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13. 학생역량향상 수행평가 방안

강영준 김포시 교육자문관

수행평가란 교사가 학생들이 학습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이나 결과를 직접 관찰하고 그 관찰 결과를 토대로 학생의 지식, 기능, 태도 등에 대하여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평가방식입니다.

학교 수업은 곧 학생평가로 이어집니다. 크게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구분해 이루어지는데 지필평가는 중간, 기말고사라는 시험의 형식으로, 수행평가는 과제제출 여부와 내용평가의 방식으로 합니다. 예를 들면 독서감상문, 체험활동 후 보고서, 포트폴리오 제출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수행평가 비중은 날로 높아져 어떤 과목은 지필평가를 하지 않고 100% 수행평가로 하기도 하며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소위 주요과목도 50%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행평가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그 중요성이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보조적 평가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기본점수 부여에 따른 낮은 변별력, 불명확한 평가기준, 수행평가 의미 인식이나 과제개발 활동의 부족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학교 현장을 경험하지 않은 입장에서 이러저러하게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어쨌든 수행평가의 중요성이나 비중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도 여러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인재상의 변화’ 때문입니다. 현재와 미래를 행복하게 살아갈 사람에 대한 기준이 많이 달라진 것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고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에서 이런 지식, 정보를 습득해 현실의 문제에 적용하는 실천적 활동의 중요성이 훨씬 커지게 된 것입니다. 지식 그 자체를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찾아가는 활동이나 함께하는 사람들 간의 소통, 협력, 문제해결이나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의 중요성이 비교할 수 없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지필평가만으로는 새롭게 요구되는 인재(사람)를 육성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한 것입니다.

수행평가의 비중이 커진 것은 이런 인재육성의 큰 변화에 따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수행평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교과학습의 보완적 활동으로 인식하고 여기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또 여러 가지를 댈 수 있겠습니다만 우리는 수행평가가 왜 대두되었는지 이를 통하여 어떤 교육적 가치, 의미를 이루어야 하는지 깊이 살펴보고 현재 발생하는 또는 느껴지는 장애들을 과감하게 넘어서야 합니다.

수행평가는 교과학습의 보완재가 아니라 학생핵심역량을 개발, 향상하는 관점에서 계획, 실행, 평가, 개선되어야 합니다(여기서 언급하는 교과학습은 단순지식 습득에만 머무르는 교육활동을 말합니다).

학생핵심역량 개발 관점에서 수행평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조건이 있습니다.

첫째는 역량이 무엇인지 보다 더 많이 알아내야 합니다. 역량이란 개인의 행복한 삶과 사회의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가치관, 성격적인 것들의 총체를 말하는 것으로 행동 등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우리 교육정책 당국은 학생핵심역량으로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사고역량’, ‘심미적감성역량’, ‘의사소통역량’, ‘공동체역량’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40여 년간 아이들 교육을 연구해 온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로베르타 골린코프, 캐시 허시-파섹은 미래역량으로 ‘협력’, ‘의사소통’, ‘컨텐츠’, ‘비판적 사고’, ‘창의적 혁신’, ‘자신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현행 교육과정 안에서 학교의 수행평가 활동을 역량개발 중심으로 과감하게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 과정은 몇 가지 난관이 있지만 학교 구성원들이 협력하여 이를 해결해 가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역량중심의 수행평가 학교컨설팅 과정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수행평가계획서를 작성할 때 항목을 하나 더 추가해 개발하고자 하는 학생역량을 확실하게 명시하는 것, 그리고 역량평가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해 가능하면 객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역량개발 중심의 수행평가는 객관화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자율성을 인정, 존중하는 평가문화를 조성하는 것과 함께 학교 차원이나 교과 차원의 수행평가 채점기준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협의해 결정하는 체제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는 우리 주변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관점의 다양한 학습주제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과할동과 연계될 수 있다면 더할 수 없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는 교과서라는 지침서와 학교 안이라는 공간적 울타리를 지역사회나 국가, 인류사회로 넓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후, 생태, 환경, 교통, 출산, 사회적경제, 주민자치와 민주주의, 건강, 언론 등 다양한 주제를 드러내 아이들이 생각하고 실천하고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네 번째로는 이런 제반의 문제들을 함께 연구, 토론, 적용하는 학생역량개발 교사연구회가 꼭 필요합니다. 교육의 수준은 결국 가르치는 자의 수준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를 위해 학교 전체 또는 교과별, 주제별 역량교육연구회가 다양하게 탄생해야 합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아쉬운 것도 많지만 요즘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교사들의 연구활동들이 학생역량개발 중심의 연구활동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의 교사들은 지적능력, 사회적·공적 기여 의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리 높습니다. 학생역량개발 중심으로 수행평가가 하루속히 바뀌어야 한다는 확실한 믿음을 선생님들이 가질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행평가는 학습의 결과만이 아니라 학습과정을 보는 것이며 학생들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살펴 발달을 지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수행평가 활동이 학생핵심역량 개발적 관점으로 정립되어 운영되는 것과 더불어 학생 하나하나의 성취를 도울 수 있게 구조화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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