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일 하성중학교 선생님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아직은 4월인데 아침에는 쌀쌀하고 낮에는 한여름인 듯 알쏭달쏭한 날씨에 문득 옛날 일이 떠올라 편지를 써 봅니다.

저희 아이가 워낙에 자기가 생각하는 일에 대한 주관이 강한 편인지라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름 넓은 물인 중학교에서는 어떻게 지내게 될지 저 또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 같은 마음으로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했었습니다. 걱정이 조금 앞섰단 말이 맞습니다. 초등학교 4,5,6학년 내내 남자 담임 선생님들의 털털한 여유 속에서 지내다가 여자선생님을 만났다는 이야기에 저 천방지축을 어쩌나 하는 걱정 말입니다. 그런데 입학 후 처음 뵌 선생님은 어찌 그리 밝고 환하신지, 소녀 같다는 표현이 딱 맞게 맑고 투명하셔서 일단 안심, 그리고 아이에게 듣게 된 선생님과의 여러 이야기들도 제가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선생님 그거 기억나세요? 그때는 중학생 되었다고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가지게 된 경우가 많아서 신학기에 그에 대한 주의사항을 말씀하시려고 “얘들아! 너희 중학생 되었다고 부모님이 사주시는 거 있잖아. 그거 알지?” 하셨는데 저희 아이가 “고기???” 했다는 그 이야기는 저희 가족의 전설이 되어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답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친구 같고 언니 같았던 선생님을 10년이 지나 김포 몽실학교 길잡이교사로 제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생각지 못한 만남에 너무 반갑기도 했지만 여전히 반짝거리는 선생님의 맑음이 샘이 날 정도로 참 좋았습니다. 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다는 이야기는 아이를 통해 듣고 있었어요. 덕분에 저희 아이 또한 밝고 웃음이 많은 청년으로 자랐으니 더 바랄게 없지요. 저희 아이처럼 선생님과 만난 아이들은 마음이 따뜻하고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멋진 청년들로 성장하고 있을 거라서 덩달아 저도 참 좋습니다.

선생님~ 오래오래 그 자리에 계셔 주세요. 그 반짝거림이 선생님이 만나는 모든 아이들을 같이 빛나게 할 거예요. 저도 마음을 다해 응원합니다.

환절기 건강조심하세요.

이양미 김포몽실학교 길잡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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