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양곡 새마을금고 이사
양곡 신협 이사
충청금강지회 이사

도둑이 훔치는 것이 물건이라면 사람이 훔치는 것은 마음이다. 사람이 마음을 훔친다는 게 어디 배운 지식과 기술로 될 수 있겠는가? 마음을 훔친다는 건 동반자와 분리가 아닌 진정한 一心이요, 通하는 게 아니겠는가! 채움과 믿음이라는 교류의 과정을 통할 때 너와 내가 비로소 존재하게 될 것이다.

 <논어(論語) 위정(爲政)>에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뜻으로 매일 배우고 매일 생각하며, 배움과 생각을 함께해야 한다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공자가 거문고를 배운 유명한 일화가 있다.

공자가 양자(養子)로부터 거문고를 배우며 10일 동안 한 곡만 계속 탔다. 양자가 “이제 신곡을 타도되겠다.” 라고 하자 공자는 “저는 이 곡을 탈 줄만 알지, 기법은 아직 장악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로부터 또 며칠이 지나 양자가 말했다. “이제 기법을 장악했으니 신곡을 배워도 되겠다.” 공자가 답했다. “저는 아직 이 곡의 운치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또 며칠이 흘러 양자가 “너는 이미 이 곡의 운치를 잘 깨달았다. 신곡을 배우거라.” 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공자는 “저는 이 곡을 쓴 작곡가의 인품을 깨닫지 못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또 다시 며칠이 흐른 뒤 새로운 경지에 들어선 공자는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공자는 때로는 경건한 표정으로 숙연해지고 또 때로는 깊은 사색에 잠겼다가 머리를 들어 저 멀리 바라보며 심원한 뜻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러던 공자가 입을 열었다. “그가 누군지 이제 알겠습니다. 살색이 검고 몸집이 우람지며 눈빛이 깊어 보이는 그 사람은 세상 제후들을 지배하는 왕인 듯합니다.

주문왕(周文王) 말고는 누가 이런 곡을 만들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양자가 깜짝 놀라며 공자에게 예를 갖추었다. “그래! 나의 스승님이 이 곡의 이름이 <문왕조(文王操)>라고 말했다!” 공자는 배움과 생각을 함께 하여야 진정한 삶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먼저 자신의 통찰을 통해 항상 수행하는 자세로 성장하는 정치인이 되었으면 한다. 디지털시대에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한 번쯤 아날로그적 사고와 삶으로 고민해 봤으면 한다.

바쁘게 쫓기면서 산다는 건 그 만큼 일이 많고, 수입이 많다는 게 아니겠는가? 그러나 삶은 명예와 소유에만 가치를 두기보다는 존재에 무게 가치를 두고, 누가 자신을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연연하지 않으며, 공자가 가르치듯 배우고 생각하며 우리의 최고 행복가치를 향하여 서두르지 않고 오늘도 황소걸음으로 뚜벅 뚜벅 걸어갔으면 한다.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고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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