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병할 수 있는 만성적인 난치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주로 10~2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여 평생 지속되고 장관 협착, 누공, 천공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크론병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그리고 장내 세균총에 대한 이상 면역 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병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크론병은 주로 서구 선진국에 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는 매우 드문 질환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역학 연구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권의 크론병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 약 1만4천명이었던 환자수가 2015년 약 1만 8천명으로 증가하였다.

만성적인 복통은 크론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며 항문 주위의 불편감 또는 통증, 고름이 나오는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수양성 설사는 복통과 함께 크론병의 중요한 증상으로 점진적인 호전 없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과민성 장증후군과는 달리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지 않으며 야간 설사가 동반될 수 있다. 관절, 피부, 외음부, 구강 및 안구 같은 장관 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체중 감소나 성장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진단은 임상 소견 및 검사실 소견, 내시경 소견, 조직 검사 소견, 영상 소견(소장 조영술, CT, MRI), 수술 소견 등을 종합하여 이루어진다. 일차 진단 방법은 말단 회장부 관찰을 포함하는 대장 내시경 검사이며 생검으로 얻어진 비건락 육아종 및 기타 만성 장염 소견은 크론병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론병은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면서 진행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치료의 목표는 약물 치료를 통해 재발과 장 천공, 장 폐색, 대장암 등의 합병증을 포함한 질환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효과적인 치료제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지속되는 염증은 결국 임상적 재발을 일으킬 수 있어 치료 반응의 철저한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크론병의 치료는 질병의 활동도, 침범 부위와 질병 행태를 고려하여 결정하며 약물 투약 및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면역 억제제, 생물학적 제제가 대표적인 치료 약제이며 장천공, 출혈, 악성 종양, 내과 치료에 효과가 없는 장폐쇄와 농양에서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크론병은 아직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질환의 다양한 임상 양상과 합병증에 대하여 여러 가지 치료법이 시도되어 왔고 최근에는 많은 임상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둔 치료 방침들이 제안되고 있어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면 질환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정상경
김포우리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