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여울초 이윤희 영양선생님

작년 한 해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멈춘 학교의 모습을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다. 올해는 따뜻한 봄처럼 학생들이 다시 등교하여 한겨울처럼 냉랭했던 학교를 녹여주었다.

전체 등교가 아닌 2/3 인원이 등교하고 있지만 매일 학생들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는 요즘이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수업 중 영양수업은 학생들의 생애주기별 필요한 영양지식과 정보를 바로 가까이에서 알려줄 수 있고, 건강한 국민으로의 성장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등교하기가 어려운 요즘 학교가 아닌 언제 어디서든지 영양수업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게 되었다. 바로 온라인 영양수업이다.

2020년, 미리 계획했던 영양수업은 하나도 계획대로 할 수 없었다. 학년마다 등교일이 다르고 반별 짝수, 홀수 번호로 오는 등 등교 방법이 다양해서 영양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란 매우 힘들었다. 주변 영양 선생님들과 그 와중에 생기는 영양수업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이미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수업에 영양수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 고민은 길지 않았고, 여러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해서 우리는 온라인 영양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2020학년도 사우초 첫 온라인 영양수업>

 

처음 준비하는 온라인 영양수업은 매우 더뎠고 어려웠지만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식습관을 좀 더 건강하게 바꿔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준비했던 것 같다. 처음 온라인 수업을 게시하고 피드백을 받았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여러 걱정과는 달리 기특하게도 학생들은 내가 의도한 바와 같이 잘 학습해줬고, 놀라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온라인 영양수업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가정에까지 연계되는 큰 영향력을 뿜어냈다.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바로 배운 내용을 가족에게 알려주거나 체험을 활용한 영양수업을 온 가족이 함께하여 가정에 연계되는 영양수업이 가능했던 것이다. 가장 피드백이 좋았으며 효과적인 온라인 수업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작년에 준비했던 ‘콩나물 기르기’ 수업이다. 이 수업은 학생들에게 콩나물의 효능과 기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배부받은 콩나물 기르기 키트를 온라인 수업 후 학생들이 집에서 직접 콩나물을 길러보고, 기른 콩나물을 활용하여 요리까지 해볼 수 있는 수업이었다. 스스로 농작물을 길러볼 수 있는 체험을 통해 학생들은 식재료의 소중함까지 알 수 있었고, 가족들과 함께 콩나물 요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수업이 되었다.

 

<2020년 전임지에서 제작한 ‘콩나물 기르기’ /유튜브 영상>

 

이 수업을 통해 나는 더욱 온라인 영양수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코로나 19로 인해 시작된 이 플랫폼을 나는 더 다양하게 활용하고자 한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학교뿐만 아니라 나의 영양수업이 언제 어디서든지, 학생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접하기 쉽고 영향력 있는 수업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온라인 영양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미래의 학생들의 건강한 모습을 꿈꾸면서 말이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