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공설운동장의 무료급식소 앞에는 노인들의 행렬이 늘어져있다.
아침 겸 점심 한끼니를 때우기 위해 가까운 사우, 북변동부터 멀리는 나진교, 감정동에 사는 노인들도 무거운 발길로 이곳을 찾는다(사)주부교실(회장 홍락희)에서 일주일에 4일간 운영하는 공설운동장내 무료급식소에는 마른날 궂은날 할 것 없이 하루에 150여명 정도의 노인들이 찾아온다. 생활이 곤궁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밥이며 반찬을 직접 배달해 주는 것까지 합하면 이들의 봉사로 인해 끼니를 해결하는 노인은 하루에 대략 250여명.
무료급식소 예산은 약 70%가 후원금과 70여명의 주부교실 회원들의 회비 등으로 충당된다. 나머지 30%가 시의 보조금이다.
그나마 처음시작 당시인 97년도에는 시의 보조금이란 한푼도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회원들은 시에서 예산을 조금만 더 늘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그저 기대만 할 뿐이다.
경제는 점점 어려워져 젊은이들은 실업자가 되고, 밥을 굶는 노인들은 늘어만 간다.
국내 최대 곡창지대로 손꼽히는 황금들녘 김포의 노인들이 굶는 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지만 시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뒷짐만 지고 결식노인의 정확한 숫자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취재를 마치고 무료급식소를 나와 바로 옆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한 미술품 전시행사 개관식에 참석했다. 잘 차려진 다과상을 지켜 보면서 극명히 상반된 두얼굴에 서글픈 마음마져 들었다.
얼마 후면 한가위다. 풍요로운 명절, 더욱더 허기질 결식노인과 아동을 위해 김포시 새마을회는 쌀모으기 캠페인과 휴경지 배추재배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주부교실 회원들 또한 겨우내 어르신들께 드릴 김장준비를 벌써부터 하고 있다.
김포시 당국은 그저 생색내고 보여주기 위한 전시적 행사보다 배고픈 서민을 위한 해결책도 함께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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