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가혹한 형벌로 응징한다

▲ 박태운
발행인
시계의 초침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가는 것을 형태로 보여주니 실감이 난다. 내 인생은 많은 부분 부족하고 채울 것도 많은데 시간이 속절없이 가고 있으니 안타깝고 안타깝다. 어느 땐 너무 빨리가는 듯 또 어느 땐 지겹도록 느리게 간다.

시계가 없어도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하니 세월감을 느끼게 하고 열두 달의 달력이 다 뜯기고 나야 한 해가 멈춘다. 그렇게 밀려나듯 아쉬움을 남기고 새로이 다가 온 2016년. 새해는 누구나 그렇듯 새롭게 달라지고 새롭게 뭔가를 결심하는 시작점이다.

매년 버릇처럼 하는 올해에 할 일들, 이루고자 하는 것들, 예전부터 지속하는 것들의 점검, 그리고 가족과 회사의 비전을 몇 가지를 메모한다. 3년 전부터는 사회에 대한 감정메시지 ‘3늘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4년에는 ‘늘 주변과 대화합시다, 늘 관계하는 사람들을 배려합시다, 늘 성찰하여 자신을 잘 가꿉시다’로 정하여 지면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는데, 솔직히 누구나 다 아는 말을 셋 골랐을 뿐이니 쑥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누군가는 부부싸움으로, 직장 내 갈등으로 힘들어 할 때 ‘늘 주변과 대화합시다’를 보고 부부화해를 시도했고 직장상사와의 갈등도 대화를 통해 해소하였다 한다. 책을 보며 좋은 글귀에 감동을 받아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는 것처럼 신문에 실린 글을 보고 용기와 영감을 얻어 실천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2015년에는 ‘이런 사람이 됩시다’라며 ‘늘 누군가의 옆에 있어 좋은 사람, 늘 마음이 와닿는 사람, 늘 가슴에 느낌을 주는 사람’이면 사람냄새가 흠뻑 나지 않겠는가 생각했다. 인간은 어차피 함께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혼자의 존재다.

언제나 혼자 생각하니 분명 외로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외롭지 않기 위해서는 늘 누군가 옆에 함께 해야 몸도 마음도 외롭지 않고 허전하지 않다. 사회현상이 보여주듯 그래서 우리는 혼자 살지 않는 사회적 동물이다.

금년에는 무슨 말들이 적합할까? 7년만의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7%대 이상의 경제성장기조 퇴조, 유럽의 역내 불균형 현상과 표퓰리즘 경제여파, 저유가로 인한 아랍권 경제축소, 남아메리카의 퍼주기 표퓰리즘의 경착륙 등등 세계의 경제기조가 저성장과 부채와의 힘겨운 투쟁에 돌입하는 원년이 될 듯하다. 우리나라도 사회나 가계, 기업과 국가도 각종 계수와 지수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높아가고 있다. 국가부채, 가계부채, 국민세금으로 살아가는 대형 좀비기업들이 대한민국을 어렵게 할 것이다.

우리의 반면교사 역할을 하는 일본을 보면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 일본도 청년들은 실업과 저임금의 파견근로자가 많아 청년은 결혼도 못하고 집도 없는 우리들의 3포시대 청년과 같다. 세계 최고 수명을 자랑하는 일본은 초고령국가이고 국민의 부 70%를 60대 이상 노인이 소유하고 있다. 몇 년 전 후쿠시마 쓰나미 사태 때 밀려 온 금고의 주인 거의다가 노인가정이었으며 상상 이상의 돈들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100세 이상의 시대를 준비한 그들은 금고에 쌓아 놓고 소비하지 않음으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지냈다. 한국도 역시 저성장 경제기조에서 일본보다 부족한 소유를 한 노인들 문제, 청년실업과 인구절벽의 문제로 일본보다 더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 700만명의 은퇴자 베이비부머들의 일자리, 청년실업, 인구감소로 인한 주택경기 하락으로 빚만 남은 아파트. 대한민국은 빚이라는 부채에 어떻게 벗어날지를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살림이 팍팍해지면 인심도 사나워진다.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고민하고 함께 헤쳐나가는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사소한 말들도 조심하고 서로가 격려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2016년 3늘메시지는 첫째, 어려움을 슬기롭고 용감하게 헤쳐나가는 ‘늘 새로운생각, 새로운 도전을 합시다’. 둘째, 좌절과 우울함을 떨쳐내고 ‘늘 서로 위로하고, 사랑합시다’. 셋째, 국민 모두가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어 내야하는 시대이다. 어떤 분처럼 내가 부자이고 바쁜 사람도 아니지만 운전기사를 채용했다고 하는 것처럼 함께 사는 마음으로 ‘늘 일자리 하나라도 더 늘려 갑시다’로 정하고자 한다.

의로운 인간의 표상은 의로운 사회를 위한 헌신에 있다. 모두가 의롭다 말하는 사람들은 케케묵은 이념논쟁이나 시시비비로 갈라질 때가 아니다. 이념논쟁과 시시비비는 이미 의로움이 아니다. 의인이라면 경제중흥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소모적 시비의 시대를 마감하고 제발 함께 다 행복하고 잘살기 운동을 벌여보자. 시간은 준비하지 않는 자들에겐 역사가 증명하듯 가혹한 형벌로 처단한다. 구한말이 그랬고, 해방 후가 그랬다. 새해, 새로운 시간, 새로운 각오를 우리사회는 운명처럼 받아들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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