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에 의하여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에는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담배통과 물부리 양쪽을 연결한 긴 장죽 또는 짧은 곰방대를 사용했다.

특히 조정에서는 국사를 논하며 자주 피었지만 불을 붙이는 절차가 번거롭고 또 연기가 위쪽으로 올라가 담배를 삼가라는 어명이 있었다 한다. 이때부터 존귀한 분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예의가 관례가 되었고, 이는 웃어른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다.

대가족이 주를 이루던 시절, 사랑채에서 담뱃대를 재떨이에 탕탕 치는 것은 가장(家長)의 권위를 나타내며 가장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무언의 표시였다. 그 때에는 힘든 육체 노동 후 한 모금의 담배로 피로를 풀며 하루를 마감했다. 담배 잎은 염소가 좋아해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을 ‘염소’ 또는 ‘골초’ 라 부르며 담배는 점차 대중의 익숙한 기호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필자 역시 1986년경 <솔> 담배로 시작한 흡연이 어느새 32년이 흘렀다. 삼십년 넘게 피어 온 담배를 끊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다고 생각하였지만 의지로 금연을 시작한 지 5주차 접어들었다. 지금도 간혹 한모금의 담배가 그립지만 점차 흡연에 대한 욕구가 멀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담배 가루는 지혈 효과가 있어 민간요법으로 많이 활용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유해성 때문에 금연 운동이 활발해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관대했었다. 버스 안은 물론 사무실, 복도, 기차 객실 등 웬만한 공간에서는 자유분방하게 담배를 피웠고 하얀 연기로 각종 모양을 만들어 내며 멋진 기술을 뽐내기도 했다.

종류도 다양했다. 광복 직후 누런 봉지의 '궐련'이 대한민국 최초로 시판되었다. 군인에게 제공된 <화랑>을 비롯해 <새마을> 등은 필터가 없었고 최초의 필터 담배는 <아리랑> 이었다.
특히 궐련은 가루여서 소비자들은 신문지 또는 종이를 절단해 말아 피우는 원시적인 흡연을 했지만 지금은 니코틴을 걸러주는 이중, 삼중의 필터가 주를 이루며 70여 종의 담배가 시판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인이 가장 많이 피웠던 담배 TOP 10은 <솔> <88라이트> <청자> <거북선> <새마을> <풍년초> <한라산> <파랑새> <환희> <신탄진> 을 꼽을 수 있다.
담배에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부터 고액 세금이 부과됐다. 소비세를 비롯하여 교육세, 건강증진기금, 부가가치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KT&G는 2017년 세금 등 담배에의 각종 부담금이 외국산 판매를 포함해 천문학적 금액인 11조4천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담배는 세수를 떠나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또한 함께 하는 공동체를 위하여 활발한 금연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정부는 담배의 유해성 홍보가 아니라 담배 값 인상으로 금연을 장려하여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하였다.
지난 정부 때 담배값 2,000원을 대폭 인상했을 때 흡연가들의 충격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시끄럽던 모습을 떠올린다.

담배가 백해무익이라 하여 흡연 인구를 줄여보겠다는데 이를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동안 독점 전매 구도 아래 담배로 세수를 메꿔온 정부가 아닌가! 지난 정부처럼 국민의 건강을 빙자해 복지공약을 위한 증세의 수단으로 담배 값을 인상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이제는 담배 가격을 떠나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금연을 권유하고 싶다. 하지만 진정 국민 건강을 보호한다면 담배 값의 대폭 인상보다는 담배의 유해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유영근
김포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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