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파초 박정미 영양선생님

우리 학생들,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교급식 만족도 및 기호도 설문조사」에 참여해 본 적이 있지요? 우리 학생들은 학교급식에 만족하는 편인가요? 불만족하는 편인가요? 학교급식은 우리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대한 학생들에게 맞는 급식을 제공하고자 설문조사도 실시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모든 것들이 조심스러워서 쉽지는 않습니다만 다시 정상 등교가 되고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게 되면 좀 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고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급식 설문조사에서 ‘음식의 간’에 대한 것은 빠지지 않고 꼭 들어가는 항목입니다. 학교급식은 호불호가 갈리는 경향이 뚜렷한 것 같습니다. 어떤 친구들에게는 급식이 싱겁다고 하고, 짜다고 하는 친구도 일부 있고, 대다수는 적당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체로 싱겁다고 하는 친구들이 급식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우리 학생들이 먹기에 학교급식 음식의 간은 적당한가요?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WHO 권고사항보다 2배나 많다고 합니다. 한식의 특성상 국, 찌개, 절임식품(김치, 젓갈 등)을 즐겨 먹는 식문화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싱겁게 먹는 것은 중요하다 생각되어 우리 학교에서도 나트륨 줄이기 수업을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국 간을 하지 않은 콩나물국을 끓여서 소금 간은 우리 학생들이 해보게 한 후 염도계로 측정을 하게 했는데 대체로 싱겁게 먹는 학생들이 학교급식에 만족하는 비율이 높았던 기억이 납니다. 편식이 심하고, 학교급식이 맛이 없다고 하는 학생들이 대체로 짜게 먹는 경향을 보여 선생님도 놀랐었습니다.

사람의 뇌에는 ‘소금의 길’이 있다고 합니다. 각자의 뇌에 있는 그 ‘소금의 길’이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으로 길들여져 있는 사람은 계속 짜게 먹게 되고 갈수록 짠맛의 강도가 세지며, 싱거우면 맛이 없게 느끼게 됩니다. 입맛이 싱겁게 길들여진 사람은 계속 싱겁게 먹도록 되니 우리 뇌에 있는 소금의 길을 싱겁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소금 알고 먹으면 병 없이 산다> 손숙미 저)

학교급식에서는 나트륨 줄이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국의 염도는 대략 0.5~0.7%(유, 초, 중, 고 특성상 조금 차이 남)의 낮은 염도로 제공하도록 많은 학교에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즐겨 먹는 라면 또는 음식점의 찌개류는 1.0%~1.5%까지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외식과 인스턴트, 가공식품 등의 섭취를 자주 하면 가정에서 식사할 때보다 더 짜게 먹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학교에서 어떤 날은 음식이 좀 짜게 되는 날이 있긴 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아무리 철저히 해도 간혹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짜서 못 먹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하는데 대체적으로 아주 심하게 짜지 않다면 급식이 조금 짜게 조리된 날 더 맛있게 잘 먹는 것을 보게 됩니다.

교육부에서는 학생 건강을 위해 나트륨 줄이기를 하도록 지침을 내려주는데 정작 급식을 먹는 우리 학생들의 입맛은 짜게 길들여져 있으니 학교급식 담당자로서 답답하고 힘들 때가 아주 많습니다. 또 학교급식에서는 당류 줄이기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청소년 시기에 당분 섭취가 많을 경우 성인이 된 후 기억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 대학과 남 캘리포니아대학 공동 연구진의 「설탕 섭취와 뇌의 해마 기억능력의 상관성을 분석한 연구」 중)

