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仁 國
(김포시 교육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평준화와 자립형 사립고는 최근 우리나라 교육계를 뜨겁게 만들었다. 획일적인 교육에서 탈피하려는 중요한 움직임의 하나인 것이다. 우리 교육의 획일화된 제도는 이제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학교교육이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것을 정부가 일일이 간섭해서는 우리교육의 미래가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교육은 다양성을 지녀야 한다. 다양성이란 무엇인가? 학부모, 교사, 정책담당자, 교육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어 그 뜻을 같이한 교육이어야만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공부를 잘 하든 못하든 사람 대접을 받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며 졸업한 뒤 밥벌이를 하는 것, 이게 모든 학보모들이 바라는 최선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양성과 창의성을 길러준 수단과 도구를 학부모도 사회도 갖고 있지 않다. 학교체제와 시스템이 사립이든 공립이든 똑같다. 교육이 아닌 행정중심이 된 체제에서는 획일화를 탈피하기 힘들다. 우리 교육과정을 국가가 너무 세세한 것까지 규제하고 간섭한다. 전교생이 3~4명인 섬마을 학교나 1000명이 넘는 학교나 배우는 내용과 진도가 똑같다. 국가는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이 도달해야 할 기준 정도만 제시하고 교재나 수업시간은 학교와 교사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다양성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야기 해 보자.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라는 책이 있다. 숲 속 동물들이 학교를 세워 생기는 일들을 묘사했다. 토끼는 달리기를 잘하는데 수영은 못하고, 오리는 거꾸로 수영을 잘하는데 달리기를 못한다. 그런데 모두 달리기와 수영을 해야 했다. 오리는 달리기 연습을 하다 물갈퀴가 찢어져 수영도 못하게 되었다. 독수리는 큰 날개를 펴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야단을 맞았다. 독수리는 날개를 제대로 펴지 못해 날기 힘들게 되었다.
획일적인 교육이 학생들의 고유한 특성을 얼마나 망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학생들의 다양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되도록 교육내용의 선택권과 평가권을 달라는 요구 조건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학부모, 학교, 교사, 단체들이 이상적인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집단들이 자유롭게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를 줄여야 한다. 정부가 자립형 사립학교를 만들려고 했지만 그것이 부자들의 자녀들만을 위한 제한적인 선택권이라면 대다수 학부모들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교원인사체계도 문제다. 학교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모들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교사들이 신뢰받으려면 교사집단 내의 자정적 실천운동이 있어야 한다. 학부모단체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교육환경을 조정하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교사단체와 학부모단체가 제 몫을 다 한다면 우리나라 교육은 다양하고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