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가다_김포 대표 수산전문업체 대운푸드시스템

비린내, 가시 제거한 ‘대운찬’ 가정간편식 출시

생선조림 3종 이어 ‘해물가득통통우동볶이’ 인기몰이 중

장기동 사옥 생산설비 갖춰... 올해 100억 매출 목표

▲대운푸드시스템의 강철봉, 김영님 각자대표 부부.

2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상황과 1인가구 증가로 HMR(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김포의 수산전문업체 대운푸드시스템이 ‘대운찬 엄마네 생선조림’과 ‘해물가득통통우동볶이’를 출시,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특히 다양한 HMR 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수산물을 이용한 가정간편식이 드문 상황 속 선전이라 의미가 크다.

고등어, 가자미, 코다리 세 종류로 판매되는 ‘대운찬 엄마네 생선조림’은 우리가 흔히 생선을 먹을 때 꺼리는 비린내와 가시를 제거하고 생순살에 양념을 넣어 진공포장한 제품이다.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넣고 5분(700W기준)만 돌리면 한 끼 든든하고 맛있는 식사를 보장해준다. 비린내도, 가시를 발라내는 번거로움도, 양념 고루 배게 지켜보며 조리하는 일도 다 해결한 그야말로 ‘귀찮음을 해결’한 제품이다. 올 4월 출시한 ‘해물가득통통우동볶이’는 우동과 오징어, 주꾸미, 새우, 홍합, 조개가 어우러져 식사는 물론 술안주, 간식용으로 인기가 높다.

김영님 대운푸드시스템 대표는 “큰딸 고교 시절 급식모니터링을 하다 아이들이 수산물 반찬을 대부분 남기는 걸 목격했다. 차가워진 생선이나 해물은 맛이 없기 마련이다. 비린내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많고... 그때 비린내 없이 따뜻하게 바로 먹을 수 있는 수산 반찬을 만들어야겠다 마음먹었다”며 “이후 연구를 거듭한 끝에 비린내를 없애는 성분을 개발해 특허를 냈다. 생선을 이 성분이 들어간 물에 30분 정도 넣어두면 비린내가 싹 사라진다. 손으로 직접 생선 가시를 발라내 건조한 뒤 소스를 넣고 진공 포장해 급냉하는 방식으로 세 가지 조림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비린내와 가시를 제거한 순생선살로 만든 세 가지 생선조림.

급식, 구내식당, 장례식장 등에 수산제조 및 식자재 납품

대운푸드시스템은 김영님, 강철봉 부부가 각자대표로 운영하는 회사다. 1991년 수산물 경매 일을 배우며 수산업과 인연을 맺은 후 30년 넘게 학교급식, 구내식당, 장례식장 등에 수산물과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수산제조업체가 물류만 다루는 것에 비해 이 회사는 생산과 종합물류, 배송 모두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연구소 설립을 통해 대표 브랜드 ‘대운찬’을 만들고 HMR 제품을 출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기술평가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김포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급식이 줄면서 수산제조 납품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HMR 매출 덕분에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정말 ‘고난의 연속’이었다. 서울 공항동 3평 짜리 사무실에서 시작해 10평, 50평으로 늘려갔다. 박스 위에서 잠깐 자고 일어나 가오리 채썰고 포를 뜨며 일하는 날도 많았다. 아이들을 따로 돌볼 수 없어 사무실과 가정집, 냉동창고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공간을 임대해 작업하기도 했다. 잘되는 걸 시기한 주인이 냉동고 전원을 꺼 원물을 다 버려야 했던 적도, 직원들이 담합해 출근하지 않는 바람에 남편과 둘이 새벽까지 배송을 마친 일도 있었다.”

