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2> 2022 개정 교육과정 함께 보기_2

▲강영준 김포시 교육자문관

역량교육은 이제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넘어 실질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로 들어섰습니다. 아니 그 단계는 이미 오래 전에 우리들 앞에 와 있습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역량(Competency)이 뭐야?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역량교육 이미 충분히 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교과교육 체제 하에서 역량교육은 아주 일부분만 작동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육 현장에서 역량교육이 활발하게 벌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는 역량(Competency)이 무엇인지 활발한 개념 규정 활동이 있어야 합니다. 교육학 연구자들과 현장의 교사들이 해야 하는데 웬일인지 강 건너 불 보듯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사회 생활을 하는 인간 탐구가 교육학의 기본 사항이라면 당연히 수행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그렇지만 요즘의 모습을 보면 교육정책 당국이 역량개념을 규정하면 그런가보다 하며 흘끗 쳐다보고는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마는 것 같습니다.

역량을 연구하여 논문 발표를 하는 학자처럼 살펴볼 필요는 없지만 이것의 탄생 배경이나 주요 관심사 그리고 이것의 중요한 개념과 핵심적 준거는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김포신문에 그동안 제가 기고하였던 역량이란 무엇인지를 인터넷으로 한번 살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지적 능력이 우수하고 사회적 책임감과 아이들의 성장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으므로 역량이 무엇인지, 학생역량은 무엇인지 활발히 연구, 토론하여 교육과정에 적용할 방안을 충분하고 흡족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사고역량, 심미적감성역량, 의사소통역량, 공동체역량의 6가지 학생핵심역량을 제시하였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를 재구조화 하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문제해결과 창의성’ 부분, ‘공동체성과 배려와 포용’이라는 인간애가 여전히 강조될 것입니다. 그리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크게 언급이 안 되었지만 새롭게 부각되는 개념으로 자기주도성입니다. ‘자기주도적 혁신인재’라는 단어로 제시가 되고 있으며 ‘삶과 연계한 학습’을 강조하는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사회’, ‘4차 산업혁명’의 ‘불확실성의 시대’, ‘기후위기와 생태, 환경의 변화 대응’, ‘저출산 사회’로의 변화와 관련되는 산업사회 및 인류 환경적 요인의 변화 대응에 필요한 지식 습득과 역량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부분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구체적으로 역량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여 실행해야 합니다. 우리의 선생님들이 역량개념을 확인하여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되면 이 활동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여러 요인들로 인해 새롭게 역량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각각의 교육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강구하기 시작하면 그 방법은 한편으로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역량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은 그야말로 선생님이나 연구 그룹의 수만큼 다양할 것입니다. 백화만발의 역량교육 프로그램이 꽃피길 기원하면서 아주 구체적이진 않습니다만 최근 학생역량교육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역량교육 프로그램은 무엇보다도 문제해결형 학습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해결해 가는 중장기적인 활동이 되어야 합니다. 일단의 아이들이 스스로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해결과제를 함께 도출하여 풀어가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기주도적 학습과 삶의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활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한 번 더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역량교육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하나 더 아니 조금은 더 복합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문제해결적 학습을 다시 한 번 더 검토하는 과정인데요 우선 과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지금 현재 어떤 과제들이 있는지? 과제란 도대체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브레인스토밍을 하게 하면 나름의 방법을 찾아갑니다. 그 어떤 뚜렷한 방안이 없다고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현명하게도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강조할 필요는 없지만 선생님들은 알고 있어야 하고 또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인식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 과제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품성이 어떤 것들인지입니다.

과제해결을 위해서는 정보나 지식을 모아 체계화하기도 하고 심화시키는 활동이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보, 지식을 비판적으로 검토 분석하는 힘도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니 궁극적으로는 그동안에는 보지 못하였던 새로운 것을 창출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몰입하고 집중하여 그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것과 함께 구성원들과 서로 존중, 경청하며 협력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혀 가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역량교육프로그램은 지식중심의 교육을 더 확장하여 이에 이르는 과정을 매우 중요한 영역으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주제적, 지식적’으로 풍부하게 스스로를 갖춰하는 과정은 물론 ‘자세 태도적 측면’의 협력적이거나 이타적이거나 존중, 경청, 몰입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인간관계와 조직의 작동 과정을 스스로 익힐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이 부분이 역량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 평가하는 과정의 핵심입니다. 주제관련 지식의 과소나 심화 정도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에 이르는 품성적, 자세적, 사고적, 가치적 요소에도 똑같이 아니 어쩌면 더 크게 관심을 두는 것이 역량교육의 핵심인 것입니다. 이 품성적, 자세적, 사고적, 가치적 요소의 내용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이를 풍부화 하거나 높일 수 있게 하는 것에 역량교육 프로그램의 중심이 놓여져야만 합니다.

이 자세적, 품성적, 가치적, 사고방식적인 부분은 모두 행동으로 표출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면 그게 눈에 보이게 되므로 일상적인 관찰을 통해 평가가 가능하게 되고 향상의 기준이 아이들마다 형성될 수 있습니다.

