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은 천하처럼 귀한 존재죠”

(사)청소년행복나눔 이사장, 매달 8백만원 지원
사랑 교육공동체 뜻 김포에 대안학교 설립추진
흔한 명품하나 없이 검소, 더 소중한 곳에 써야

"우리 회사에 다니다 군대 가기 전 인사차 온 영호(가명)가 단감을 한 박스 사왔습니다. 직원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 집에 다섯 개를 가져가서 아내와 함께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과일보다 가장 맛있는 단감이었고, 감개무량했습니다." 하성면 가금리에 청소년 대안학교 ‘청행드림자연학교’를 설립하는 최영철 이사장의 말이다.

최 이사장이 문용식 사무총장과 함께 (사)청소년행복나눔을 설립해 청소년을 돌보기 시작한 건 지난 2010년부터다. 주로 갈 곳 없이 배회하는 학생들과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이 대상 이었다. 이때부터 학교 밖 아이들을 위한 관심은 갈수록 구체화됐고, 센터의 틀을 전문화 하고 내용을 갖춰나갔다.

북변동에 소재한 자신의 건물 150평을 무상으로 내줬고, 운영비 500만원을 매달 지원하고 있다. 임대료 300만원을 포함하면 매달 800만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어려운 불황속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한 최영철 이사장의 헌신은 이렇게 확대되고 있다. 영호의 이야기도 이 중 하나다.

최 이사장은 청소년행복나눔센터를 통해 중학교 2학년 시절 집에 들어가길 싫어하는 영호를 만났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장애인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는 영호 네는 한 겨울인데도 보일러도 켜지 못하고 비닐로 창문을 막고 살고 있었다. 고민 끝에 최 이사장은 자신의 집에 비워 있는 지하 방을 수리해 영호네를 그 그곳으로 이사시켰다. 이사한 날 영호는 “아! 따뜻하다”고 했다. 최 이사장은 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어린나이에 얼마나 춥고 배고팠을까 하는 안타까움에서다. 이후 외롭고 학교 밖을 배회하던 영호는 고등학교를 거쳐 최 이사장이 운영하는 에드텍 회사에 취직해 일하다 올해 입대했다. 가족이 함께 살 임대아파트 입주를 위해 그동안 월급도 착실히 적금 들었다. 20살 청년이 가장의 역할을 잘 해내며 바르게 성장한 것이다. 그는 “군대 제대하면 다른 라인에서 일하게 해 주실거죠?”라며 해맑은 모습으로 인사 차 찾았다. 단감이 고맙고 소중한 이유다.

최 이사장은 “영호처럼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자신의 소중함과 인생을 위해 청소년행복나눔이 역할을 해 가는 문 목사님(사무총장)과 직원들께 감사할 뿐이다”고 말했다.
한 생명이 천하라는 인식과 신앙을 알면서도 생명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위해 현실에서 실천하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다. 최 이사장은 독실한 기독교인답게 생명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래서 방황하고 한 때 힘들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인생을 위해 가진 것을 쏟아내고 있다.

사무총장을 맡고 운영하고 있는 문용선 목사를 만난 건 지난 2010년도다. 청소년들의 상담을 목적으로 센터를 개설해 운영하는 목용선 목사를 통해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과 인식을 같이하고 이사장 직을 수락했다. 자신을 위해서는 검소하기로 유명한 그지만, 청소년들을 위해 자신의 봉급을 헐어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청소년 대안학교 설립을 위해 학교부지 1,800평을 6억을 들여 매입하고 설립을 추진 중이다. 청소년들이 마음껏 상담하고 치유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자연학교를 표방하는 이곳은 지금까지 해온 다양한 학교 밖 프로그램과 정규대안학교 프로그램을 통한 성숙한 대안교육을 하게 된다. 기성학교가 보편평등 교육의 형식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개인별 특성과 자연을 닮은 인간성 회복, 깊은 정신적 자아를 체험시키며 꿈을 키워가는 대안적 삶을 키우는 터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집에서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동의를 얻는 것도 과제였다. 그러나 최 이사장의 깊은 신앙심에서 우러난 생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이젠 가족이 지원자가 됐다.
"원수를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이해 못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원수를 왜 사랑하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미움이 있는 곳을 향해 기도하다 보니, 어느새 미움 대신 연민과 사랑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정신적 비결을 터득한 그에게 청소년은 고귀한 미래의 희망이자,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이다.

(사)청소년행복나눔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도에는 300여명의 학생들을 위탁받아 인성교육과 상담을 통해 자아를 찾는데 역할을 했다. 생계가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학원을 알선하고, 검정고시 반을 운영해 김포에서는 가장 많은 학생들을 합격시키고 있다. 겨울캠프를 통해 학생들이 1회성 프로그램의 한계를 넘도록 멘토역할도 하고 있다. 그러나 센터가 갖는 장소의 협소성과 교육프로그램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안학교를 설립키로 결심 했다.



대안학교 설립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수십억 원이 소요될 교사(校舍)를 짓는데 최영철  이사장의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 이사장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나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신앙의 힘이 바탕이 되고 있다. 하나님께서 필요하시면 길을 보여주실 것이라 믿는다. 지금까지 사업이 성장한 것도 하나님께서 청소년을 위한 역할을 감담하기 위해 이끌어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학생들에게 종교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사랑은 의도성이 아닌, 진심으로 행하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자신에게 검소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에는 아내가 적금을 타 소위 명품시계를 선물하는 걸 사양했다. 결국 백화점에 가서 국내 브랜드 시계 45만 원짜리를 사려고 망설이다 이것마저 포기하고 돌아서 나왔다. 더 소중한 곳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앞서서다.

우리사회는 가진 자 들이 많다. 그러나 소중하게 돈을 사용하는 부자들이 드물다. 최 이사장은 부자는 아니다. 그러나 소중하게 제조를 통해 얻은 수익을 털어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수많은 아이들이 청행드림자연학교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며 최 이사장의 인생을 닮아 갈 것이다. 평화롭고 자연스럽게.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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