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번째, <난쟁이 무크>

박수영 딥인더북 독서모임 회원

난쟁이 아들이 부끄러워 남들 눈에 띄지 않게 몰래 키운 무크의 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열여섯 살인 무크는 집 안에서만 자랐기 때문에 세상 물정 모르고 친척들에게 집마저 뺏기고 혼자가 된다. 인정 없는 친척들은 무크에게 말한다. “넓은 세상에 나가 행운을 찾아봐라!”

도시로 나온 무크는 어떤 부인의 고양이를 돌봐주며 일을 하게 되었는데 부인이 없을 때 난장판을 해 놓는 고양이들 때문에 부인에게 오해를 사고 무크는 그동안 받지 못한 월급을 받아낼 생각으로 슬리퍼와 지팡이를 훔쳐 달아난다. 그렇게 큰 신발이라면 사람들이 자신을 어른으로 대접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나간 무크는 깜짝 놀라게 된다. 슬리퍼는 매우 빠른 발걸음을 걸을 수 있게 해 주는 마법의 슬리퍼였다. 그리고 지팡이는 금이 묻힌 곳을 알려주는 지팡이였다.

그 길로 무크는 궁궐에 들어가 임금님의 중요한 심부름을 수행하게 된다. 신하들은 그런 무크를 미워한다. 자신을 미워하는 신하들에게 금을 나누어 주면 자신을 좋아하게 될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무크는 신하들에게 금을 나누어 준다. 신하들은 임금님에게 무크가 임금의 보물 창고에서 금화를 훔쳤다고 말하고 무크는 궁궐에서 쫓겨난다.

궁궐에서 나온 무크는 마법의 무화과를 발견하게 되고 그 무화과로 임금과 신하들에게 복수를 하고 뺏겼던 슬리퍼와 지팡이를 되찾아 온다. 무크는 그간의 경험들을 통해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산다는 이야기이다.

인간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들을 토대로 성장한다. 그런데 무크는 외모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었고 열여섯 살이 되도록 어린아이 같을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무크에게 눈 씻고 찾아봐도 세상에 없을 ‘행운’이란 것을 한 번 찾아보라는 식의 말에 무크는 길을 나서고 우여곡절을 겪는다.

좋은 의도로 했던 일들이 나쁜 결과로 돌아온 경험을 통해 무크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잘해 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잘하려고 했던 일들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구나’, ‘사람들의 마음이 다 내 마음 같지는 않구나’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이것을 깨달았다면 그 인생은 성공이다.

다 내 맘 같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다. 왜냐하면 나와 타인이 다르다는 것을 수용할 때에 나를 알게 되고 타인의 삶에 ‘참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크의 인생에서 특별한 슬리퍼와 지팡이는 분명 행운이었다. 그러나 궁궐을 나오며 맛본 쓰디쓴 인생의 경험은 다시 찾아온 기회를 또다시 행운으로 여기며 자신의 행운을 행복으로 만들었다.

우리의 삶에서 알게 모르게 찾아오는 행운을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찾는다면 무크의 친척들이 말한 허황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크는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지혜를 발휘해 완벽하게 자신의 행복으로 만들었다.

밤새 별일 없이 눈을 떠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것, 아이들과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 가끔 짜증도 나지만 집안일을 할 수 있는 것, 잠시라도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 사람들을 만나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내가 만든 행복이고 오늘의 행운이다. 행운은 가깝고도 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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