선생님이 예전에 제과제빵을 배워본 적이 있습니다. 케이크, 쿠키 만들기를 했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설탕량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밀가루 양의 1/3~1/2 정도의 설탕이 들어가더라고요. 그 이후 쿠키와 케이크 섭취를 잘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학교급식에서는 기름 섭취량 및 사용량을 줄이기 위하여 돈가스, 생선가스 등을 만들 때 오븐기에 구워서 제공하는 등의 방법도 고안하고 있습니다. 기름도 학교급식 예산 범위 안에서 좋은 양질의 기름을 사용하고자 노력합니다. 되도록 화학적 정제유 사용량을 줄이고 자연 압착식의 방식으로 추출한 식용유를 사용하도록 하고 튀김을 하게 될 때는 매일 새 기름에 튀겨서 제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급식에서는 이렇게 나트륨 줄이기, 당류 줄이기, 지방 줄이기를 위해 노력하지만 올려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만족도를 올려야 합니다. 사실 우리 학생들의 입맛은 외식에 많이 길들여져 있는데 짠맛, 단맛, 기름진 맛을 줄이고 어떻게 만족도를 올려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각 학교에 있는 영양 선생님들은 매일 급식 운영을 하며 하게 됩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조금 염도를 낮추고, 단맛을 줄이면 우리 학생들이 먹지 않고 잔반통에 가져다 버리게 되는 것을 보게 되니까요~

곤드레 나물밥과 강된장 나물 비빔밥을 제공 한 날 국을 끓이지 않고 음료수를 제공한 급식 사진
학교급식에서 실시하는 <국 없는 날>은 나트륨 줄이기의 일환으로 실시한다. 비빔밥 등 일품류가 제공될 경우 우리 학생들의 기호도 향상과 나트륨 섭취량 줄이기를 위해 음료수를 제공하면 잔반량도 줄어들고 만족도도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된다. 학교 급식비 예산 범위 안에서 액상과당, 합성 착향료, 합성 착색료 등의 식품첨가물이 적은 제품을 엄선하여 제공하도록 노력한다.

 

손님들의 건강을 고려한 건전한 음식점도 물론 있습니만 요즘 외식을 하며 대체로 맛있다고 하는 맛집은 달고, 짜고, 좀 자극적인 맛이 나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보고 학교급식 레시피를 작성해 보면 음식점에서 먹는 그 맛을 저는 낼 수가 없더라고요. 건강을 생각해야 하니 간장과 소금양을 자꾸 줄이게 되고, 설탕 사용량도 줄이고, 기름 사용량도 최대한 줄여서 하게 되니 음식점의 그 입에 쩍쩍 달라붙는 그 맛이 나질 않게 됩니다.

우리 학생들! 이번 여름방학에는 집에서 하루 한 끼 정도는 떡볶이도 만들어보고, 김치볶음밥도 만들어보고 하루 한 가지씩 아니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음식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평생 살아가며 내 손으로 내가 먹을 음식을 만들지 못하는 건 자신의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물론 돈 주고 사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먹을 음식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서 먹을 줄만 알면 자신의 건강을 다른 사람들의 손에 맡기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우리의 엄마 아빠들은 자녀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음식을 만들어 주시지만요?(웃음) 언제까지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내가 먹는 음식 속에 무엇이 어느 정도 들어갔는지 알고 먹는 지혜로운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손으로 음식을 만들게 되면 설탕, 소금, 기름양이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음식점에서 먹는 그런 단짠단짠 기름진 맛이 잘 나질 않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설탕, 소금, 지방(특히 트랜스지방) 섭취량을 줄이고 자연식품 섭취량을 늘리며 입맛을 담백하게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꾸 덜 달고, 덜 짜게, 덜 기름지게 먹으면 우리의 입맛은 자꾸 순해지며 건강한 음식을 내 몸에서 찾게 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의 몸은 더욱 건강해질 겁니다. 우리 학생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본인이 꾸리며 좋은 식습관을 가져 보도록 노력해 보세요. 그런 작은 시도가 우리 학생들에게 더욱 건강한 몸과 체력, 정신을 선물로 보답하리라 생각합니다.

줄일 건 줄이고 올릴 건 올리도록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오늘도 우리 학생들의 건강한 입맛과 학교급식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해보겠습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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