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사 현법스님, “경자년 교만 ·아집·아만 버리고, ‘답게’ 사는 한해 되길”

김포 운양동에 소재한 대한불교조계종 용화사 주지 현법스님께 한해를 돌아보고 신년을 맞이하는 소회를 들어보았다. 용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며, 1405년(조선 태종 5) 정도명(鄭道明)이 창건한 전통 사찰로 용화전과 영각 · 범종각 · 요사채가 있고 유물로는 창건 당시에 정도명이 한강에서 건져 올렸다는 미륵석불입상이 전한다.

 

Q : 2019년 한해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갈등이 최고조였던 것 같다. 본지 기고를 통해 주지스님께서 말씀하셨던 화쟁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신다면.

A : 우리민족은 고조선 이후 900번 이상 외세로부터 침략을 받았다. 그중 대표적인 임진왜란, 일제 강점, 6·25사변 등의 사례를 보면 정치지도자가 국민 안위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당리 당략에 매몰되었을 때 반드시 외세 침략이 있었고, 국민을 외면한 정치 지도자가 문제였음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Q : 종교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A : 종교란 깨달음을 통해 신의 경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솔선수범을 통한 사람다운 삶이 기본으로 하고, 믿음도 왜곡된 믿음을 경계해야 된다.

 

Q : 사회 문제 중 가장 큰 문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A : 교육이 문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평균 IQ는 106으로 싱가폴, 홍콩, 일본과 더불어 세계 1위 수준이고, 1967년부터 참가한 기능올림픽 종합 우승만 19회, 그 외 항상 2, 3위를 수상한 실력을 가진 나라다. 그러나 올해 노벨상이 수여된 지 120년이 되는데, 우리나라 사람 중 노벨상 과학 부문에서 단 한 명의 수상자가 없다. 반면 평균 IQ 96인 이스라엘은 노벨상 수상이 240여회다. 그중에 단연 대학입시 문제가 제일이다. 세계유수 대학은 입학은 자유롭지만 졸업율은 70%정도고, 그중 14학기(7년)까지 수강해도 학점이수를 못해 졸업을 못하는 비율이 7%나 된다. 반면 우리 교육은 대학 입학만 하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Q : 종교의 역할은 무엇인가.

A : 재교육의 과정이다. 사람답게 살게 하는 인간성을 되찾게 하는 재교육 기관이다. 소득이 7천에서 2만불까지 믿음에 대한 신념이 아주 크다. 3만불이 넘어가면 종교적 신념이 낮아진다. 앞으로 5년 내 완전한 스마트 사회가 되고 AI등 첨단사회가 도래하겠지만 불교적 명상은 갈수록 중시될 것이다. 명상을 통해 자아를 찾고, 나를 찾아가는 일깨워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능을 가진다고 하지만 명상을 통한 자기 발견의 기능은 AI가 수행할 수 없는 가장 큰 차이점이고 종교의 역할이다.

 

Q : 사찰 내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많은데 평화통일을 위한 제언을 해주신다면.

A : 중국 일본 등 주변 강대국이 남북이 통일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미국에게는 중요한 무기 수입국이자 주둔비까지 부담하는 등 막대한 이익이 있는 한국이 통일되는 것을 미국 또한 원하지 않는 것 같다. 현재 미국이 주장하는 일괄 타결은 북한으로 봐서는 응하기 어려운 조건이고, 합의를 위해서는 단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고 국익 앞에 일치 단결할 수 있는 국민들의 지혜를 모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Q : 마지막으로 김포신문 독자에게 신년인사 부탁드린다.

A :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때 일수록 “~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고, 각자가 가진 “아집”과 “아만”, “교만”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아만은 불가에서 사만(四慢)중의 하나로 스스로를 높여서 잘난체하고 남을 업신 여기는 마음이다. 2020년 경자년에는 우리 모두가 상대를 배려하고 솔선수범해 소외된 곳을 살피고, 고마워하고 미안해할 줄 알고, 부모는 자식에게 자식은 부모에게 서로 감사한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현법스님은 1978년 법주사에서 이두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한 뒤,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수지하고 1996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수료, 해양경찰대, 인천 남부ㆍ안산ㆍ시흥경찰서 경승실장(1987), 법무부인천교도소선도위원(1988), 시흥시불교연합회장(1999),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총동문회 사무총장(2000), 시흥시 환경운동연합상임대표(2000), 중앙종회의원(2006, 2018), 교구 기획실장(2007), 영각사ㆍ개태사ㆍ보승사 주지를 역임했고, 현재 용화사 주지, 보리수요양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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