하는 데 무능하다. 음성이 깨어진 듯하면 일을 이루지 못하고 음성이 탁한 사람은 운을 도모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음성이 맑고 차갑기가 연못으로 흐르는 물 같으면 귀하고, 음성이 맑고 밝으며 스스로 느끼기에 마치 항아리에서 울리는 듯한 자는 오복을 모두 갖춘 사람이다. 음성은 형체는 없지만 기(氣)에 기탁하여 나온다고 한다. 몸이 작으나 음성이 웅장(雄壯)하면 높은 벼슬을 하고, 덩치는 큰데 음성이 작으면 수명이 짧다고 한다. 음성이 마치 깨진 징과 같으면 재산이 모두 사라진다. 음성이 불(火)과 같이 건조하면 분주하게 세파에 시달리게 된다. 남자의 음성이 여자 같으면 가정과 재산을 파(破)하고 여자의 음성이 남자 같으면 남편의 위치가 평안하지 않다.

 

이번 호의 결론이다. 관상에서 얼굴 외형(觀相)이나 언상(言相), 심상(心相)도 중요하지만 목소리(聲相)도 우리 운명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목소리도 남자는 남자답고 여자는 여성다워야 만사형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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