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 양촌119안전센터 소방교

연말인 지난 31일 하트세이버 배지와 인증서를 받은 이원준 소방관. 이 소방관은 이번까지 총 4차례 하트세이버 인증서를 받았다. 4번이나 인증서를 받은 소방관은 김포에서는 처음. 경기도를 통털어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영예다.

하트세이버란 심정지를 당한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소생시키는 데 기여한 구급대원이나 주민을 인증하는 제도. 병원 도착 전 환자가 의식을 회복하고, 병원 도착 후 72시간 이상 생존해야만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수많은 현장에 출동하는 구급대원이라 할지라도 심정지 환자를 만나야 하고, 만난다 하더라도 5분 내에 현장에 도착해 환자를 소생시켜야만 받을 수 있는 하트세이버.

남들은 한 번 받기도 어려운 하트세이버 인증. 4번이나 받은 이원준 소방관은 어떻게 된 걸까. 이 소방관은 “운이 다른 대원들보다 좋았을 뿐입니다”고 겸양의 말부터 꺼낸다.

“의학적으로 심정지 후 10분이 지나면 사망한다고 합니다. 5분 안에는 도착해야 살릴 수 있지요.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는 지령을 받게 되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운전하며 가는 동안 환자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로 소생술을 할 수 있게 지도부터 합니다. 한시가 급하니까요.”

2년 사이에 총 4번의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은 이 소방관. 인증을 받으려면 병원에 이송한 환자가 자가호흡을 하고 상태가 호전돼 퇴원을 해야 한다. “환자를 소생시킨 후 병원에 이송한 다음에도 환자 상태가 어떤지 병원에 알아보곤 합니다.” 말 그대로 A/S까지 하는 이 소방관의 철저한 직업의식이 있었기에 최고의 구급대원에 오를 수 있었나 보다.

갑작스런 상태에 맞닥친 환자를 매일 봐야 하는 구급대원. 아쉬운 점은 없었을까.

“갑자기 심정지를 맞은 환자를 처음 겪게 된 일반인들은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저희가 도착해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을 보고는 알고 있고 배운 적이 있는 소생술인데 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환자를 보면 일단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소생술을 시행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양촌읍119센터는 관할 구역이 넓다. 인근 신도시 주민에 기존 주민, 그리고 이웃에 밀집해 있는 공장까지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양촌읍에는 사건사고도 많고 자살률도 높습니다. 하루에 출동하는 건수가 평균 8회 정도 되는데 가끔은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119에 신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19 구급차 타고 병원에 가면 응급실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문을 믿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시간을 다투는 환자들을 위해 자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4시간 맞교대를 하면 격무에 시달리는 구급대원들. 지난 11월에야 3교대가 도입됐다. 힘든 업무에도 불구 이 소방관의 소망은 소박하다.

평소 이 소방관은 어떤 대원이냐는 물음에 양촌119센터 소장은 “이원준 소방관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는 대원입니다. 이 대원에게 바라는 것은 올 한 해 아무 사고 없었으면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2008년 소방관에 임용돼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구급대원으로 시간과 싸우며 현장을 누비는 이원준 소방관. 시민의 심장지킴이 이원준 소방관의 두툼한 어깨가 든든해 보인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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