역량교육 프로그램 개발 부분에서 말이 길어집니다만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역량교육프로그램은 선생님이나 연구 그룹의 수만큼 다양할 것이라 했었지만 우선 선생님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하는 영역은 자기탐색 프로그램입니다.

직업, 진로탐색 프로그램이나 전공탐색, 학교탐방 활동 등이 있겠지만 아이들 스스로의 모습을 자신의 눈은 물론 주변의 눈으로 살펴 보기도 하고 객관적 진단 틀로 바라보기도 하는 과정을 보다 내용 있게, 심도 있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재미있게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나를 본다는 것은 지금의 나와 주변 환경은 물론 미래를 계획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지금 나의 활동의 밀도를 규정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식상하지 않고 재미있는 다양한 자기탐색프로그램들이 활발하게 개발, 운영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셋째로 학교의 수행평가 활동이 학생핵심역량 개발 중심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학교의 교육활동은 일정한 공식적 관리 규정이 있어서 역량개발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학교에서의 컨설팅 경험으로 볼 때 지금 현실에서도 이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교장, 교감, 부장선생님은 물론 전체 선생님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으로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며 시행착오가 있을지언정 학생역량 개발을 위하여 수행평가 활동을 추진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수행평가 계획서에 개발할 학생역량 항목을 추가하여 제시합니다. 하나 또는 두 개, 때에 따라서는 세 개 정도의 학생역량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평가계획서는 제시된 학생역량의 발현되는 행동양태 등을 정리하여 5점 척도나 다양하게 점수 부여를 하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관련 역량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이나 측정 가능하게 드러나는가? 이에 대하여 점수 척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 해결할 과제가 있습니다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넷째, 학교 교육계획서나 교육과정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학교 주변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는 1년 단위의 계획만이 아니라 2년, 3년 단위의 교육계획도 가능한지 검토하여 실행할 필요도 있습니다.

학교 주변에는 도서관, 마을교육공동체, 대학, 연구기관, 지자체 등 아이들의 역량개발에 도움이 되는 교육자원들이 꽤 있습니다. 이들의 전문성을 통하여 아이들이 보다 다양하고 적합한 역량개발을 할 수 있게 폭넓게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 읽기, 쓰기, 발표하기 프로그램, 주민자치와 시민성 개발 프로그램, 기후위기와 생태환경 프로그램, 디지털사회 대응 프로그램 등 지역 교육자원을 활용한 역량교육 프로그램은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만큼의 수만큼 개발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있게 시간을 보내며 주변과 어울려 현실을 살며 미래를 가꾸는 것도 그 행복하다는 것의 하나의 모습입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아이들은 그냥 아무 생각도 없이 아무 행동도 없이 그냥 가만히 있는 것도 행복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주변을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이 편하기만 하면 그게 행복한 삶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삶의 주체로 사회의 주인으로 하루하루 자신을 익혀갈 수 있는 역량교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각색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은 교장, 교감, 학교 교사 그리고 마을 선생님들 몫입니다.

다섯째, 역량교육 프로그램은 프로젝트형 교육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형식의 교육이 있겠지만 프로젝트형 교육은 목표나 결과를 명확히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한도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으로 설정하여 주제나 구성원에 따라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형 학습의 전형이 아직 무엇이라 할 수 없으므로 다양한 시도와 행동은 아이들의 역량향상은 물론 교육프로그램의 수준과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낼 것입니다.

여섯째, 대부분 학교의 교육목표에 딱 들어맞는 교육활동이 역량교육입니다. 예를들어 화성 송산고의 교육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맑은 정신 힘찬 기상 깨끗한 양심을 가지는 사람을 기른다.(정직)

둘째, 받은 것 이상 봉사하고 실천하는 사람을 기른다.(봉사)

셋째, 학교 전통을 존중하고 스승에 감사하는 사람을 기른다.(경애)

넷째, 창의, 개척, 인내에 바탕을 둔 상부상조하는 사람을 기른다.(협동)

다섯째, 청솔같은 변함없는 바람직한 사람을 기른다.(신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육목표나 비전은 위에서 보는 것처럼 역량개념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활동은 왜 교과지식 중심으로 되어야 하나요? 이율배반 아닌가요? 그럴 듯하게 학교 교육의 목표는 세워 놓고 실제 수업 하나하나는 교과지식 일변도 학습이라면 잘못된 것 아닐까요?

학교 교육의 목표와 실제 수업활동이 모순되지 않는 방법은 지식습득은 물론 이에 이르는 됨됨이에 중심을 두는 역량교육밖에 없습니다. 이를 통하여 굴곡진 교육활동을 곧게 세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사문화된 교육목표를 살려내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함께보기와 관련한 오늘의 글은 역량교육 실제화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였습니다. 부족함이 많은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의 성패는 선생님들에게 주어져 있다는 현실은 외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