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문수 김포우리병원,소화기내과 의학박사
과민성 장증후군은 장의 기질적인 질환 없이 변비나 설사와 같은 배변 습관의 변화와 함께 복통, 복부 가스, 복부팽만감 같은 복부 불편감이 발생하는 기능성 장 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6~7%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나 아직까지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 인자로는 소화관 운동의 변화, 내장 과민성, 유전적 요인, 장내 세균총(장내 미생물 무리)의 변화, 뇌-장관 상호 연관성,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이상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으며 이러한 인자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면서 증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특별한 검사 없이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있다. 원인 질환이 마땅히 없음에도 불구하고 복통, 복부팽만감 같은 복부 불편감이 6개월 이상(지난 3개월 동안에 적어도 1개월에 3일 이상의 빈도) 지속되는 경우에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배변 후에 완화되거나, 배변횟수에 변화가 있는 경우 혹은 대변 형태 및 굳기의 변화(변비 혹은 설사 등)가 동반된 경우에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진단을 내린다. 또한 배변 형태에 따라 변비형, 설사형, 변비-설사 혼합형 및 분류 불능형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분류한다. 진단할 때 주의할 점은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을 가진 환자에서 "경고 증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기질적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와 같은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고 증상에는 체중 감소, 항문 출혈, 대장암이나 난소암의 가족력, 배변 습관의 변화가 60세 이후에 발생하여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빈혈, 복부 종괴, 직장 종괴 등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치료 목표는 환자의 가장 불편한 증상을 완화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과식을 피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로는 환자의 주된 증상에 따라 장의 예민도를 떨어뜨리는 진경제나 부피형성 완하제 등의 변비약 등을 사용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약간의 신경안정제 같은 정신의학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식이습관과 생활방식은 과민성 장증후군의 증상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적절한 식이와 영양 상태의 유지는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영양 결핍을 방지하고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규칙적인 식사 및 충분한 양의 수분섭취와 편식 없이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섭취하여야 하지만 본인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특정 음식을 피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증상을 악화 시키는 음식으로 우리 몸에서 소화를 쉽게 할 수 없는 FODMAPs(포드맵, 장에서 흡수되지 않는 당 성분을 일컫는 말)이 많은 음식이 대두되고 있다. FODMAPs에 해당하는 짧은 사슬 탄수화물은 소장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하여 삼투압으로 대장 내 수분을 증가시키고 위장관 운동이 빨라져 설사를 유발한다. 또한 이러한 탄수화물은 장내 세균이 이용하기 좋은 물질로 쉽게 장내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가스 발생이 많아져 복통과 복부팽만 및 더부룩함을 유발한다. 따라서 FODMAPs은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으나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물에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일반적으로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과, 양파, 양배추, 마늘, 콩에 다량 포함되어 있으며, 밀가루 음식, 배, 수박, 멜론, 브로콜리, 우유 및 유제품에도 많이 들어 있다, 반대로 FODMAPs이 적은 쌀로 만든 음식, 두부, 생선, 바나나, 딸기, 포도, 당근, 고구마, 감자, 상추, 토마토, 시금치 등은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게 좋은 음식들이다. 현실적으로 FODMAPs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쉽지가 않지만 복부팽만감이나 설사가 주 증상인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는 자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FODMAPs 음식을 파악하고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아주 차갑거나 기름진 음식 같은 장에 심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식도 피해야 한다. 또한 아무리 FODMAPs이 적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과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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