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 5일만에 400만, 10일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이제 1,000만명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필자도 며칠 전 가족들과 이 영화를 봤다. 5. 18 광주사태 당시 현장취재를 통해 광주의 상황을 해외에 알린 외신기자와 그를 도운 택시운전사 그리고 광주시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도 모르는 체 단지 밀린 월세 10만원을 벌기위해 무작정 떠나는 아프지만 감동의 스토리가 있고 무력으로 제압하는 군과 자유에 맞서 투쟁하려는 시민들과의 충돌과 잔혹함. 그리고 기자로서의 사명과 최선을 보여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요즘 운전기사에 대한 재벌가와 오너의 갑질 문제가 다시 재연돼 가뜩이나 찜통더위에 지친 국민을 더욱 짜증나게 하고 있다. 지난달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갑질 논란에 대한 사회적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법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운전 중이던 운전기사를 향해 부모까지 들먹이며 인신공격성 발언과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운전기사는 두 달간 스트레스로 인해 몸무게가 7kg이 넘게 빠졌고 매일 두통약을 먹고 공황장애가 와 회사를 그만뒀다고 한다.
또한 지난해에는 현대가 재벌2세인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과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이 수행기사를 폭행. 폭언으로 수사까지 받는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망신을 당하기도 했으며 2015년에는 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이 운전기사에게 신발과 양말을 집어던지고 머리를 잡아당겨 핸들을 놨었다는 폭로가 나오는가 하면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자주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상습적으로 폭행했으며 심지어 구둣발로 낭심을 걷어차여 병원에 치료를 받고 일주일 동안 집에서 쉬었다고 한다.

그런 오너가 있는가 하면 현재 화교계 최고의 홍콩갑부로 꼽히는 리카싱 회장은 자신의 운전기사가 30여년 동안 일을 마치고 은퇴할 때 노고를 위로하며 3억6천만원짜리 수표를 건넸더니 “뜻은 감사하지만 받지 않겠습니다. 저도 36억을 모았습니다.” 하여 리카싱 회장이 기이하게 여겨 “월급이 100만원 밖에 안 되었는데 어떻게 그런 거액을 모았는가?”하니 “회장님이 뒷자리에서 전화하는 것을 듣고 땅 사실 때는 저도 조금씩 사 놓았고요. 주식을 살 때도 저도 따라서 약간씩 구입했더니 36억원이 되었습니다.”하였다 한다. 이렇듯 누구를 만나느냐와 자신의 관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운전기사는 출. 퇴근 뿐 만 아니라 가사 도우미에 비서역할 까지 하며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탓에 사생활을 낱낱이 가장 많이 알 수 있으며 목숨을 담보로 일을 하다 보니 대부분은 처우를 배려하고 특별한 예우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나, 수시로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로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일례로 2015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자신의 수행기사의 폭로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물러나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로비의혹을 폭로하겠다는 협박글로 인해 법정에 서는 등 곤욕을 치른 사례가 부지기수다.

그럼 왜 인간적인 수모와 모욕을 참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운전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으로 쉽게 생각하고 신청하는 바람에 1명 모집에 보통 100명이상이 몰린다고 하니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절대적인 주종관계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피해를 당해도 입도 뻥끗하지 못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쉽게 그만 둘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전기사는 전문인으로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며   갑을 관계가 아닌 공생의 관계로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각계 요로에서 헌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야 할 오너들이 갑과 을의 관계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정하게 다시한번 자성해 보아야 할 것이며 사회적 반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진정한 소통과 관심으로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기쁜일 슬픈일 모두 가까운 사람을 통하여 다가오지 않는가? 그 동안의 잘못된 인식을 버리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어져 통합과 발전의 장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최돈행
김포신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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