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이야기-6 북변동 꿈틀책방

 

‘속도보다는 방향,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믿으며, 작고 느리게 가고 있는 꿈틀책방의 다섯 번째 생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동네에 아이들 손 잡고 갈 만한 작은 책방이 생기기를 기다리다가, 결국은 직접 책방을 연 것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시간이 흘렀네요.

유모차를 타고 책방에 오던 꼬마 손님들이 초등학생이 되었고, 교복 입은 모습만 봤던 청소년 손님들은 성인이 되었어요. 육아에만 전념했던 엄마들이 회사를 다니거나 사업을 하거나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는 모습도 많이 지켜봤고요. 초등학교 4학년, 1학년이던 제 아이들도 내년이면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된다고 생각하니, 아이를 키우며 한자리에서 책방을 운영한 5년이 순식간인 것 같으면서도 짧은 시간이 아니었구나, 싶습니다.

책방지기가 셀럽인 것도 아니고, 인테리어가 뛰어나거나 교통 편한 데 있는 것도 아닌데, 꿈틀책방은 여전히 잘 버티고(?) 있습니다. 명함도, 인스타도 없이, 얼마 안 되는 책과 테이블, 책꽂이 몇 개 갖다 놓고 시작했으면서 말이에요. 다양한 책모임과 작가 북토크, 강의 등 행사를 꾸준히 열고, ‘꿈틀옆방’이라는 모임 공간을 만들어 확장까지 하면서, 코로나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8할은 ‘사람’입니다. 책방을 열기 전부터 참여했던 어린이도서연구회 김포지회와 독서모임 엄마의서재, 책방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만난 또 다른 독서모임 다북다독 회원들은 꿈틀책방의 오늘을 가능케해 준 든든한 주춧돌입니다. 여기에는 김포 원도심에서 이제 막 시작하는 무명의 책방을 응원하며 달려와 주신 여러 작가님들과 출판사 직원 분들도 빼놓을 수 없고요.

편리하고 빠른 인터넷 서점을 뒤로하고 일부러 동네책방에 책을 주문해 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한적한 주택가 골목의 수년간 비어 있던 공간에 책 읽어주는 소리와 책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쌓여갔습니다. 보석 같은 단골손님들과 새로운 책모임들이 시나브로 생겨나기 시작한 거죠. 여전히 좋은 사람들과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의 힘을 믿고, 때론 그 힘에 이끌려 이곳을 찾아주시는 발걸음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꿈틀책방은 경기도지역인증서점이 되면서 김포시 관내 도서관과 학교들에 납품도 하고, 동네서점 활성화사업 지원을 받아 한 번씩 규모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이를 통해 작지만 단단한 책방으로 도약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지요. 동네책방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이처럼 공적 시스템의 뒷받침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봐요. 비록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지만 지역민들의 문화 사랑방이기도 하니까요. 아무쪼록 김포에 계속해서 동네책방들이 생겨나 지역의 건실한 문화공간들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인적, 제도적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요즘 꿈틀책방에서는 책 주문을 받고, 책 추천을 하고, 택배발송도 하는 기본적인 일 외에, 청소년 영어원서 특강, 서평쓰기, 책 쓰기 과정, 린드그렌 작품 읽기 모임 등이 비대면으로, (방역수칙을 지키며 소규모로) 어린이 북클럽, 청소년 독서토론, 인문학강독회, 토요북클럽, 엄마의서재, 영어그림책모임, 고전낭독모임, 화목한 장릉산책 등 대면 모임이 진행되고 있어요. 꿈틀옆방 대관 프로그램 및 특별전시도 준비 중이고요.

동네책방의 매력은 추천받고 싶은 책, 만나고 싶은 작가, 함께 읽고 싶은 책, 듣고 싶은 강의를 동네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걷기 좋은 봄날이 다 가기 전, 꿈틀책방이나 가까운 동네책방을 한번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온, 오프라인에서 꿈틀책방을 비롯한 동네책방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이 각자의 방향으로 꿈틀꿈틀 나아갈 수 있기를 오늘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꿈틀책방

김포시 봉화로 163번길 10, 1층

070-4950-6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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