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발행인

경기도는 (주) 리얼미터에 의뢰하여 경기도민 2000명을 표본으로 결혼, 자녀, 저출산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2020년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시행한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결혼을 해야 하느냐?” 물음에 도민 52%만이 그렇다고 긍정 반응했다. 거꾸로 말하면 도민 48%가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자녀 문제 또한 “자녀가 있어야 하느냐?” 물음에 65%만이 그렇다고 답하였다. 35%의 도민은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인식의 판단이다.
20~40대 여성의 경우 32%만이 결혼해야 한다, 42%의 여성이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답변하고 있어 가임기 여성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극도의 저조한 인식이 사회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심각성이 너무 크다. 2019년도 출산율 0.92명에서 금년도는 0.8명대 수준으로 더 떨어졌고 수년전부터 세계 최저 출산국가 딱지가 계속 붙어 다닌다.

슬픈 스토리이지만 통계학자들은 한국 인구 멸종도 가능한 미래라고 설정하며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일본의 경우도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의 여파로 2040년이 되면 지자체 절반이 소멸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처럼, 한국도 아무리 각급 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도 지방 인구부터 감소는 피할 길이 없이 지속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젊은 층의 지방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어 수도권의 집중화가 더 심화될 것이다.
일본처럼 지자체의 소멸 현상인 시골에 버려진 채로 남아있는 폐 농가들과 같은 전철을 밟으며 사람이 살지 않은 버려진 땅들이 속출할 것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20년 후인 2040년에는 노령인구와 그 외 인구가 5:5의 분포를 이루게 되고 국민연금의 고갈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다. 인구의 절반이 절반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도 인구 감소세와 비례하여 먹여 살려야 하는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저출산이 부른 국가, 사회적 문제는 경제, 정치, 노동, 시민사회는 물론 크게는 국가 활력과 국가 경제도 동력을 상실하기에 국가적 대책을 간단한 미봉책으로 때우기에는 문제의 심각성이 너무 크다.
결혼과 출산의 비관적 인식의 원인들은 높은 집값과 전월세의 과도성, 출산 양육부담과 사교육비, 그리고 여가를 중시하는 개인적 향유의 삶 추구 등과 함께 그중에서도 안정적 일자리, 주거환경 대책을 중시하고 있다. 저출산의 문제는 단순히 저출산의 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연계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다양한 사회적 현상 연계접근방식으로 풀어야 

지금과 같이 사회가 복잡다단한 양상을 띄운 상황에서는 결혼문제, 저출산문제, 교육문제, 고용이나 주거문제 등 다양한 사안들을 커다란 한 틀에서 같은 잣대로 재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 또한 저출산을 유발하는 원인들을 찾아 원인들 간의 해결책을 공유해야 한다. 각각으로 해소해서는 언제나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의 욕구는 대기업이라도 지방은 안 간다, 수도권이라도 중소기업은 안 간다, 결국 수도권의 대기업 아니면 모두 거부하는 현상이고 당연히 취업은 좁은 문이다. 대기업은 모두 수도권에 있어야 출산률도 높아진다는 아이러니다. 해답도 아니고 해답이 될 수도 없다.
최근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여성 사유리씨가 정자은행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건강한 남자아이를 일본에서 출산했다.

한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로 외국의 사례를 보면 결혼을 안 하고도 출산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어 비혼 출산을 인정해 주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저출산 상태를 비혼 출산이 많이 보족해 주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도 결혼 가정의 출산율은 2.4명으로 상당히 높다. 다만 비혼 가정의 출생아를 합법화하지 못하고 지금도 해외 입양을 보내는 한심한 행태를 지속함은 국격에 맞지도 않고 시대 흐름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지금은 유림이 판치던 조선시대와는 다르다.
생명윤리인 낙태의 부분까지 법으로 허용하자는 단계까지 와 있고 가정의 올바른 위상의 문제도 윤리적 부문에서 비혼 가정도 인정해 줘야 할만큼 젊은이들의 변화를 인지해야 한다.
유럽이나 미주의 경우 비혼 출산율이 40% 수준으로 상상 외로 높은 현실이 우리도 문화적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아이를 낳으면 당장 육아의 문제로 맞벌이 부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엄마들의 돌봄노동의 과중, 양육비, 어린이집, 유치원, 방과 후 돌봄교실, 전세도 어려운 시절에 아이들과 함께할 내 집 갖기의 요원함 등등, 경제적 문제와 일과 직장의 문제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젊은이들이 결혼을 두려워하고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발전하였다.
여성들 또한 인구 절벽의 문제가 국가 쇠퇴의 커다란 요인임은 알고 있지만 현실의 각박한 벽을 넘기에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이 넘기 힘든 넘사벽으로 지뢰처럼 깔려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 개선 없이는 저출산, 노후 빈곤은 지속될 것 

그 어떤 수많은 이유 중에 저출산과 노후 빈곤의 가장 근본적 이유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이 첫 번째일 것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부터 엄마들은 우리 아이를 어떤 유명 사립 초등학교에 보낼 것인가! 어느 중학교를 보내고 어느 고등학교를 다녀야 서울의 SKY 대학을 들어갈 수 있는지의 투쟁을 시작한다.
부모들의 차선책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자식을 입학시키는 목표라도 이루기 위해 사교육을 마다하지 않고 초등학생 시절에는 각종 학원을 두루 섭렵시키고 중·고생 시절은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 표현은 ‘공부~공부’다.
아까운 청소년기는 대학이라는 괴물에 의해 시간과 정열이 매몰된다. 국가가 저출산을 위해 금년에도 4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세워 지원하고 이미 십수 년 전부터 200조 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근본적 처방에 대한 혁신과 대책이 없기에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그렇게 쏟아붓는 예산들도 차라리 출산수당으로 5,000만 원씩 지급해 주는 게 보다 유용할 수도 있다.

입시 교육과 관련한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가정의 과도한 비용이 되고 결과적으로 자산을 축적하지 못한 부모는 노후에는 자신이 빈곤해진 결과를 초래한다. 발랄하게 뛰어놀며 즐겁게 학문을 탐구할 청소년기가 학생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에 의해 시간과 열정을 강탈당하는 현상은 참으로 안타깝다. 정부의 적극적 교육 개혁이 저출산과 노후 빈곤을 막아주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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