그런 역경을 극복하며 김 대표는 ‘열심히만 일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회사의 미래와 경영에 신경 쓰며 다른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물론 생산, 배송 등을 책임지는 강철봉 사장이 현장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기에 가능했다. 2014년에는 풍무동에 첫 공장을 짓고 이전, 새로운 대운푸드시스템의 시대를 열었다. 연구소를 두고 대운푸드시스템을 대표할 수 있는 자사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대운푸드시스템이 어떤 회사냐고 물었을 때 ‘삼성 애니콜’처럼 딱 떠오를 수 있는 브랜드와 제품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납품하는 수산제조물도 우리 브랜드가 박힌 포장재를 이용해 배송돼야 하고. 그런 고민 끝에 탄생시킨 브랜드가 ‘대운찬’이다. 1인가구가 늘어나는 시대에 HMR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통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산물을 이용해 간편식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두 번째 공장을 지어 이사한 장기동 사옥 전경.

비린내 제거성분 특허... ‘대운찬’ 대표 브랜드 탄생

김 대표는 먼저 연구소를 통해 비린내를 제거하는 성분을 개발해 특허를 낸 뒤 2018년 ‘대운찬 엄마표 생선조림’ 세 가지를 출시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비린내, 가시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력이 뛰어나 사람들을 사로잡았지만 홍보가 되지 않아 판매를 확 끌어올릴 수 없었다. 그래도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며 롯데마트 전국 50개 매장에 입점하는 등 노력이 결실 맺을 즈음 지난해 코로나19로 마트 내 시식 등 모든 홍보 활동이 취소됐다.

그렇다고 위축될 김 대표가 아니었다. 대운푸드시스템은 지난해 11월 장기동 1,500여 평에 두 번째 공장을 완공하고 이전했다. HACCP(해썹) 인증은 물론 간편식 생산라인을 완비해 손질부터 진공포장, 급냉처리까지 모든 공정을 관리하며 제품을 생산하게 됐다. 연구소도 열심히 제품 개발에 몰두해 생선조림 시리즈를 잇는 ‘해물가득통통우동볶이’를 내놓았다.

“마케팅의 중요함을 절감하고 온라인 전문인력을 충원했다. 한국방송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에 소개되기도 하고, 최근엔 방송인 탁재훈 씨가 출연하는 유튜브 ‘을지로탁사장’에 홍보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업로드된 다음날 1,400세트 주문이 들어오는 바람에 서버가 멈추기도 했다. 냉동창고에 보유하고 있던 제품이 다 소진될 정도였다. 요즘은 오픈마켓 판매와 더불어 화, 목요일마다 라이브방송을 통해 소비자를 직접 만나고 있다.”

 

▲손으로 가시를 직접 제거
▲급속냉동 과정 

 

▲자동으로 진행되는 소스 투하
▲밤 12시부터 시작하는 배송 작업 

 

어죽, 시래기고등어조림 등 후속 간편식 연구, 개발 중

이 모든 홍보와 판매활동을 김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을지로탁사장’에도 직접 출연해 생선 가시를 뽑는 시연으로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고, 라이브 방송에는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출연해 제품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주부만이 알 수 있는 포인트를 짚는 센스를 발휘해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대운찬은 가정간편식으로 방향을 잡아 승부를 걸 생각이다. 반찬, 간식에 이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콜라겐 가득한 어죽 개발을 진행 중이며, 시래기가 들어간 고등어조림, 불고기맛을 내는 생선조림 등도 연구하고 있다. 하반기엔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혁신적인 중소기업 브랜드를 모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브랜드 K’에 도전해 꼭 선정되도록 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수출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을 위한 활동에도 마음을 쓰고 있다. 지금 함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두 딸들의 학창시절 (사)빅드림 자원봉사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의 소중함을 절감했다. 김포로 터전을 옮기며 끊어진 봉사와 기부를 지난해 김포복지재단을 통해 다시 끈을 이었다. 취약계층을 위해 가정간편식 670박스를 전달한 것. 김 대표의 봉사와 기부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열심히 산 게 아니라 해야 하니까, 회사에 딸린 식구,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다. 평생 부지런히 일만 하다 돌아가신 존경하는 친정아버지를 보며 깨달았다. 보고 자라며 아버지의 ‘열심 인자’가 내게 내재됐겠지만 움켜쥐기만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포를 대표하는 식품기업의 미래를 떠올리며 미소 짓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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