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 좋은 세상> - 다둥이 맘 박세영 氏

아이들의 가장 좋은 인생 친구, ‘형제’

사교육 필요 없는 ‘공교육’ 확립 기대

‘아이돌보미’ 지원 확대 가장 필요

 

 

 

박세영 氏

고촌에 살고 있는 네 아이의 엄마 박세영 씨는 원래 다섯 명의 아이를 낳는 것이 바람이었다. 왜냐하면 세영 씨 본인의 형제가 오빠 한 명 뿐이었고, 성별이 다르니 교류가 적어 외롭게 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을 하면 북적북적한 가정을 이루는 꿈을 꿨다고 한다. 특히 결혼 후에는 딸을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첫째, 둘째 아이로 아들을 낳게 됐고 아이들에게는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세영 씨는 여전히 딸을 낳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의 성별을 부모 마음대로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셋째가 또 아들일 수도 있다는 염려와 지금 있는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도 너무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기에 더 낳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아이들이 좀 더 크고 육아가 조금 수월해 지면서 셋째 출산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은 여전히 힘들 것 같아 아이대신 개를 가족으로 키우던 어느 날, 깜짝 선물처럼 딸이 생겼다. 이렇게 또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아기가 한 명 더 갖고 싶어 넷째까지 낳게 되었는데 다시 한 번 바라던 대로 딸이 태어나 줬다.

“제가 항상 말로는 딸을 낳을 수 있으면 한 명 더 낳고 싶다고 했는데 셋째, 넷째가 딸이어서 너무 기뻤어요. 자매면 좋잖아요. 제가 어릴 때 자매인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거든요. 그래서 더 딸을 원하기도 했죠. 그리고 딸은 엄마의 좋은 친구가 돼 준다는 말, 아들보다 키우기 쉽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막상 키워보니 딸이 예민해서 더 힘드네요 하하”

 

 

 

 

사랑스러운 네 남매

든든한 아들들과 마냥 사랑스러운 딸들

첫째 예성(10세)은 첫째스럽게 예민한 감성이 있고, 어릴 때부터 동생들과 사랑을 나눠 받다 보니 엄마에게 더 애교를 부리는 맏아들이다. 한편으로는 엄마 생각을 가장 많이 해 주는 든든한 첫째 역할을 하고 있다. 둘째 하랑(8세)은 ‘둘째였던’ 세영 씨가 동질감을 느껴 조금 더 애정이 가는 녀석이라고 한다. 둘째는 모난 구석 없이 둥글둥글한 성격을 갖고 있다.

“첫째와 둘째가 무슨 일로 싸우게 되면 오히려 둘째가 “에이 몰라 형아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이러면서 져 줘요. 첫째는 둘째보다 욕심이 많고, 둘째는 형보다 성격이 더 너그러워요”

셋째 마음(3세)은 세영 씨 부부가 학수고대하던 첫 번째 딸이었기에 사랑을 더 듬뿍 받아서 그런지 자신이 가장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오빠들이 많아서 그런지 매우 활동적이고 애교도 많은 귀염둥이다. 마지막으로 넷째 사랑(1세)은 네 명 중 가장 순둥이라고 한다.

세영 씨는 “아들들은 이제 좀 컸다고 엄마가 힘든 부분을 알아채고 많이 도와줘요. 딸들은 애교부리는 것만 봐도 그렇고 리본 달아주고 치마 입혀주고 하면 그냥 존재 자체가 너무 예뻐요. 좋은 거, 예쁜 거 다 해 주고 싶고, 정말 너무 예뻐요” 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형제 넷이면 열 친구 안 부럽다

세영 씨가 느끼는 다둥이의 좋은 점은 아이들이 지금도, 커서도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도 첫째 예성과 둘째 하랑이 함께 놀고 있으면 셋째 마음이도 오빠들과 함께 논다고 한다. 세영 씨는 셋째가 뭘 하는지 잘 모르는데도 오빠들 곁에 꼭 붙어서 같이 숨바꼭질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며 노는 모습이 마냥 사랑스럽다고 한다. 이렇게 셋째 동생까지 같이 놀아주다 보면 첫째 예성이가 “우리는 친구들을 못 만날 때에도 우리끼리 재미있게 잘 놀 수 있다”며 “막내 사랑이도 빨리 커서 같이 놀면 재미있겠다”고 얘기한다고 한다. 세영 씨는 “아이가 한 명이면 부모가 매 순간을 같이 놀아줘야 하는데 형제가 있으면 자기들끼리 뭉쳐서 잘 노는 모습이 부모로서 편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자녀 가정은 ‘아이돌보미’가 가장 필요해요

육아가 고된 일이라는 것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육아를 제대로 경험해 본 사람들은 더욱 깊이 공감할 것이다. 남편은 직장을 다녀 집에서 아이 넷을 혼자 돌보고 있는 세영 씨도 다둥이 육아의 힘듦을 토로했다. 특히 엄마와 함께 아이를 돌봐줄 존재의 필요성이 가장 절실하다고 한다. 그러나 베이비시터나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인건비가 너무 비싸 아무리 힘들어도 고용할 엄두가 안 난다고 한다. 게다가 세영 씨처럼 아이가 많은 집은 베이비시터들도 기피할 육아강도라 더욱 고용이 어렵다고 한다.

“넷을 혼자 본다는 게 정말 너무 힘들어요. 베이비시터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100% 지원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지원을 해 준다면 저는 다섯째까지 낳을 생각도 있어요”

 

공교육으로 충분히 학문적 탐구 할 수 있는 한국 사회 원해요

세영 씨는 과거나 지금이나 사교육의 힘이 너무 강한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너무 싫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아기 때는 이런 부분에 신경을 덜 썼지만 첫째, 둘째가 각각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이 되어 본격적으로 공부를 할 나이가 되면서 이런 부분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학원에서 모든 걸 배운 뒤 학교에는 그냥 배운 걸 확인하러 가는 느낌이에요. 저는 한국의 이런 부분이 싫어서 미국에 갔던 건데... 한국은 교육적인 문제가 해결이 돼야 출생률이 올라갈 것 같아요. 저도 지금 공부 가르치는 게 제일 힘들어요. 코로나 때문에 EBS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하니까 엄마인 저도 오전에 아무데도 못 나가고 옆에 붙어서 계속 신경 써 줘야 하고 학교 수업 끝나면 학원 준비까지 해 줘야 하고, 엄마가 제일 바빠요”

 

건강하게만 자라 주길 바라

첫째 예성이 아기였을 때 엄마로서의 욕심이 커서 5살 때부터 놀이 수학, 과학 실험 등 이것저것 많은 양의 공부를 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가 한 번 크게 아팠던 일을 겪고 난 뒤에는 ‘공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건강하게만 살아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세영 씨는 이 일을 계기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남들과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며 “나누는 게 손해가 아니라 그게 자신한테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면서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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