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필선 김포노인대학 신임학장

중단하지 않고 배워 멋쟁이 노인이 되자

지난달 31일 6년간 김포시노인대학의 학장을 맡은 이석영 제4대 노인학장이 퇴임했다. 그리고 뒤를 이어 유필선 제5대 노인학장이 취임했다. 유 학장은 지난날 김포교육청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김포노인대학 학생들에게 유익한 강의와 특별한 현장 견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유필선 학장. 유 학장은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도 노인대학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취임 한 달 다됐지만, 여전히 정신없어
대한노인회 이사진에서 추천을 받아 1일부터 본격적인 일을 시작한 유필선 학장. 일정표를 보니 한 달 일정이 빡빡하게 채워져 있다. 유 학장은 "평일에는 항상 학교에 나온다."며 "그 중 화, 수, 목은 1학년부터 3학년 학생들이 교양강의 및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월, 금은 학교 동문회 회의 및 일정 진행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전임 학장님이 6년간 훌륭하게 하신 일을 이어받아 한 달 가까이 동안 정신없이 지냈다고 말한 유필선 학장은 "전임학장님들과 대한노인회의 노력 덕에 김포노인대학은 모범적인 운영으로 우수 노인대학의 표본이 됐다."며 "이런 사례 덕분에 김포시에서 노인대학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대학 출신이면 김포의 엘리트 노인
김포의 어떤 노인들이 김포노인대학에 들어올 수 있을까. 그 물음에 유 학장은 노인대학에 들어오려면 65세 이상에 80세 이하여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대학은 지역 경로당의 추천을 받고, 이후 지역노인회 분회의 추천 그리고 내부 심사를 통과해야만 입학이 가능하다"며 "그래서 노인들은 서울대보다 입학이 힘들다고 호소한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여기에 입학한 노인들은 수준도 높고,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게 유필선 학장의 귀띔. 유 학장은 이어 "누구보다 열심히 배우고 질문하는 자세를 지닌 게 우리 노인대학 학생들이다. 그런 사람들 덕분에 강사평가에서 어떻게 나올지 몰라 강사들이 우리학교에 오면 항상 긴장을 한다"고 말한다.

노인대학에선 배움뿐만 아니라 친목도 다져
현재까지 약 3000명이 졸업한 김포노인대학. 유 학장은 이렇게 졸업한 학생들이 여전히 뭉쳐 동문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대학은 배우는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라 3년간 다양한 노인들끼리 만나고 교류하기 때문에 서로 친목을 다지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그 덕분인지 매년 약 700명 정도의 동문끼리 뭉쳐 체육대회를 열고 있다."며 노인대학 출신들끼리 우애를 강조했다. 이어 유 학장은 "그 밖에도 학예회나 경연대회를 매년 열고 있는데, 그때도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친목과 재미를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존중받는 노인이 되려면 스스로 가꿔야
최근 인터넷에 나오는 '노인들의 갑질'에 대해 이야기 하며 노인이 갖추어야할 품위에 대해 말했다. 그는 "노인이라고 무작정 존중을 받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의학이 발달해 노인들의 남은 인생이 길어진 만큼, 무조건 대우를 받는 게 아닌 스스로 공부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4답했다. 유필선 학장은 이어 "이곳에서 공부하는 노인들을 보면 특히 그렇다. 겨우 이곳에 들어오다 보니 학생들의 참여율도 높고 퇴학을 당하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예의를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현장 견학 수업에서도 술을 일절 마시지 않아 서로 민폐를 끼치려고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유 학장의 대답.

백세인생, 앞으론 다양한 복지시설이 나왔으면
"백세인생이 된 만큼 국가에서도 이젠 다양한 복지시설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년퇴임 후에도 40년을 더 사는 백세시대가 된 대한민국에 대해 유필선 학장은 이렇게 답했다. 유 학장은 이어 "점점 노인들이 많아져 대한민국도 고령화 시대가 됐는데, 복지시설은 그에 맞춰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60세 이후로도 40년을 더 사는 백세시대가 된 만큼 노인들이 배우는 맛을 익히고 달라져야한다고 말한 유필선 학장은 "고령화시대에 노인들과 젊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려면 건강한 인생, 배우는 재미를 아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포노인대학의 학훈은 '중단하지 않고 배워 멋쟁이 노인이 되자'다. 유필선 학장의 말대로 멋쟁이 노인으로 존중받으려면 스스로 배워나가고 스스로 예의를 갖춰야 할 것이다. 그런 멋쟁이 노인들을 배출하고 다른 노인대학들에 모범이 되는 김포노인대학이 김포에 계속 존재한다면 김포는 앞으로 멋쟁이 노인들이 살아가는 멋쟁이 도시가 될 것이다.

진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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