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형

안동대학교

(철학)명예교수

지난주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을 치렀다. 난리가 났다. 상식을 뒤엎고 국회의원 영(0)선인 이준석 최고위원이 예비경선에서 1등으로 당 대표 후보로 지명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30대 중반의 정치 신예로, 이것만으로도 정치사에도 한 획을 긋고 있다. 이참에 이준석이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어 야당 정치 지형을 새판으로 바꾸고, 나아가 대한민국 정치사의 신나는 역동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

미리 말해두자. 나는 이준석과 일면식도 없다. 최근에 알았는데, 그의 아버지가 내 나이 언저리에 있고 TK 출신임을. 나도 사실 TK 출신이지만 국민의힘이나 그 전신에 당원이 된 일도, 될 계획도 없다. 고백하건대, 지금껏 어떤 정당에 이념적인 포로가 된 일이 없다. 여태까지 선명한 이념을 표방하고 정강 정책을 지키는 정당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그 조상이 되는 당들은 보수를 표방하지만 보수적 가치를 설정하지 못했고, 더불어민주당 부류의 조직들은 자기들이 내세우는 가치는 고사하고 그 주장과 행동이 기초상식에도 미달하는 부도덕을 봐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 정치는 줄곧 한국의 발전상을 훼손시켜 왔다. 이제는 정치가 대변신을 통해 한국발전을 견인해야 한다.

왜 이준석 정치가 성공해야 하는가? 첫째로 그는 젊었다. 겨우 30대 중반이다. 그는 관행에 안주하는 대신 새로운 실험을 즐기고 있다. 관행에 몸을 실어 쓴소리는 하지 않고 눈치를 보면서 선수(選數)만 쌓는 것을 정치로 생각하는 기존의 정치에 대항하여 이준석은 총무도 아닌 당 대표에 감히 나선 것이다. 이에 국민과 당원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런 도전과 패기야말로 현재 한국 정치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둘째로 그는 논리로 무장되어 있다. 수년 전부터 그를 눈여겨보았다. 매체에서 보여주는 그의 논지와 일관성 그리고 자료 해석의 능력은 탁월하고 바람직했다. 선진국 정치가들의 바람직한 태도의 단면을 이준석에게서 발견했다. 또래의 30대에서 동일하게 발견하는 장점은 상대편의 장점을 발견하면 이를 스스럼없이 인정하는 자신감이다. 이런 감정은 보편적 진리의 존재를 인정하는 지적 태도이다. 이런 태도로 담론을 펼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것이 살아있는 정치이다. 이런 모습을 그에게서 볼 수 있어서 기쁘다.

셋째로 이준석은 현실적이다. 그는 자기의 주장을 당당하게 펼친다. 다음으로 그 주장의 장단점을 꿰고는 현실에 접목한다. 최근에 저명한 논객이 이준석의 젊음 빼고는 볼 것이 없고, 그의 당 대표 선출은 국민의힘의 최악 선택지라는 주장을 하였다. 그가 할당제를 거부하는 대신 승자독식의 경쟁을 정책으로 채택한다는 사실을 이유로 들었다. 이준석의 생각은 공정한 경쟁을 펼치는 정책으로 어떤 특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인데, 이를 자기식으로 곡해하고 있었다.

넷째로 이준석의 논증은 변증법적이다. 변증법은 작동되는 한 늘 현재진행형이고, 미래지향적이다. 출발점과 목표 지점을 정해두고 침묵을 강요하는 여당이나 사회주의 표방국가의 실패 사례와는 그 궤적을 달리한다. 변증법은 현실의 정당성을 늘 합리적 회의로써 바라본다. 의심은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라는 고대의 변증법적 가치관을 유지하는 방법론이다. 이 의심은 현실 정당성의 훼손시키지 않고, 현실의 정당성을 넘어서는 또 다른 정당성을 초청한다. 이준석의 주변에는 변증법적 담론을 즐기는 논객들이 포진해 있다. 그들은 여당과 야당을 넘어서는 정치적 인재들이다. 잦은 담론은 여러 정치 실험을 풍성하게 할 것이고, 가장 실현 가능한 정책들을 국가의 정책으로 세울 것이다.

이런 담론에 각종 시각과 지식으로 무장한 전도양양한 정객들이 몰려들 때 한국 정치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것이다. 이들에게 사회의 현안들이 들려질 때 생산적인 대안들이 제공될 것이고,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시책을 펼칠 것이다. 그러므로 이준석의 정치 실험은 돌풍으로 끝나지 말고, 현실적인 태풍으로 정가를 휩쓸어야 한다. 여야당 여부가 아니라 신바람 유무가 한국 정치의 관건이다. 제이, 제삼의 이준석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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