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포시학교급식모니터링단 이혜주 단장>

애정을 듬뿍 담은 시선과 전문가 못지않은 꼼꼼함으로 일년 내내 우리동네 아이들의 학교 급식을 살피는 엄마들이 있다. 올해로 4기를 맞은 김포시학교급식모니터링단 이야기다. 안면이 없는 학부모들이 오로지 ‘아이들의 건강한 급식’을 매개로 만나 언니동생으로 발전하고, 먹거리에 대해 직접 보고 느끼면서 이제는 함께 공부하며 건강한 마을에 대해 논하게 된 김포의 대표적인 ‘선순환 단체’. 김포시학교급식모니터링단 4기 단장을 맡은 이혜주 단장을 만나봤다.

 

Q. 김포시학교급식모니터링단 활동을 오랫동안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급식모니터링단을 활동을 꾸준히 해 오시면서 일원과 단장의 역할을 모두 맡으셨다. 활동을 하시면서 현장에서 느끼신 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학교급식모니터링 활동은 급식 소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시작됐다. 지금도 기억에 선명히 남는 날이 있다. 규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품된 양파가 산처럼 쌓여있던 곳을 찾아갔던 날, 농부님들의 한숨짓는 뒷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날이었다. 이제껏 딸아이가 인정한 ‘훌륭한 맘’이라는 마음으로 좋은 엄마, 좋은 학부모라 생각했었는데 그 환상이 여지없이 깨진 날이었다. 그때부터 다시 생각하게 됐던 것 같다. 엄마가, 우리동네 학부모가, 모니터링단이 진짜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라고 말이다.

유통직원들의 뒷모습에서 우리 남편을 보고 아들을 봤다. 그분들의 직장이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 이후부터 모니터링 활동을 하며 조용히 쓰고 전달하고, 조용히 시정 사항을 받았던 것 같다. 그렇게 조금씩 ‘달라졌으면’ 하는 마음을 품게 됐고, 우연치 않은 기회로 단장을 맡게 됐다.

 

Q. 단장을 맡으시면서 학교급식모니터링단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역할이 확대되고 선순환의 영향이 확장되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단장으로서 리더쉽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A. 단장을 맡게 되면서 가슴 속으로 생각했다. “잘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잘 웃는 것은 잘한다. 농부님들과 학부모들이 다 웃을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재까지 모니터링단 활동을 하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길고도 짧은 시간 활동을 이어오면서 나의 아이만이 아닌 ‘김포에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또 다른 좋은 것들도 먹이는 기회를 찾고 싶었다. 학부모와 지역이 원하는 상품을 학교 급식에 들어갈 수 있는지,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건강한 공신력 있는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차액지원사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 간식을 찾는 일이 영양교사선생님들의 큰 숙제다. 적정한 가격으로 지역의 건강한 제품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 학부모들의 눈으로 찾은 건강한 제품이 우리 아이들 입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아이들의 간식을 찾기 시작했고, 모니터링 다녀오면 그것으로 그치지 말고 내용을 공유하며 소통하게 됐다. 그렇게 정리된 모니터링의 활동은 각 학교 영양선생님들에게 전달됐고, 조율되지 않는 단가는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 담당자들과 논의해 풀어가게 됐다. 모두가 합심한 결과이지, 결코 나 혼자만의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Q. 모니터링단의 역할이 자연스레 증대됐는데, 학부모들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A. 모두들 기뻐했다. 우리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내가 어떤 작은 도움을 준다는 ‘의미’가 생성되었다는 것이 우리를 기쁘게 했던 것 같다.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되면 그 이상 기쁜 것이 없지 않나.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라는 영양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에 우리들의 활동이 가치평가가 되는 것 같아 기뻤다.

또 하나,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뻐했던 적이 있었다. 김포시 학교급식물류센터가 의회에서 통과돼 확정되었을 때, 우리 모니터링단은 뭔가 합격한 듯이 모두 한 마음으로 뛸 듯이 기뻐했었다.

 

Q. 현재 모니터링 단장 외에도 먹거리 관련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A. 이곳 김포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 이렇게 좋은 김포에 우리 아이들의 좋은 이모도, 삼촌도 있다. 훗날 아이들이 김포를 떠난다 할지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마을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내 작은 노력이 ‘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하고 작은 활동들을 펼쳐나가고 있다.

 

Q. 다양한 먹거리 활동을 이어나가시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아쉬운 점들이 있었을 것 같다.

A. 비슷한 사업들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았을 때이다. 크게 묶여진 통합된 이름 하에 비슷한 사업들이 진행될 때 시너지가 높을 것이 학부모의 눈에도 보이는데 말이다. 먹거리만 해도 그렇다. 공유부엌, 푸드플랜, 공정무역... 이 각개의 사업들이 ‘푸드통합지원센터’라는 이름 하에 포함될 수 있다. 농정과, 식품과, 사회적경제센터 등 나뉘어진 부서 역시 ‘통합지원센터’라는 충분히 협업할 수 있는 조직으로 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같은 맥락에서 풀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를 각각 다른 것으로 쪼개 이야기하고 있어서 아쉽다. 푸드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해소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은 다양하다.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갈등해소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푸드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친농타운’도 그려볼 수 있겠다. 이를 통해 지금 김포시가 과제로 여기는 다양한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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