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무더운 여름. 찾아오는 고객 없는 김포5일장 마당. 시름어린 이곳에 가벼운 장바구니 하나들고 한 달에 한번 만이라도 따뜻한 정어린 마음을 보내고    고소득자와 재벌에 대한 고율과세와 더불어 변호사나 의사와 같은 전문 직업군에 대한 세금 탈루 시 원천적으로 자격을 박탈함으로 탈세하면 망한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어야.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노변시장인 5일장은 고정형 풍물시장과 달리 지역별로 순회하면서 장마당이 서고, 예전 양곡에는 우시장이 있어 지금의 김포지역 기준으론 가장 번성했던 곳이다. 당시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지금도 양곡과 마송 장마당은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생존한다.

김포5일장은 사우장터와 북변장터가 합쳐져 북변동 공영주차장에 5일마다 장이 선다. 봄가을엔 장 구경삼아 나온 나들이객과 함께 휴일장이 되면 꽤 사람들이 붐빈다. 그러나 며칠 전 찾았던 김포5일장은 장사하는 사람들만 한가롭게 부채질할 뿐 물건 사러온 내방객이 없었다. 아무리 무더운 복중의 날이라지만 350여개 점포가 들어선 그 큰 곳에 손님은 나 혼자 뿐이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여름장엔 무엇이 나왔는지 둘러보기 위해 찾아간 그곳으로 인해 갈 길을 막은 절벽처럼 참담하게 마음이 주저앉았다. 늦은 오후부터나 떨이로 팔아야하는데 아예 점심 때부터 떨이로 팔아도 정작 손님이 없으니 물건은 무더위에 상하고 저녁이면 속절없이 버려져야 한다.

하나 씩 다 팔아 줄 수도 없고, 괜스레 입고나온 양복이 부끄러워진다. 양복이나 벗고 올 걸 후회막급이다. 지난 토요일 구래동의 E-마트에선 주차하려는 차와 출차하려는 차들이 엉켜 주차전쟁이 벌어질 만큼 손님들이 붐빈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라 할 만하다. 무더위도 피하고 시원한 곳에서 유유자적 시장을 볼 수 있으니 사람들이 몰려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지사이다. 그들에게 "김포5일장도 둘러보세요"라고 강요할 순 없다. 누가 무더위를 무릎 쓰고 무거운 봉지들을 들고 다니며 주차할 곳도 못 찾아 쩔쩔매는 지경을 감수하겠는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바야흐로 100대 정책과제를 국민에게 제시했다. 프랑스의 마크롱은 유럽을 대표하여 한국의 문재인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개혁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정책이 제시되며 세간이 발칵거린다. 인생사가 그러하듯 국가의 정책도 똑 부러지는 해답은 없다. 가정에서도 아버지의 월권적 권위가 없어졌듯 국가도 권위주의적 독재가 용납되지 않는 사회로 성숙했다는 걸 모두 알고 있기에 국가의 정책제시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국민적 공감대와 대중적 합리성에 기반해야 불필요한 갈등비용과 사회적 불협화음을 감소시킬 수 있다.
세상 존재하는 물체들은 앞과 뒤가 있고 그늘과 밝음이 상반되듯 한 쪽이 지나치면 다른 한 쪽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신념이나 이념에 의한 주장들일 수록 더 큰 괴리와 골을 만들어 내는 것을 역사에서 보아왔듯 정권초기의 개혁드라이브는 그래서 더욱 사방팔방을 다 챙기는 주도면밀성이 요구된다. 근로자 시급인상과 최저임금의 상승도 외국근로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정해 국가세금으로까지 그들을 지원하는 문제는 재검토해 볼 일이고, 고소득자와 재벌에 대한 고율과세와 더불어 변호사나 의사와 같은 전문 직업군에 대한 세금탈루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과감한 벌칙을 신설해서 5년 아니라 10년을 소급해서 인정과세 할 수 있고 자격을 박탈함으로 탈세하면 망한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어야 국민의 의무인 납세에 충실하게 될 것이다.

군대 안가는 연예인들이 SNS에 줄매를 맞듯 국세청은 매년 고액체납자와 전문직 탈세자를 공개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게 국민의 신성한 4대의무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간사회는 욕구와 희망에 의해 지나가다 말년이 되면 나눔과 희생으로 완성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욕구나 희망이나 나눔과 희생이 비빔밥처럼 범벅이 되어 흘러간다. 젊은이들도 나눔과 희생을 실천하는데 열심인 것을 보면 대한민국의 지금은 민주주의의 왕성함을 넘어 인간적 아름다운 마음들이 숨쉬는 시민의 따뜻한 배려들이 넘치는 세상이다. 

우리는 우리사회의 곳곳을 다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곳을 발견하면 서로가 마음 따뜻한 정으로 손길을 내밀면 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벼운 장바구니 하나들고 김포5일 장터를 찾아볼 마음을 가져보고,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을 보듬을 생각이 있으면 족하다. 우리보다 작은도시 강화도 큼직하게 재래시장 짓고 외지인이 찾는 명소가 됐다. 김포시도 정부처럼 개혁적 마인드로 소외되고 사각진 시민을 위한 적극적 행정들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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