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으로 전국 평정한 쑥개떡 판매 ‘삼흥떡방앗간’

3대 100년 세월 이으며 핸드메이드 떡 고수

쑥 햠유량 높은 ‘쑥떡약떡’ 건강 떡으로 인기

▲삼흥떡방앗간의 인기 쑥개떡 '쑥떡약떡'

어느 날 본지로 하성에 거주하는 독자 한 분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성에 유명한 떡집이 있는데 이번에 방송에 나간다더라. 김포에 알리고 싶다”는 말씀이었다.

그렇게 찾아간 ‘삼흥떡방앗간’. 신김포농협 하성점 건너편에 자리한 작은 방앗간인 이곳이 떡 하나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쑥과 콩, 멥쌀을 섞어 손으로 꾹 눌러 동그랗게 빚은 쑥개떡. 먹어본 사람들이 가족, 친구, 이웃, 지인에게 입소문을 내면서 억대 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흥떡방앗간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윤종선, 이은영  씨 부부

골프장에서 입소문 나기 시작해 대기업 회장도 주문

“납작해 먹기 좋아선지 골프장에서 먼저 소문이 났다. 골프 치다 출출할 때 서로 나눠 먹으면서 여기저기 알려졌다. 낱개로 포장돼 있어 먹기 편한 것도 있고 달지 않아 좋아하시는 것 같다. 현재 서울 강남으로 주문의 60%가 배달되고 있다. 대기업 회장, 성북동 저택 등 다들 시키신다.”

 

이은영(49) 사장은 쑥개떡의 매력을 ‘비건, 가벼움, 건강’이라고 말한다. 곡류와 식물로만 만드니 ‘비건’이고, 멥쌀과 쑥을 반반씩 섞고 콩까지 넣으니 ‘떡 먹으면 살찐다’고 꺼리는 사람들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으니 ‘가볍’다. 또한 면역력을 올리고 해독작용을 하며 에너지 대사촉진과 피로회복까지 돕는 쑥의 효능을 따지면 ‘건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어머니로부터 떡집을 물려받았다. 아버지의 외삼촌이 처음 시작한 방앗간은 어머니에게 이어져 40년 전 ‘삼흥’이라는 이름을 걸고 쑥떡을 팔기 시작했다. 집에서 쑥이 많이 나는 봄에 쑥 듬뿍 넣고 콩과 함께 쪄 먹던 떡을 상품화한 것이다. 물론 참기름, 들기름을 짜고 설, 추석이면 가래떡과 송편을 내는 등 동네떡집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학창시절 수시로 엄마를 도와 방앗간 일을 했다. 그래도 이게 내 일이 될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어머니는 3남매 중 누군가 이어서 하길 원하셔 일본에 가 ‘모찌’를 배워오라고도 하셨다. 아무도 그 뜻을 받들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떡집 일이 마음에 들어오더라. 두 남동생은 김포를 떠나 살고 있고, 나는 여기서 쭉 지낸 ‘김포여자’다 보니 김포의 비옥한 땅에서 난 좋은 쌀과 건강에 좋은 쑥으로 만든 쑥떡이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았다.”

▲10년 전 딸에게 방앗간을 물려준 이후에도 친정엄마(오른쪽)는 쑥을 직접 재배해 공급해 주고 떡 빚는 일도 도와주고 있다.

애기봉 근처 노지에서 재배한 쑥 듬뿍 넣고 만들어

연로하신 어머니를 대신해 10년 전 방앗간을 맡아 운영하기 시작한 이 사장은 쑥개떡을 비롯해 어머니 때부터 해오던 쑥버무리, 쑥설기, 쑥보따리 등 쑥이 들어간 떡을 대표 떡으로 판매하고 있다. 쑥보따리는 어머니가 일본 가서 배워오라던 ‘모찌’ 뺨치는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은퇴한 어머니는 딸에게 방앗간을 넘기고 더 바빠졌다. 애기봉 근처 350평 노지에 쑥을 직접 길러 방앗간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쑥개떡을 빚는 일도 돕고 있다.

▲힘든 반죽은 남편이 맡았다.
▲쑥물 밴 이 손이 쑥개떡의 기본을 지키고 있다.

 

이 사장은 5년 전 몇 번의 권유 끝에 남편을 방앗간에 합류시켰다. 그 덕분에 방앗간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미대 오빠’인 남편은 꼼꼼하고 완벽한 성격을 바탕으로 떡 하나하나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본은 물론 삼흥떡방앗간의 로고 캐릭터를 만들고, 작명 솜씨까지 발휘했다. 남편이 지은 쑥개떡 상품명 ‘쑥떡약떡’과 ‘쑥보따리’가 상표등록 중에 있다.

 

“올해 2월엔 방앗간 리모델링도 했다.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에 방앗간이 너무 협소해 공간 정비가 필요했다. 동선을 정리하고 스테인리스 제분기를 들이는 등 방앗간 기계를 싹 바꿨다. 리모델링 전에는 하루종일 방앗간을 운영했지만 이후에는 새벽 4시에 나와 오후 2시에 작업을 마치는 방향으로 작업하고 있다. 물론 저녁에 남편이 쌀을 씻고 불리는 일을 따로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리모델링하며 새로 들인 스테인리스 제분기
▲2월 리모델링으로 방앗간 공간을 정비했다.

 

쑥이 한창 많이 나는 봄 시즌은 그야말로 삼흥방앗간에 불이 난다. 아침부터 서울에서, 지방에서 온 손님들이 방앗간 앞에서 주차장 쪽으로 길게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만들어진다. “명절도 아닌데 이게 무슨 난리냐”며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들을 보면 “미안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라는 이 사장은 두 달 전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다각화를 위해, 또 매번 오프라인으로만 주문하시는 손님들이 편하도록 스마트팜 판매를 시작했다. 또한 7월에는 코엑스에서 열리는 디저트 박람회에 참가하려고 한다. 쑥개떡을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니 브랜드화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체인화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낱개 포장으로 판매해 휴대하기 간편하고 먹기에도 좋은 쑥개떡.

삼흥떡방앗간은 오는 27일 SBS Biz ‘나태주가 부르면 간다’ 촬영을 한다. 입소문으로 시작된 쑥개떡의 명성을 전국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번 먹으면 저절로 다시 낱개 봉지를 뜯게 되는 쑥개떡을 눈으로 맛보는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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